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서 DOCTRINE

가톨릭 교리서

검색 (목차 또는 내용) 검색

제 4 편 그리스도인의 기도

교회 교리서
제 1 부 그리스도인의 삶과 기도 제 1 장 기도에 대한 계시 제2절 때가 찼을 때의 기도
교회 교리서

예수님께서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시다

2607 예수님께서 기도하실 때,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벌써 기도를 가르치신다. 아버지 하느님께 드리는 예수님의 기도는 바로 우리의 기도하느님께 다다르는 길이다. 그러나 복음서는 기도에 대한 예수님의 분명한 가르침을 우리에게 전해 준다. 스승이신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처해 있는 곳에서 그대로 우리를 받아들이시어, 점차적으로 우리를 성부인도해 가신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라오는 군중을 뒤돌아보시며, 그들이 구약의 계약을 통하여 이미 기도에 대해서 알고 있던 것에서 출발하여, 다가올 하늘 나라의 새로움에 마음을 열게 하신다. 그다음에 그 새로움이 어떤 것인지를 비유로 알려 주신다. 끝으로, 당신 교회에서 기도의 교사들이 되어야 할 제자들에게는 아버지와 성령에 대해 숨김없이 말씀해 주신다.
2608 예수님께서는 산상 설교에서 마음의 회개를 강조하셨다. 제단에 예물을 바치기 전에 형제화해하여라,(59)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서 기도하여라,(60) “골방에서”(마태 6,6)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많은 말을 되풀이하지 마라,(61) 기도할 때 마음속으로부터 용서하여라,(62) 마음을 깨끗이 하여 하늘 나라를 구하여라(63) 하셨다. 이 같은 회개는 온전히 하느님 아버지께 향하는 것이며, 또 자녀다운 것이다.
2609 이처럼 회개하기로 결심한 마음은 믿음 안에서 기도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믿음은 우리가 느끼고 이해하는 것을 초월하여 자녀로서 하느님과 일치하는 것이다. 믿음사랑하는 아들께서 아버지께 나아가는 길을 열어 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바로 예수님 자신이 길이요 문이시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찾아라.” 그리고 “문을 두드려라.” 하고 요구하실 수 있다.(64)
2610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고 아버지의 선물을 받으시기 전에 감사를 드리셨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그러한 자녀다운 대담성을 가르쳐 주신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르 11,24). 기도의 힘이 이와 같다. 곧 의심하지 않고 믿는다면(65)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9,23). 예수님께서는 고향 사람들의 “믿음이 없음”(마르 6,6)과 제자들의 믿음이 약함을(66) 보시고 슬퍼하신 만큼, 로마 사람 백인대장과(67) 가나안 여자의(68) 크나큰 믿음을 목격하시고는 경탄하신다.
2611 “주님, 주님.” 하고 부른다고 믿음기도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실천할 마음을 가져야 되는 것이다.(69) 예수님께서는, 기도할 때 하느님의 계획에 협력하려는 마음을 지니라고 제자들에게 촉구하신다.(70)
2612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므로”(마르 1,15), 예수님께서는 회개하고 믿음을 가질 것과, 깨어 있을 것을 호소하신다. 제자는 기도 중에, 비천하게 사람이 되신 주님의 첫 번째 오심을 기억하고,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주님재림희망하면서, ‘언제나 계시며, 오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린다.(71) 스승과 일치하여 바치는 제자들의 기도는 하나의 싸움이다. 깨어 기도함으로써 유혹에 빠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72)
2613 루카 성인기도에 대한 매우 중요한 세 가지 비유를 우리에게 전해 준다.
첫 번째 비유, 곧 “벗의 청을 들어주는 사람의 비유”는(73) 우리에게 간절한 기도를 드리라고 촉구한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이처럼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그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실 것이고, 특히 모든 선물을 가지고 계시성령을 주실 것이다.
두 번째 비유, 곧 “과부와 재판관의 비유”는(74) 기도의 특성 중 하나에 중점을 둔 것으로, 믿음에 따르는 인내를 가지고서, “지치지 말고 늘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과연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세 번째 비유, 곧 “바리사이와 세리의 예화”는(75) 기도하는 마음의 겸손에 관한 것이다. “오, 하느님, 죄 많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교회는 이 기도를 끊임없이 자신의 기도로 삼아 왔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Kyrie eleison!)
2614 예수님께서 성부께 드리신 기도신비를 제자들에게 숨김없이 밝혀 주신 것은, 당신께서 영광스러운 인성을 지닌 채 아버지의 곁으로 돌아가신 그때에 제자들이 드리는 기도와 우리가 드리는 기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신 것이다. 이제 새로운 기도란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이다.(76) 예수님께서는 “길이요 진리생명이시기”(요한 14,6) 때문에, 예수님에 대한 믿음으로 제자들은 아버지를 알아볼 수 있게 된다. 믿음사랑 안에서 그 열매를 맺는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과 계명을 지키게 되며,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 안에 예수님과 함께 머무르게 된다. 이 새 계약에 따라서, 우리의 청원이 허락되리라는 확신은 예수님의 기도에 근거를 두는 것이다.(77)
2615 더 나아가서, 우리의 기도예수님의 기도와 결합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다른 보호자를 보내시어,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요한 14,16-17). 기도기도드리는 상황의 이 새로움은 예수님의 고별사를 통해서도 나타난다.(78) 성령과 하나 되어 바치는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아버지와 이루는 사랑친교이다.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요한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