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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요한 묵시록 함께 읽기: 일곱 나팔의 환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05-11 조회수6,036 추천수0

[요한 묵시록 함께 읽기] 일곱 나팔의 환시

 

 

요한 묵시록 8장 6절-11장 19절의 말씀은 여섯 천사가 각기 나팔을 불고(8,6-9,21), 요한이 작은 두루마리를 받아 삼키며 새로운 소명을 받고(10,1-11), 죽음을 이기고 일으켜진 두 증인에 대해 알려주고(11,1-14),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부는 것을 보여줍니다(11,15-19).

 

 

여섯 천사가 부는 나팔 소리와 여섯 재앙

 

① 처음 네 나팔에 관한 환시(8,6-13)

 

첫 번째 천사가 하느님의 심판을 예고하는(참조: 이사 27,13; 요엘 2,1; 스바 1,16; 마태 24,31; 1코린 15,52; 1테살 4,16) 나팔을 불자 피가 섞인 우박과 불이 떨어지고, 땅과 나무의 삼분의 일과 푸른 풀이 다 타버렸습니다. 일곱째 봉인의 개봉과 더불어 종말의 재앙이 펼쳐진 것입니다. 그런데 일곱째 봉인은 일곱 나팔 재앙으로 이어지고, 일곱째 나팔 재앙은 일곱 대접 재앙(묵시 16,1-21)으로 이어집니다. 이 나팔 재앙과 대접 재앙은 모세가 파라오 앞에서 펼쳐 보인 열 재앙을 반영합니다. 둘째 재앙으로 불타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에 던져져 바다가 피로 변하고 바다 피조물이 죽고 배들이 부서졌습니다. 셋째 재앙은 “쓴흰쑥”이라 불리는 별이 하늘에서 떨어져 강물과 샘물을 쓰게 만들어 그 물을 마시는 사람을 죽게 만든 것입니다. 넷째 재앙으로 해·달·별의 삼분의 일이 빛을 잃고 어두워졌으며 낮과 밤의 삼분의 일이 빛을 잃었습니다. 한편 독수리 한 마리가 심판을 알립니다.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 불행하여라.”라고 불행 선언을 세 번하는 것은 앞으로 남은 세 번의 나팔 재앙을 가리킵니다.

 

② 다섯째와 여섯째 나팔에 관한 환시(9,1-21)

 

이제까지의 재앙이 자연을 덮쳤다면 다섯째 나팔 재앙부터는 사람들을 덮칩니다. 다섯째 재앙은 지하의 연기 속에서 나온 금관을 쓰고 막강한 힘을 드러내는 메뚜기들이 이마에 하느님의 인장이 찍히지 않은 사람들만을 다섯 달 동안 괴롭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전갈에 쏘였을 때와 같은 괴로움을 겪으며 차라리 죽기를 바랄 정도였습니다. 이 메뚜기들은 히브리 말로는 아바똔(멸망, 파괴), 그리스도 말로는 아폴리온(파괴하는 자)이라 부르는 지하에 사는 이를 임금으로 모십니다. 여섯째 나팔 재앙은 여섯째 천사가 풀어 준 심판의 때를 준비한 네 천사와 기병대 말들의 입에서 나오는 불과 연기와 유황의 세 가지 재앙에 의해 사람들의 삼분의 일이 죽임을 당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풀려난 네 천사는 하느님의 진노를 전달하는 도구입니다. 기병대가 입고 있는 붉은색과 파란색과 노란색의 갑옷은 그들의 말들이 뿜어내는 불과 연기와 유황의 색깔과 같습니다. 그런데 살아남은 삼분의 이의 사람들 중에 하느님의 인장을 이마에 받지 않고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회개의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마귀들과 우상들을 숭배할 뿐 아니라 자기들이 저지른 살인과 마술과 불륜과 도둑질을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요한과 두 증인

 

여섯째 나팔 재앙을 언급한 다음, 일곱째 봉인(8장)을 열기 전 7장에서 두 개의 환시를 보여준 것처럼 여기서도 ‘천사와 작은 두루마리’, ‘두 증인’에 대한 두 가지 환시가 나타납니다.

