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서 DOCTRINE

가톨릭 교리서

검색 (목차 또는 내용) 검색

제 3 편 그리스도인의 삶

교회 교리서
제 1 부 인간의 소명: 성령 안의 삶 제 1 장 인간의 존엄성 제7절 덕
교회 교리서

사추덕의 구별

1805 네 가지 덕이 ‘중추적’ 구실을 한다. 그러므로 이 네 가지 덕을 ‘사추덕’(四樞德)이라고 부른다. 다른 모든 덕은 이 네 가지 덕을 중심으로 묶을 수 있다. 사추덕은 현명, 정의, 용기, 절제이다. “누가 의로움을 사랑하는가- 지혜의 노고에 덕이 따른다. 정녕 지혜는 절제와 예지를, 정의와 용기를 가르쳐 준다”(지혜 8,7). 이 덕들은 성경의 여러 부분에서 다른 이름으로 찬양된다.
1806 현명은 모든 상황에서 우리의 참된 선을 식별하고 그것을 실행할 올바른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실천 이성을 준비시키는 덕이다. “영리한 이는 제 발걸음을 살핀다”(잠언 14,15).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려 기도하십시오”(1베드 4,7). 토마스 데 아퀴노 성인아리스토텔레스를 따라 현명은 “올바른 행동 규범”(62) 이라고 말한다. 현명은 주저나 공포, 은폐나 위선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현명은 ‘덕의 마부(馬夫)’(auriga virtutum)라고 불린다. 곧 현명은 다른 덕들에게 규율과 척도를 일러 줌으로써 그것들을 이끈다. 양심의 판단을 직접 인도하는 것은 현명이다. 현명한 사람은 이 판단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고 규제한다. 이 덕으로 우리는 구체적인 경우에 윤리적 원칙을 오류 없이 적용하며 이루어야 할 선과 피해야 할 악에 대한 의심을 극복한다.
1807 정의는 윤리적인 덕으로서, 마땅히 하느님께 드릴 것을 드리고 이웃에게 주어야 할 것을 주려는 지속적이고 확고한 의지이다. 하느님을 향한 정의를 ‘경신덕’(敬神德, virtus religionis)이라고 부른다.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는 각자의 권리를 존중하도록 하고, 사람들에 대한 공평과 공동선을 촉진시키는 조화를 인간관계 안에 확립하도록 하는 것이 정의이다. 성경에 자주 나오는 “의로운” 사람은 사고의 올바름이 몸에 배고 이웃에게 올바르게 행동하는 사람이다. “너희는 가난한 이라고 두둔해서도 안 되고, 세력 있는 이라고 우대해서도 안 된다. 너희 동족을 정의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레위 19,15). “주인 여러분, 종들을 정당하고 공정하게 다루십시오. 여러분에게도 하늘에 주인이 계시다는 것을 알아 두십시오”(콜로 4,1).
1808 용기는 어려움 중에도 단호하고 꾸준하게 선을 추구하도록 하는 윤리적 덕이다. 용기는 도덕적 삶에서 유혹을 이기고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결심을 확고하게 해 준다. 용기는 공포를, 심지어 죽음의 공포까지도 이겨 내게 하며, 시련박해에 맞서게 해 준다. 용기는 정당한 일을 옹호하기 위해 자신을 버리고 목숨까지 바칠 수 있게 한다.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에게 구원이 되어 주셨네”(시편 118[117],14).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
1809 절제는 쾌락의 유혹을 조절하고 창조된 재화를 사용하는 데에 균형을 유지하게 해 주는 윤리적 덕이다. 절제는 본능에 대한 의지의 억제력을 보장하고, 욕망을 단정함 안에 묶어 둔다. 절도 있는 사람은 그의 감각적 욕망이 선을 향하게 하고, 건전한 조심성을 지킨다. 자신의 정력만 믿고서 탐욕에 빠지는 일이 없게 한다.(63) 구약 성경절제를 자주 칭송한다. “네 욕망을 따르지 말고 욕심을 절제하여라”(집회 18,30). 신약 성경절제를 ‘중용’ 또는 ‘신중’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현세에서 신중하고 의롭고 경건하게”(티토 2,12) 살아야 한다.
잘 산다고 하는 것은 마음을 다하고 영혼을 다하고 뜻을 다해서 하느님사랑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손상하지 않고 온전히 보존해야 합니다. 이것이 절제입니다. 이 사랑은 어떤 불행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것이 용기입니다. 이 사랑하느님만을 섬깁니다. 이것이 정의입니다. 계략과 거짓에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모든 사물을 식별하기 위해 깨어 있습니다. 이것이 현명입니다.(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