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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회교리: 노동 - 기본소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22 조회수2,553 추천수0

사회교리 : 노동 (4) 기본소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우리에게 ‘재난기본소득’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졌습니다. 재난 시 국민이라면 모두에게 국가가 현금을 지급한다는 뜻입니다. 사실, ‘기본소득’ 자체에 관한 논쟁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점점 커지던 중이었습니다.

 

 

기본소득이란 무엇입니까?

 

‘재난기본소득’과 ‘기본소득’은 살짝 결이 다릅니다. 대상이 국민 모두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재난기본소득’은 재난 상황에 일회적 혹은 한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고, ‘기본소득’은 지속적으로 주어집니다. 그러니 재산의 많고 적음, 노동의 유무, 기타 등등의 조건과는 관계없이 사회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나라로부터 지급받는 월급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듯합니다. 보통 최소한의 생활비를 기준으로 잡습니다.

 

전통적인 사고방식으로 소득이란 노동의 결과물입니다. 노동하지 않으면 소득도 없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면서, 인류가 전혀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취업자가 소수이고 실업자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실업자들에게 소득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소비가 위축될 것이고 경제 자체가 굴러갈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기본소득 이론은 이러한 위기감에서 생겨났습니다. 지금도 각국의 경제학자들이 기본소득의 범위와 효과를 두고 연구 중입니다.

 

 

기본소득 : 배척받은 이들을 위한 경제

 

사회교리는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하느님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윤리적 측면을 바라봅니다. 지난 4월 12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전 세계 사회운동 단체에 부활절 서한을 보내시면서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을 지지하셨습니다. 이 서한을 통해 사회교리가 기본소득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도 드러났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단순히 경제적 효용성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중 특히 더 어려운 이들을 생각하십니다. 코로나19는 모두에게 고통을 주지만, 특히 “세계화의 풍요에서 소외된 이들은 두 배로 더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교황님께서는 기본소득을 이렇게 평가하십니다. “기본소득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없도록 하는 너무나 인간적이며 그리스도교적인 이상을 구체적으로 달성하고 보장해줄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의 삶

 

코로나19 사태는 그간 인류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이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설명하십니다. 신앙인인 우리는 과연 어떤 방향을 택해야 할까요?

 

“이 위험한 시기가 우리의 잠든 양심을 흔들고, 돈의 형태를 한 우상 숭배를 종식시키고,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중심에 두는 휴머니즘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기를 희망합니다. 치열한 경쟁, 사치스러운 생산과 소비, 사회 불균형 등에 대한 각성이 필요합니다.”(교황 프란치스코)

 

[2020년 8월 23일 연중 제21주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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