 

① 예언의 소명을 다시 받은 요한(10,1-11)

 

작은 두루마리를 손에 펴든 큰 능력을 지닌 천사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일곱째 천사의 나팔 소리가 울릴 때, 하느님의 신비가 완전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종말이 임박했음을 알립니다. 이제 하늘에(묵시 4,1) 있지 않고 지상에 있는 요한은 작은 두루마리를 받아 삼킴으로써 예언의 소명을 다시 받습니다. 이것은 입에는 꿀같이 달았지만 먹고 나니 배가 쓰렸습니다. 이는 요한이 모든 민족들에게 고발과 심판의 메시지뿐 아니라 의인의 구원과 승리의 기쁜 소식을 담고 있는 예언을 선포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② 두 증인에 관한 환시(11,1-14)

 

요한은 자신이 들은 말씀에 따라 지팡이 같은 잣대를 가지고 하느님의 성전과 제단을 재고 성전 안에서 예배하는 사람들의 수를 셉니다. 요한이 잣대로 잰 것들은 재앙으로부터 보호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 거룩한 도성은 이민족들에 의해 마흔두 달 동안 짓밟힐 것입니다. 마흔두 달(삼년 반=일 년과 이 년과 반 년=1,260일)은 안티오코스 4세의 박해 기간(기원전 167-164년, 다니 7,25; 12,7)과 비슷하며 시련의 시기를 상징합니다. 두 올리브 나무이며 두 등잔대인 ‘두 증인’이 천이백육십일 동안 자루옷을 걸치고 예언을 할 것입니다. 이 예언자들은 비가 내리지 않게 하늘을 닫고, 물을 피로 변하게 하고, 원할 때마다 온갖 재앙으로 이 땅을 치는 권한을 지닙니다. ‘두 증인’은 어떤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어린양의 모범을 따라 세상의 악을 거슬러 증언하며, 고통을 당하지만 결국은 승리하게 될 교회 공동체나 그곳에 속한 그리스도인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순교와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순교와 죽음을 통해서 영광스러운 부활을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천이백육십 일(마흔두 달, 삼년 반)은 교회가 시련을 겪으면서 지상에 머무르는 기간을 뜻합니다. ‘자루옷’은 예언자들이 입던 거친 옷으로써(참조: 2열왕 1,8; 마르 1,6) 회개의 메시지를 선포해야 한다는 표시입니다. 그런데 증언을 끝낸 ‘두 증인’은 ‘지하에서 올라오는 짐승’에 의해 죽임을 당합니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짐승은 사탄의 도구로 이용되는 큰 박해 세력입니다. 그런데 두 예언자들의 주검은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바로 그 도성의 한길에 내버려질 것이고, 사람들은 사흘 반 동안 주검을 무덤에 묻지 못하게 하면서 자신들을 괴롭힌 두 예언자의 죽음을 기뻐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악인들에게는 예언자들의 옳은 말과 행동이 항상 성가시고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흘 반 후에 하느님의 숨이 들어간 두 예언자는 스스로 일어서고, 이를 본 사람들은 큰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이러한 ‘두 증인’의 모습은 부활하신 어린양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참조: 묵시 1,5; 5,6; 20,4-6; 1테살 4,16-17). “이리 올라오너라.”라는 소리에 따라 두 예언자는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갑니다. 주님처럼 두 예언자들이 부활에 이어 승천을 하는 그때, 지진으로 도성 십분의 일이 무너져 칠천 명이 죽습니다. 이것이 둘째 불행입니다.

 

 

일곱째 천사의 나팔 소리와 하느님의 계약 궤(11,15-19)

 

“세상 나라가 우리 주님과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었다.” 이 말씀은 사탄과 그 추종자들이 이 세상을 잠시 동안 다스렸지만 이제는 주님과 그리스도께서 다시 완전히 다스리신다는 뜻입니다. 스물네 원로는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던 전능하신 주 하느님”께서 이미 오신 분으로서 큰 권능으로 다스리기 시작하셨음을 경배합니다. 이제 “하느님의 진노”의 날, 곧 “죽은 이들이 심판받을 때”가 되었습니다. 종말에는 ‘땅을 파괴하는 자들’(참조: 19,15-21; 20,7-10)은 완전히 파멸되고, 의인들(예언자들, 성도들, 하느님의 이름을 경외하는 이들)은 보상을 받습니다. “그러자 하늘에 있는 하느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 궤”가 나타납니다. 이는 하느님의 발현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표징이며, 세상 종말이 가까이 왔다는 뜻입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19년 5월호, 조성풍 신부(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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