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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사도행전 읽기2: 부활 발현과 예수 승천, 초대교회와 마티아의 선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12 조회수6,287 추천수0

[신약성경] 사도행전 읽기 (2)

 

 

지난 호에서는 사도행전을 읽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정보 몇 가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사도행전은 루카 복음서에 이어진 이야기로 루카 복음과의 연관성을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는 점을 밝혔다. 이번 호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도행전 이야기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40일간의 부활 발현과 예수 승천

 

사도행전에서 루카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뒤 여러 번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해 주셨다고 증언한다. 그러고 나서 승천하시는데 예수님의 파스카 사건과 승천 사건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승천 사건은 예수님의 파스카, 곧 죽음과 부활을 통해 완성하신 그분의 지상 활동을 가시적으로 마감하는 사건으로 부활에 이어지는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수님과 관련된 마지막 사건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루카 복음서는 예수님의 승천 이야기로 복음서를 마무리한다.

 

그런데 사도행전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이후 승천하시기 전까지 40일간 발현했다고 전한다. 이 40이라는 숫자가 매우 의미심장하다. 40일이라는 이 시기는 성령 강림을 준비하는 시기로 예수님이 본격적인 공생활에 들어가시기 전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서 40일간 유혹을 받은 사건(루카 4,1-13)을 떠올려 준다. 아울러, 저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40년간 광야를 떠돌던 사건을 연상시키는 듯하다.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된 땅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40년간 광야에서 준비시켜 주는데(민수 14,34; 에제 4,6), 40일간의 부활 발현은 제자들이 새로운 하느님 나라의 건설에 본격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그들을 준비시켜 주는 기간이라 하겠다. 제자들은 이제 예루살렘에서 세례자 요한이 예언했던 바대로(루카 3,16) 성령의 세례를 기다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사도 1,8이 이야기하듯이 성령께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 뒤 하늘로 오르시는데, 구름에 쌓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신다. 더 이상 우리와 같은 육신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머물지 않으신다는 뜻이다. 그런데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이 등장해 승천한 예수님께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시리라 예고한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다시 오시어 우리 가운데 영원히 머물 것이라는 예고다. 사도 1,12는 그렇게 예수님께서 오실 장소가 올리브산이라고 전한다. 그래서 그리스도교는 전통적으로 예수님께서 올리브산에서 재림하시리라 믿어 왔다. 하느님께서 이곳에서 최후 심판을 하시고, 당신의 왕권을 드러내시리라 여겼던 것이다. 이는 즈카 14,4-21에서 볼 수 있듯이 유다인들이 가지고 있던 믿음과 일맥상통한다.

 

이 이야기를 전한 이들이 흰옷을 입고 있으며 두 명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여기서 흰옷을 입고 있다는 것은 하느님께 속한 천사임을 드러내는 것이고, 두 명이라는 점은 유다인들의 전통과 관련해서 참된 증언임을 드러낸다. 유다인들은 전통적으로 두 명의 증인이 증언을 하면 믿을 만 한 것으로 받아들이는데, 복음서에서 이미 두 천사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 증언한 바 있다.(루카 24,4-7) 그런데 여기서도 다시금 흰옷을 입은 두 사람, 곧 두 천사가 예수님의 재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사도행전은 여기서 다루는 모든 이야기가 참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초대 교회의 구성원들

 

올리브 산을 떠나 성 안으로 들어간 제자들은 여러 여자와 예수님의 어머니와 그분의 형제들과 함께한 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는데,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무리는 백스무 명 가량되었다고 전한다. 여기서 열한 명의 사도들은 예수님의 공생활과 부활을 증언하는 이들이고, 여인들은 예수님께서 묻힌 것과 빈 무덤 사건에 관한 증인들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그분의 형제들은 모두 예수의 탄생과 유년기에 관한 증인이다.(루카 1-2장) 그리고 복음서는 그들의 증언을 기반으로 쓰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예수님의 어머니와 그분의 형제들이 초대 교회 때부터 교회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 주님의 형제 가운데 야고보라는 분은 갈라 1,19에서 언급될 정도로 예루살렘 교회 내에서 중대한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야고보가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였는지, 아니면 또 다른 야고보인지에 관해서는 전승에 따라 달리 평가할 수 있지만 어쨌든 교회의 기둥으로까지 여겨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 갈라 2,9에서 바오로는 교회의 기둥으로 여겨지는 인물들의 명단을 제시하면서 “야고보와 케파와 요한”의 이름을 거론하는데, 이름의 순서에서 제자들 가운데 수장인 베드로 앞에 야고보가 놓인 것을 보면 그가 주님의 형제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학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은 여기서 언급된 이 야고보가 야고보서의 저자였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주님의 형제와 관련해서는 많은 설명들이 있어왔다. 먼저, 이 야고보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였다는 주장이 있다. 이렇게 되면 주님의 형제 야고보는 예수님과 아버지 이름이 다르기 때문에 사촌이나 혹은 친척 가운데 하나였을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실제, 오늘날도 예루살렘 교회는 자신들의 첫 주교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와 달리 초대 교회 때부터 많은 이들이 읽어 왔던 『야고보 원복음서』에 따르면 주님의 형제 야고보는 요셉이 전처와의 관계에서 낳은 아들이라고 볼 수 있다. 요셉은 마리아와 결혼하기 전에 이미 전처와 사별한 나이가 많은 노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전처와의 사이에서 많은 자녀를 낳았던 것으로 이야기된다. 오늘날 동방 교회는 『야고보 원복음서』에 따라 예수님의 형제들을 예수님의 배다른 형제들이라고 설명하곤 한다.

 

 

성령을 기다리며: 유다를 대신하는 마티아

 

사도 1,15-26은 배반자 유다로 인해 11명이 된 제자들이 어떻게 12이라는 숫자를 채우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여기서 마티아라는 인물이 뽑혔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12명이라는 제자단의 숫자가 채워졌다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12라는 숫자는 이스라엘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사도 1,15는 베드로가 형제들 가운데 서서 열두번 째 제자를 뽑자는 제안을 할 때 그 주변에 모여 있던 이들도 모두 120명 가량 되었다고 전하는 것을 보면 12라는 숫자는 백성들을 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숫자임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 구약성경에서 레위 지파가 하느님을 섬기는 임무를 띄게 되어 약속된 땅을 12로 나눌 수 없게 되자 요셉의 아들인 에프라힘과 므나세를 각각 한 지파로 쳐서 12지파로 나눈 바 있다. 예수님으로 인해 시작되는 새로운 이스라엘의 열한 명의 사도로 시작된다는 것은 그만큼 불완전한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사실, 마티아는 사도행전에서 2장 이후에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여기서 열두번 째 제자를 채우기 위한 과정은 제비뽑기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는 모든 것을 하느님 뜻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의미다. 곧, 사람이 뽑아 세우기는 하지만, 결국 하느님이 선택하신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이렇게 마티아가 뽑히면서 제자들의 공동체는 하느님에 의해 완성되어 성령 강림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무리한다.

 

[2020년 1월 12일 주님 세례 축일 가톨릭마산 4-5면, 염철호 요한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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