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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리교육: 죄와 용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03 조회수4,339 추천수0

[교리교육] 죄와 용서

 

 

사순 시기를 지내면서 우리는 예수님의 수난과 희생을 기억하고 참회와 속죄로 부활을 준비합니다. 또한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에 동참하며 그분의 희생이 바로 나의 구원을 위한 사랑임을 발견합니다. 이는 우리 ‘죄’를 대신하여 당신의 거룩한 목숨을 제물로 내어주신 사랑이지요.

 

우리는 성찰을 통해 주님 앞에 나약하고 부족한 존재임을, 그저 ‘죄인’일 따름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죄’라는 말은 피하고 싶지만 멀리 있지 않고, 두려움과 무거운 마음을 갖게 만들곤 합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선함’, ‘사랑’과는 정반대되는 말이기 때문이겠지요.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죄란 이성과 진리와 올바른 양심을 거스르는 잘못이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참다운 사랑을 저버리는 것이다”(1849항)라고 말합니다. 즉 신앙인들에게 죄란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 예수님께서 알려주신 가장 중요한 계명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에서는 ‘죄’에 대해서 그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누가 얼마만큼의 벌을 받아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듯합니다. 죄로 인한 부정적인 상황에서 상처 입은 이들을 위로하고, 죄지은 이들에게 합당한 벌을 줌으로써 정의를 세우는 방식으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분명 세상의 질서를 위해 필요한 방식이겠지요.

 

하지만 신앙인의 시선에서 ‘죄’를 생각할 때는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먼저 떠올려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은 당신께서 창조하신 인간을 한 사람도 잃지 않고 구원하기를 원하시는 분입니다. 예수님께서 흘리신 피는 죄의 용서를 위한 희생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신의 죄를 깨닫고 진심으로 뉘우치며 하느님께 돌아섰을 때 용서의 은총을 받을 수 있음은 분명하지요. 신앙인으로서 우리의 삶을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작은 죄들을 반복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큰 죄를 지었다면 더욱이, 작은 잘못과 유혹이라도 다시금 빠져들지 않도록 기도하고 의지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의 뜻에 맞갖게 살아가는 모습일 겁니다.

 

우리는 ‘고해성사’를 통해서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과 교회와 화해할 수 있습니다. 나의 죄를 돌아보고 고백하는 것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지만, 고해성사는 죄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치유와 화해의 은혜로운 순간임을 잘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향하는 성숙한 신앙인의 삶이란 죄를 짓지 않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마음을 닮아 사랑을 더욱 열심히 실천하는 것이지요.

 

주님의 자비와 사랑을 깊이 느낄 수 있도록 성령의 이끄심을 청하는 사순 시기를 보내야 하겠습니다.

 

[2018년 3월 4일 사순 제3주일 서울주보 4면,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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