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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편 그리스도인의 기도

교회 교리서
제 1 부 그리스도인의 삶과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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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인 기도

2562 인간의 기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기도를 드리는 표현 수단이 어떠한 것이든(몸짓이든 말이든), 온몸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도가 솟아 나오는 곳을 가리킬 때, 성경은 때때로 그곳이 영혼이나 정신이라고 하지만, 마음이라고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천 번 이상). 마음이 기도하는 것이다. 마음이 하느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기도의 표현은 무의미한 것이 된다.
2563 마음은 내가 존재하고 내가 머무는 거처(셈 족이나 성경의 표현으로는 ‘내가 내려가는 곳’)이다. 마음은 우리의 이성이나 타인의 이성으로 파악할 수 없는, 우리의 숨겨진 중심이다. 그러기에 오로지 하느님성령만이 마음을 살피고 감지하실 수 있다. 마음은 우리의 심리적 성향의 가장 깊은 곳이기에, 결단을 내리는 자리이다. 마음은 우리가 삶이나 죽음을 선택하는 곳, 바로 진리의 자리이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우리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마음은 서로가 만나는 자리이며, 계약이 체결되는 자리이다.
2564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인간 사이의 계약 관계이다. 기도하느님의 행위이며 인간의 행위이다. 곧, 기도성령과 우리에게서 솟아나서, 사람이 되신 성자인간적인 의지와 결합되어 온전히 성부께 향한다.

예수님께서 기도를 들어 주신다

2616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드리는 기도공생활 동안에 이미, 당신의 죽음부활의 권능을 앞당기는 징표들을 통해서 들어 주셨다. 예수님께서는 말로 표현되었거나(나병 환자,(79) 야이로,(80) 가나안 여자,(81) 회개한 죄수(82) ), 또는 침묵 중에 표명되었던(중풍 병자를 떠메고 온 사람들,(83) 예수님의 옷을 만진 하혈증을 앓는 여자,(84) 죄 많은 여자의 눈물과 향유(85) ) 믿음기도들을 들어 주셨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태 9,27), 또는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 10,47)라며 탄식했던 소경들의 애원은,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의 전승 안에서 이렇게 인용되고 있다. “하느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병을 치유해 주시거나 죄를 용서해 주심으로써, 예수님께서는 믿음을 가지고 당신께 애원하는 기도에 늘 응답해 주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아우구스티노 성인예수님의 기도가 지니고 있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차원을 훌륭하게 요약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사제로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고, 우리의 머리로서 우리 안에서 기도하시며, 우리의 하느님으로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 안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또한 우리 안에서 그분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것입니다.”(86)

향주덕

2656 우리는 신앙의 좁은 문을 통하여 전례 안으로 들어가듯이 기도 안으로 들어간다. 주님 현존의 표징들을 통하여, 우리가 찾고 소망하는 것은 주님의 얼굴이며, 우리가 귀담아듣고 간직하고자 하는 것은 주님의 말씀이다.
2657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전례를 거행하도록 가르치시는 성령께서는, 희망을 갖고 기도할 것을 우리에게 가르치신다. 한편, 교회기도와 개인의 기도는 우리 안에 희망을 길러 준다. 특히 시편은, 구체적이고 다양한 표현으로써, 우리의 희망하느님께 고정시키도록 가르쳐 준다. “주님께 바라고 바랐더니 나에게 몸을 굽히셨네”(시편 40[39],2). “희망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믿음에서 얻는 모든 기쁨과 평화로 채워 주시어, 여러분의 희망성령의 힘으로 넘치기를 바랍니다”(로마 15,13).
2658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로마 5,5). 전례 생활을 통해 다듬어진 기도는, 그리스도 덕분에 우리가 아버지께 받는 사랑에서 모든 것을 이끌어 낸다. 그리고 이 사랑을 받은 우리는, 마치 그리스도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사랑하여 하느님께서 베푸신 사랑에 응답하게 된다. 사랑기도의 ‘한’ 원천이다. 사랑에서 우러나는 기도를 하는 이는 기도의 정상에 도달한다.
하느님, 저는 주님사랑합니다. 그리고 저의 유일한 소망은 제 생명이 마지막 숨을 다할 때까지 주님사랑하는 것입니다. 오 무한히 사랑받으실 하느님, 저는 주님사랑합니다. 그리고 저는 하느님사랑하지 않으면서 살기보다는 하느님사랑하면서 죽기를 더 원합니다. 주님, 저는 주님사랑합니다. 제가 주님께 청하는 단 한 가지 은총주님영원사랑하는 것입니다……저의 하느님, 제 혀는 주님사랑한다고 계속해서 말할 수 없지만, 제가 숨쉬는 순간마다, 되풀이해서 주님사랑한다고 마음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7)

