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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요한 묵시록 함께 읽기: 바빌론의 패망과 어린양의 승리(17장 1절-19장 21절)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9-10 조회수5,642 추천수0

[요한 묵시록 함께 읽기] 바빌론의 패망과 어린양의 승리(17장 1절-19장 21절)

 

 

로마의 멸망을 선언

 

하느님께서 로마를 멸망시킨다고 직접 말하면 로마에 정면으로 맞서는 반역이 될 것이므로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바빌론의 멸망을 묘사함으로써 로마의 멸망을 비유적으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① 대탕녀 바빌론에게 내릴 심판(17,1-18)

 

대탕녀 바빌론은 우상을 숭배하라고 강요하며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는 로마제국입니다. 일곱 머리와 열 뿔을 지니고, 몸에는 하느님을 모독하는 이름이 가득한 진홍색 짐승을 탄 여인이 나타납니다. 자주색과 진홍색 옷을 입고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 그 여자는 자신의 손에 우상 숭배의 불륜으로 가득한 금잔을 들고 있는데, 그 이마에 ‘땅의 탕녀들과 역겨운 것들의 어미, 대바빌론’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는 성도들의 피와 예수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해 있습니다. 이처럼 로마제국은 ‘우상 숭배의 강요’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라고 하는 두 가지 잘못을 범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 여자를 태우고 다니는 짐승은 전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없고, 또 지하에서 올라오겠지만 멸망을 향하여 나아갈 따름입니다. 곧 짐승이 지금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하느님께서 하신 심판과 멸망의 예고 자체로 이미 파멸되었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짐승의 일곱 머리는 그 여자가 타고 앉은 일곱 산이며 또 일곱 임금인데, 일곱 산은 로마시가 자리 잡은 일곱 언덕을, 일곱 임금은 로마의 일곱 황제를 가리킵니다. 짐승과 그 추종자들이 어린양과 전투를 벌이지만, “주님들의 주님이시며 임금들의 임금”이신 어린양과 그분이 선택한 충실한 이들이 승리합니다.

 

② 대탕녀 바빌론의 패망(18,1-24)

 

첫째 담화는 큰 권한을 가진 다른 천사의 “무너졌다, 무너졌다, 대바빌론이!”라는 외침으로 시작됩니다. 바빌론이 심판을 받은 이유는 뭇 민족들을 타락시켰고, 땅의 임금들이 불륜을 저지르도록 했으며, 땅의 상인들이 그 여자의 사치 덕분에 부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둘째 담화는 하늘에서 울려오는 다른 목소리가 “내 백성아, 그 여자에게서 나와라.”라고 말하는 권고로 시작됩니다. 이 말은 당대에 모든 사람들이 당연시하거나 환영하는 로마의 종교·문화적 관습과 가치관을 거부하라는 뜻입니다. 이어서 로마 덕분에 이익을 취하던 땅의 임금들, 상인들, 그리고 뱃사람들이 바빌론의 멸망을 슬퍼하며 부르는 노래를 전합니다. 셋째 담화에서는 큰 능력을 가진 한 천사가 맷돌처럼 큰 돌을 바다에 던지는 상징적 행위를 곁들이며 로마가 완전히 멸망하여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밀을 빻는 맷돌질 같은 일상의 활동도 없고, 밤길을 맞는 여행객에게 안도감을 주는 등불의 빛도 사라지며, 신랑 신부와 어린아이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 완전한 멸망을 강조합니다.

 

 

어린양이 이루시는 최후의 승리


① 천상의 큰 무리가 부르는 승전가(19,1-4)

 

바빌론의 멸망을 두고 부르는 애가(묵시 18,9-19)와는 반대로 여기서는 할렐루야로 시작하는 하늘 무리의 찬양이 나옵니다. 스물 네 원로들과 네 생물도 하느님께서 이루신 일을 찬송하며 “아멘. 할렐루야!”를 노래합니다.

 

② 어린양의 혼인 잔치(19,5-10)

 

이제 주 우리 하느님, 전능하신 분께서 다스리기 시작하십니다. 어린양의 혼인날이 되어 그분의 신부는 몸단장을 끝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신랑으로 표현하시며(참조: 마태 22,1; 마르 2,19-22),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신랑 신부 표상을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에 적용합니다(참조: 2코린 11,2; 에페 5,23.25.32). 신부는 “빛나고 깨끗한 고운 아마포 옷”, 곧 하느님 백성의 거룩한 생활을 입습니다.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은 승리자들은 행복합니다. 혼인 잔치는 하느님 나라의 표상(참조: 마태 22,1-14; 25,1-13; 26,29)으로 종말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하느님께만 경배 드리라.’라는 천사의 말은 우상 숭배에 맞서야함을 강조합니다.

 

③ 흰말을 타신 분(9,11-21)

 

요한은 ‘성실하시고 참되신 분’, ‘정의로 심판하시고 싸우시는 분’, ‘하느님의 말씀’이신 흰말을 타신 분을 봅니다. 그분께서는 입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칼로 민족들을 치시고, 쇠 지팡이로 다스리시며, 하느님 진노의 포도주 확을 친히 밟으실 분이십니다. 그분은 ‘임금들의 임금님, 주님들의 주님’이십니다. 완전한 승리를 가리키는 흰말을 타신 분은 하느님의 말씀, 곧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 하느님의 말씀은 짐승의 군대에는 파멸을, 의인들에게는 생명을 줍니다. 쇠 지팡이로 다스린다는 것은 메시아의 통치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짐승과 땅의 임금들과 그 군대들이 전투를 벌이려고 모여듭니다. 그러나 함께 붙잡힌 짐승과 거짓 예언자, 그 둘은 유황이 타오르는 불못에 산 채로 던져집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19년 9월호, 조성풍 신부(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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