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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신앙 고백

교회 교리서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제 2 장 인간을 만나러 오시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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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인간을 만나러 오시는 하느님

50 자연이성을 통하여, 인간하느님의 업적으로부터 확실하게 하느님을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자신의 힘만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또 다른 인식의 질서, 곧 신적 계시의 질서가 존재한다.(1) 하느님께서는 완전히 자유로운 결정으로, 당신을 계시하시고 내어 주신다. 이것은 온 인류를 위하여 영원으로부터 그리스도 안에 마련하신 당신의 자비로운 계획과 당신의 신비를 드러내심으로써 이루어진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성령파견하시어 당신의 계획을 충만히 계시하신다.

제1절 하느님의 계시

I.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자비로운 계획’을 알려 주신다

51 “하느님께서는 당신 선성(善性)과 지혜로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고 당신 뜻의 신비를 기꺼이 알려 주시려 하셨으며, 이로써 사람들이 사람이 되신 말씀, 곧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성부께 다가가고 하느님본성에 참여하도록 하셨다.”(2)
52 “다가갈 수 없는 빛 속에 사시는”(1티모 6,16)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창조하신 자유로운 인간들을 당신의 외아들 안에서 자녀로 삼으시려고 (3) 당신의 신적 생명인간들에게 주시고자 하신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계시함으로써, 인간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넘어서서 당신께 응답하고, 당신을 깨닫고, 사랑할 수 있게 하신다.
53 이 계시에 나타나는 하느님의 계획은 “서로 긴밀히 결합된 행적과 말씀으로 실현된다.”(4) 이 계획에는 독특한 ‘하느님의 교육 방법’이 담겨 있다. 하느님께서는 점진적으로 인간에게 당신을 알려 주시며, 사람이 되신 ‘말씀’ 곧 예수 그리스도위격과 사명 안에서 절정에 이르게 될 초자연적 계시를 받아들이도록 단계적으로 인간을 준비시키신다.
리옹의 이레네오 성인은 이러한 하느님의 교육 방법을 하느님인간이 서로 친해지는 모습으로 거듭 표현한다. “하느님의 말씀은 성부의 뜻에 따라 인간 안에 머무르셨고, 인간하느님을 깨닫는 데 익숙하게 하고 하느님께서 인간 안에 계시는 데에 친숙하게 하시려고 사람의 아들이 되셨습니다.”(5)

II. 계시의 단계

처음부터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알게 하신다

54 “하느님께서는 말씀을 통하여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보존하시며, 창조물을 통하여 당신에 관한 영원한 증거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시고 천상적 구원의 길을 터 주시고자 하셨을 뿐 아니라, 원조(元祖)들에게 처음부터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셨다.”(6)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빛나는 은총정의를 입혀 주시어 당신과 이루는 긴밀한 일치로 초대하셨다.
55 이러한 계시원조들의 죄로 단절되지 않았다. 실로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타락한 후에는 구속을 약속하시어 구원에 대한 희망을 일으켜 주셨고, 선업(善業)에 항구하며 구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영원생명을 주시려고 끊임없이 인류를 돌보셨다.”(7)
비록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하여 아버지의 사랑을 잃었으나 죽음의 세력 아래 버려두시지 않고……또한 사람들과 거듭 계약을 맺으셨나이다.(8)

노아와 맺으신 계약

56 죄 때문에 인류의 단일성이 깨어진 뒤, 하느님께서는 먼저 갈라진 민족들 하나하나를 구원하고 인류 전체를 구원하고자 하셨다. 대홍수 이후 노아와 맺으신 계약(9) “지방과 각 언어와 씨족과 민족에 따라 퍼져 나간 백성들”(창세 10,5)에 대한 하느님구원 계획을 드러낸다.(10)
57 우주적이며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다양한 민족들의 이 질서는(11) 타락한 인류의 교만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인간교만하게도 바벨 탑 사건에서처럼, 한마음으로 악을 꾸며(12) 스스로 일치를 이루려 하였다.(13) 인류의 죄 때문에, 이 질서는 다신교라든가, 국가와 왕의 우상화 등 이교도적인 타락으로 끊임없이 위협받게 되었다.(14)
58 노아와 맺은 계약은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15) 복음이 온 세상에 선포될 때까지 유효하였다. 성경은 이러한 “이방 민족들”의 몇몇 위대한 인물들을 공경한다. “의인 아벨”, 그리스도의 예표이며(16) 임금이자 사제인 멜키체덱,(17) “노아, 다니엘, 욥”(에제 14,14)과 같은 의인들이 그러한 사람들이다. 이처럼 성경은, 그리스도께서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러”(요한 11,52) 오실 날을 기다리면서 노아의 계약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드높은 성덕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선택하시다

