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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신앙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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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제 2 장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나이다 제4절 “예수 그리스도께서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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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예수님의 재판

예수님에 대한 유다 지도자들의 분열

595 예수님에 대한 예루살렘 종교 지도자들의 의견은 오랫동안 갈라져 있었다.(421) 그들 가운데에는 바리사이 니코데모나(422) 고관인 아리마태아의 요셉과 같은 예수님의 숨은 제자들이(423) 있었다. 그래서 예수님의 수난 직전에 요한 사도는, 매우 불완전하게나마 “지도자들 가운데에서도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었다.”(요한 12,42)고 말할 수 있었다. 성령 강림 다음 날 “사제들의 큰 무리도 믿음을 받아들였고”(사도 6,7), “바리사이파에 속하였다가 믿게 된 사람들도 있었다.”(사도 15,5)는 것은 조금도 놀랄 일이 아니다. 야고보 사도바오로 사도에게 “유다인들 가운데에서 신자가 된 이들이 수만 명이나 되는데, 그들은 모두 율법을 열성으로 지키는 사람들입니다.”(사도 21,20) 하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596 예수님을 대하는 예루살렘 종교 지도자들의 행동은 일치하지 않았다.(424)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을 회당에서 내쫓기로 이미 합의했다.(425)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의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민족을 짓밟고 말 것”(요한 11,48)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카야파 대사제는 이렇게 예언으로 말하였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요한 11,49-50). 최고 의회는 예수님을 하느님을 모독한 자로서 “죽을죄를 지었다.”고(426) 선언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누구를 죽일 권한이 없었으므로(427) 예수님을 정치적 반역자로 고발하여 로마인들에게 넘겨주었다.(428)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반란과 살인”(루카 23,19)으로 고발된 바라빠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셨다. 대사제들이 빌라도에게 예수님을 사형에 처하라고 정치적으로 위협하였다.(429)

유다인들에게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집단적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597 복음서의 이야기들에 나타난 예수님의 재판에 대한 역사적인 복합성을 고려할 때, 오로지 하느님께서만 아시겠지만 그 주역들(배반자 유다, 최고 의회, 빌라도)의 개인적 죄가 어떠하든, 선동을 받은 군중들의 외침이나(430) 성령 강림 뒤의 회개하라는 호소에 포함된 일반적인 책망이 있었다 해도,(431) 그 재판의 책임을 예루살렘유다인 전체에게 지울 수는 없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용서하심으로써,(432) 예루살렘유다인들과 나아가 그 지도자들의 “무지”를 인정하셨고, 예수님을 따라 베드로도 그렇게 하였다.(433) 나아가 책임 인정의(434) 표현인 “그 사람의 피에 대한 책임은 우리와 우리 자손들이 질 것이오.”(마태 27,25) 하는 군중의 외침을 근거로 해서, 다른 시간과 공간에 속한 다른 유다인들에게까지 그 책임을 확대할 수는 없다.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이렇게 천명하였다. “당시에 살고 있던 모든 유다인에게 그리스도 수난의 책임을 차별 없이 지우거나 오늘날의 유다인들에게 물을 수는 없는 일이다. 교회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임에는 틀림없으나, 마치 성경의 귀결이듯이, 유다인들을 하느님께 버림받고 저주받은 백성인 것처럼 표현해서는 안 된다.”(435)

모든 죄인이 그리스도 수난의 장본인이었다

598 교회는 그 신앙에 대한 교도권성인들의 증언에서, “죄인들 자신이 하느님이신 구세주께서 겪으신 모든 고난의 장본인이었고 그 도구였다.”는(436) 사실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우리 죄가 그리스도께 미친다는 점을(437) 생각하여, 교회는 주저 없이, 그리스도인들이 너무나 자주 유다인들에게만 지웠던 예수님의 처형에 대한 가장 중대한 책임을 그리스도인들에게 돌린다.
계속해서 죄에 다시 떨어지는 사람들이 이 무서운 잘못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고 보아야 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형벌을 받으신 것은 우리의 죄인 만큼, 타락과 악에 빠지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마음 안에서, 그들 안에 계신 하느님의 아들을 거듭 십자가에 못 박고 욕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경우에 우리의 죄가 유다인들의 죄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도들의 증언대로, 만일 “그들이 깨달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1코린 2,8)이지만, 우리는 오히려 주님을 안다고 고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의 행위를 통해서 그분을 부정하면, 그것은 말하자면 그분을 우리의 손으로 죽이는 것이 된다.(438)
“그리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은 마귀들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 악습과 죄를 즐김으로써 마귀들과 함께 주님을 못 박았으며, 지금도 못 박고 있는 것입니다.”(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