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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주님 승천 대축일 특집: 부활하신 예수님 40일간의 행적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24 조회수9,027 추천수0

[주님 승천 대축일 특집] 부활하신 예수님 40일간의 행적


친근한 모습으로 사도들과 함께하며 복음선포 사명 심어줘

 

 

예수님은 생전에 병자를 고치시고 죽은 이를 살리는 등 많은 기적을 행하시고, 곳곳을 다니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복음을 선포하셨다. 이와 달리 부활하신 예수님은 주로 제자들 앞에 나타나시고 함께 식사를 하시는 것과 같은 인간적이고 친근한 모습을 보이셨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중요한 사명을 전하셨다. 계속해서 자신을 따르고 곧 오실 성령을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주님 승천 대축일을 맞아 죽음을 이기고 어두운 무덤 속을 나와 다시 세상에서 사셨던 예수님의 40일간의 발자취를 되짚어 본다.

 

- 샤를 드 라 포스 작품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신 그리스도’(1680-1685).

 

 

■ 부활 당일

 

-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시다

 

마르코복음과 요한복음에 따르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 만난 사람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다. 안식일 다음날 해가 떠오를 무렵,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 살로메는 예수님의 시신에 발라 드리려고 향료를 사 무덤으로 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무덤은 비어 있었다. 흰 옷을 입은 젊은이가 예수님의 부활을 알렸고 곧이어 예수님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셨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곧바로 제자들에게 달려가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전했다.

 

-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시다

 

엠마오라는 이름은 신약성경에 단 한 차례밖에 등장하지 않지만, 그 상징적인 의미는 매우 크다.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사건은 루카복음서에만 기록돼 있다.

 

클레오파스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다른 한 제자는 엠마오로 향하는 길에 예수님을 만난다. 이날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바로 그날이었다.

 

- 로버트 쥔트 작품 ‘엠마오로 가는 길’(1877).

 

 

엠마오는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마을인데, 고대 그리스의 단위인 1스타디온은 대략 185m이니, 예순 스타디온은 약 11㎞ 정도다. 이는 보통 걸음으로 걸을 때 3시간가량 걸리는 거리다. 두 제자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채 예수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걸었다.

 

목적지에 가까워졌을 때 이미 저녁 때가 돼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다고 했으니, 아마도 늦은 오후쯤 예루살렘을 나섰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제자들은 더 멀리 가시려는 주님을 붙들고 함께 묵어 갈 것을 권했다. 주님은 그렇게 하셨다. 이윽고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나눠 주시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봤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라지셨고 제자들은 곧바로 일어나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있는 예루살렘으로 다시 돌아간다. 주님을 만난 놀라움에 왕복 6시간 거리를 하루에 걷는 노고를 마다않은 것이다.

 

한참 주님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예수님이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시며 그들 가운데 서신다. 이어 예수님은 이와 같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 벤자민 웨스트 작품 ‘성 토마스의 의심’(1790).

 

 

■ 부활하신 날로부터 여드레 뒤


- 토마스의 의심을 풀어주시다

 

토마스 사도는 예수님의 부활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쌍둥이’라 불리는 토마스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다른 제자들의 말을 전해 듣고도 그분의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손을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다고 말해 의심의 대명사가 됐다. 지금도 영어로 의심 많은 사람을 일컬어 ‘A Doubting Thomas’(의심 많은 토마스)라고 한다.

 

결국 여드레 후 다시 제자들 앞에 나타나신 예수님은 토마스 사도에게 손을 뻗어 옆구리에 넣어 보라고 말씀하셨다. 토마스 사도가 그제서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말하자 예수님은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라고 말씀하신다.

 

 

■ 그 뒤 어느 날


- 일곱 제자에게 나타나시다

 

예수님은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다시 제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셨다.(요한 21,1-14) 이 때 예수님을 본 제자들은 시몬 베드로와 토마스,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 그리고 다른 두 제자 이렇게 일곱 명이었다.

 

밤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고 아침을 맞았던 이들 앞에 홀연 예수님이 나타나셨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올릴 수 없었다. 이렇게 큰 고기 153마리를 잡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와서 아침을 먹어라”라고 말씀하셨고 그들은 빵과 고기를 나눠 먹었다. 이는 다시 살아나신 후 세 번째로 제자들 앞에 나타나신 것이었다.

 

- 베드로의 순교를 예언하시다

 

그들이 아침을 먹은 다음 예수님은 시몬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냐고 물으시며 “내 양들을 돌보아라”라고 하신다. 이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라고 순교를 예언하신 후 “나를 따라라”라고 말씀하신다.(요한 21,18-19) 

 

- 구아리엔토 디 아르포 작품 ‘그리스도의 승천’(1344).

 

 

- 예수님의 승천

 

예수님의 승천 장면은 사도행전 첫 부분에 자세히 묘사돼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신 다음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사도 1,9)

 

예수님 승천은 흰 옷을 입은 두 사람의 말로 마무리된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사도 1,11)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은 놀라움, 반가움만 느낀 것은 아니었다. 너무나 무섭고 두려워 유령을 보는 줄 알았고, 토마스 사도는 아예 부활 자체를 불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눈과 마음이 열리자 주님을 알아봤고, 의심을 거둬들였다.

 

세부적인 내용은 자세히 기록돼 있지 않으나, 예수님은 40일 동안 당신이 살아 계신 분이심을 여러 가지 증거로 사도들에게 드러내셨다. 또 제자들 앞에 여러 번 나타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해 주셨다. 며칠 뒤에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을 기다리라고 하셨다.

 

결국 예수님 부활 후 지상에서의 40일은 심약한 제자들을 용감한 사도로 변화시킨 기간이었다. 곧 이어질 성령 강림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 의미 있는 시간인 것이다.

 

[가톨릭신문, 2020년 5월 24일,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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