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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신앙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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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제 1 장 천주 성부를 믿나이다 제1절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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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첫 범죄

397 악마에게 유혹을 받은 인간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창조주를 향한 신뢰가 죽게 버려두었으며,(273) 자신의 자유를 남용함으로써 하느님계명에 불순종하였다. 바로 여기에서 인간의 첫 범죄가 성립하는 것이다.(274) 그 뒤의 모든 죄는 하느님에 대한 하나의 불순종이 되고 하느님의 선하심에 대한 신뢰의 결핍이 될 것이다.
398 이 죄로 인간하느님보다 자기 자신을 더 좋아함과 동시에 하느님을 무시하였다. 곧, 인간은 자기 자신을 선택함으로써 하느님을 거슬렀고, 피조물로서 자신의 처지가 요구하는 것을 거슬렀으며, 결국은 자신의 선익을 거슬렀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거룩한 상태에 있게 하시고, 영광 안에서 충만히 ‘신화’(神化)하기로 정하셨다. 그러나 악마유혹으로 인간은 “하느님 없이, 하느님보다 앞서서, 하느님을 따르지 않고서”(275) “하느님처럼 되기를”(276) 원하였다.
399 성경은 이러한 첫 불순종의 비극적인 결과를 보여 준다. 아담과 하와는 곧 원초적 거룩함은총을 잃는다.(277) 그들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특권에 집착하시는 분이라고 잘못 생각하고(278)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되었다.(279)
400 그들이 원초적 의로움으로 누리던 조화는 파괴되었으며, 육체에 대한 영혼의 영적 지배력이 손상을 입게 되고,(280) 남자와 여자의 결합은 갈등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다.(281) 그들의 관계는 탐욕과 지배욕으로 얼룩지게 되었다.(282) 피조물들과 이루는 조화는 깨졌다. 보이는 피조물은 인간에게 낯설고 적대적인 것이 되었다.(283) 인간 때문에 피조물은 “멸망의 종살이에”(로마 8,21) 매이게 되었다.(284) 이 불순종의 사건을 두고 인간은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라고(285) 분명히 예고한 결과가(286) 마침내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죽음이 인류 역사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287)
401 이러한 첫 범죄 이후로 이 세상에는 죄가 범람하게 된다. 카인이 아벨을 죽인 형제 살해를(288) 비롯하여, 죄로 말미암은 전반적인 타락이(289) 이어진다. 이스라엘역사에도 죄는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하느님과 맺은 계약에 대한 불충실과 모세 율법의 위반이 그것이다. 그리스도의 ‘속량’ 이후에도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죄는 무수히 나타난다.(290) 성경교회성전은 끊임없이 인간 역사 안에 존재하는 죄와 그 보편성을 환기시킨다.
하느님의 계시로 우리에게 알려진 이 사실은 우리의 경험과 일치한다. 인간이 제 마음을 살펴볼 때, 선하신 자기 창조주에게서는 올 수 없는 악에 기울어져 있고 수많은 죄악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은 흔히 하느님을 자기 자신의 근원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며, 자신의 궁극 목적을 지향하는 당연한 질서마저 무너뜨리고, 동시에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과 모든 피조물과 이루는 조화를 깨트려 버렸다.(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