“오소서, 성령님”

2670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1코린 12,3). 우리가 예수님께 기도드리기 시작할 때마다, 성령께서는 미리 은총을 베푸시어, 우리를 기도의 길로 이끄신다.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그리스도를 상기시키면서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시니, 우리가 어떻게 그 성령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교회는 우리에게 날마다, 특별히 모든 중요한 활동을 시작하고 마칠 때 성령께 간청하라고 권고하는 것이다.
만일 성령께서 흠숭을 받으셔서는 안 된다면, 그분께서 어떻게 세례를 통해서 나를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해 주시겠습니까- 그리고 그분께서 흠숭을 받으셔야 한다면, 그분은 예배의 대상이 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16)
2671 성령을 청하는 전통적인 형식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위로자이신 성령을 보내 주시기를 성부께 간청하는 것이다.(17) 예수님께서는 진리성령을 선물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면서, 당신의 이름으로 청하라고 강조하셨다.(18) 그러나 “오소서, 성령님.” 하고 간구하는, 이 가장 간단하고 직접적인 기도 역시 전통적인 것이니, 전례적인 모든 전통도 후렴찬미가 안에서 이 기도를 발전시켜 왔다.
오소서, 성령님, 믿는 이들의 마음을 충만하게 하시고 그들 안에 사랑의 불을 놓으소서.(19)
어디에나 계시며 만물을 채우시고, 모든 선의 보화이며 생명의 근원이신 천상의 임금님, 위로자이신 성령님, 진리성령님, 오소서, 저희 가운데 사시며, 저희를 깨끗하게 하시고 저희를 구하소서, 선하신 성령님!(20)
2672 기름부음으로 우리의 전 존재에 깊이 파고드시는 성령께서는 그리스도인이 드리는 기도의 내적 스승이시다. 성령께서는 기도의 살아 있는 전통을 만드시는 분이다. 기도로 나아가는 길이 기도하는 사람들만큼이나 다양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사람과 함께 행동하시는 분께서는 같은 성령이시다. 그리스도인의 기도성령과 일치할 때 교회기도가 된다.

기도에 적합한 장소

2691 하느님의 집인 성당본당 공동체가 바치는 전례 기도에 적합한 곳이다. 본당은 또한 성체 안에 실제로 현존해 계시그리스도흠숭하기에 가장 알맞은 장소이기도 하다. 적합한 장소의 선택은 진실한 기도와 무관하지 않다.
- 개인 기도를 드리기 위한 장소로는, 우리 아버지 앞에서 ‘은밀하게’ 머무르기 위해,(40) 성경성화들이 비치되어 있는 ‘기도의 골방’이 적합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에서는, 기도를 드리는 이러한 조그만 공간이 가족의 공동 기도를 촉진시켜 준다.
- 수도원이 있는 지역의 경우에, 수도 공동체신자들과 함께 성무일도를 드리도록 노력하며, 더욱 열렬한 개인 기도를 위해 필요한 은거를 유지해야 할 소명이 있다.(41)
- 순례는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여정을 상기시켜 준다. 전통적으로 순례기도쇄신하게 하는 매우 좋은 기회로 간주되어 왔다. 자신들의 살아 있는 샘을 찾는 순례자에게 성지는, 그들이 ‘교회로서’ 그리스도교 기도를 체험하는 특별한 곳이다.

간추림

2692 지상에서 순례하고 있는 교회기도를 통하여 성인들이 드리는 기도에 결합되며, 교회는 이 성인들에게 전구를 청한다.
2693 그리스도교의 다양한 영성은, 기도의 살아 있는 전통에 참여하며, 영성 생활을 위한 매우 소중한 길잡이이다.
2694 그리스도인 가정기도를 가르치는 첫 번째 장소이다.
2695 서품된 봉사자들, 봉헌 생활, 교리 교육, 기도 모임, ‘영성 지도’ 등은 교회 안에서 기도하는 데 도움을 준다.
2696 기도를 드리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개인이나 가정기도실, 수도원, 순례 성지들이고, 특히 성당본당 공동체가 드리는 전례 기도를 위한 고유한 장소이며, 성체 조배를 위해서 가장 알맞은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