59 하느님께서는 흩어진 인류를 하나로 모으시고자,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창세 12,1) 하고 아브람을 부르심으로써 그를 선택하시어 아브라함, 곧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로”(창세 17,5) 삼으신다. “세상의 모든 종족들이 너를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 12,3).(18)
60 아브라함에게서 나온 백성은 성조들에게 하신 약속을 이어받는 선택된 백성이 될 것이며,(19) 장차 교회의 일치 안에 하느님의 모든 자녀를 모을 준비를 하도록 부름을 받게 될 것이다.(20) 그 백성은 이방인들이 신앙인으로 접목될 뿌리가 될 것이다.(21)
61 구약의 성조들과 예언자들, 그리고 다른 위대한 인물들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교회의 모든 전례 전통에 따라 성인으로 공경받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당신 백성으로 삼으시다

62 성조들 이후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킴으로써 당신 백성으로 만드셨다. 하느님께서는 시나이 산에서 그들과 계약을 맺으시고, 모세를 통하여 율법을 내려 주심으로써 당신만이 살아 계신 참하느님이시요 섭리의 아버지이시며 정의의 판관이심을 알도록 하셨고, 약속된 구세주를 기다리게(22) 하셨다.
63 “주님의 이름으로 불리는”(신명 28,10) 이스라엘하느님사제적 민족이다.(23) 그들은 “우리 주 하느님께서 먼저 말씀을 건네신”(24) 백성이며 아브라함신앙 안에서 ‘맏형’격인 백성이다.(25)
64 예언자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이 구원희망을 간직하고, 모든 사람을 위한,(26) 모든 사람의 마음에 새겨질,(27) 새롭고 영원계약을 기다리라고 가르치신다. 예언자들은 하느님 백성이 완전히 속량되고, 그들의 모든 불성실이 정화되며,(28) 모든 민족을 망라할 구원을 선포한다.(29) 이러한 희망은 특별히 주님가난한 사람들과 겸손한 사람들이 가지게 될 것이다.(30) 사라, 레베카, 라헬, 미르얌, 드보라, 안나, 유딧, 에스테르 등과 같은 거룩한 여인들은 이스라엘구원에 대한 생생한 희망을 간직했었다. 이 희망의 가장 순수한 모습이 마리아이다.(31)

III. “모든 계시의 중개자이시며 충만”32)이신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말씀’ 안에서 모든 것을 말씀하셨다

65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히브 1,1-2).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의 완전하고 결정적인 유일한 ‘말씀’이시다. 성부께서는 모든 것을 그분 안에서 말씀하셨고, 그 말씀 외에 다른 말씀은 없다. 십자가요한 성인은 많은 사람의 뒤를 이어 이러한 사실을 히브리서 1장 1-2절의 주석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유일한 ‘말씀’이신 아들을 우리에게 주셨으므로 우리에게 주실 다른 말씀은 없습니다. 당신 아드님 전체를 우리에게 주심으로써, 예언자들에게는 부분적으로 말씀하셨던 것들을 당신 아드님 안에서는 전부 말씀하셨습니다.……하느님께서는 이 유일한 말씀 안에서 모든 것을 동시에 그리고 단 한 번에 말씀하신 것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지금 다시 그분께 문의한다든지 또는 어떤 환시나 계시를 바란다면, 그것은 오로지 그리스도께 눈을 돌리지 않고 그분과는 다른 것이나 어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므로, 어리석은 일일 뿐 아니라 하느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33)

더 이상 다른 계시는 없다

66 “새롭고 결정적인 계약인 그리스도의 구원 경륜은 결코 폐기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시기 전에는 어떠한 새로운 공적 계시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34) 그러나 계시가 완결되었다고는 해도 그 내용이 완전히 명백하게 드러난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신앙은 시대를 살아가며 계시의 내용 전체를 점진적으로 파악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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