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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편 그리스도 신비의 기념

교회 교리서
제 1 부 성사의 경륜 제 2 장 파스카 신비의 성사적 거행 제1절 교회의 전례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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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교회의 전례 거행

I. 누가 거행하는가-

1136 전례는 온전한 그리스도(Christus totus)의 ‘행위’이다. 이 세상에서 표징들이 암시하는 전례를 거행하는 사람들은 이미 천상 전례에 참여하고 있다. 그곳의 전례는 충만한 친교와 축제이다.

천상 전례의 거행자

1137 교회의 전례 중에 봉독되는 요한 사도의 묵시록은 무엇보다도 먼저 “하늘에는 어좌 하나가 놓여 있고 그 어좌에는 어떤 분이 앉아 계셨습니다.”라고(1) 계시한다. 그분은 “주님”(이사 6,(1) 이시다.(2) 그분께서는 “살해된 것처럼 보이는” 어린양(묵시 5,(6) ,(3)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그리스도, 참지성소의 유일한 대사제,(4) “봉헌하고 봉헌되며, 주고 또 주어지는”(5) 분이시다. 마지막에는, 성령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상징 하나가 계시된다. “생명수의 강……그 강은 하느님과 어린양의 어좌에서 나왔다”(묵시 22,(1) .(6)
1138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완전히 하나가 된 이들’(recapitulati)은, 하느님경배하는 예식에 봉사하고, 하느님 계획의 성취에 참여한다. 이들은 하늘의 천사들,(7) 모든 피조물(네 생물), 구약과 신약의 봉사자들(스물네 명의 원로), 하느님의 새 백성(십사만 사천 명),(8) 특히 “하느님의 말씀 때문에”(묵시 6,(9)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 그리고 천주성모(여인,(9) 어린양의 신부(10) ), 끝으로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에서 나온 이들”(묵시 7,(9) 이다.
1139 우리가 구원신비성사 안에서 거행할 때, 성령교회는 우리를 이 영원전례에 참여하게 한다.

성사 전례의 거행자

1140 성사는 그리스도의 신비체로서 그 머리와 결합되어 있는 공동체 전체가 거행하는 것이다. “전례 행위는 사적인 행위가 아니라 ‘일치의 성사’인 교회, 곧 주교 아래 질서 있게 모인 거룩한 백성인 교회의 예식 거행이다. 그러므로 이 행위는 교회의 몸 전체에 관련되고 그 몸을 드러내며 영향을 끼친다. 교회의 각 지체는 위계와 임무와 실제 참여의 차이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으로 관여한다.”(11) 이러한 까닭에 “예식이 그 고유한 본질에 따라 많은 신자들의 참석과 능동적인 참여와 더불어 공동 거행으로 이루어질 때마다, 될 수 있는 대로, 이 공동 거행이 개별적이고 거의 사적인 거행보다 낫다는 것을 강조하여야 한다.”(12)
1141 전례를 거행하는 회중은 “새로 남과 성령도유를 통하여 신령한 집과 거룩한 사제직으로 축성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모든 활동을 통하여 신령한 제사를 바치는”(13) 세례 받은 이들의 공동체이다. 이러한 ‘보편 사제직’은 유일한 사제이신 그리스도사제직이며 그분의 모든 지체들이 이 사제직에 참여한다.(14)
어머니인 교회는 모든 신자들이 전례 거행에 의식적이고 능동적으로 완전히 참여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와 같은 참여는 바로 전례의 본질이 요구하는 것이며, 또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1베드 2,9)인(15) 그리스도인은 세례의 힘으로 그 참여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16)
1142 그러나 “지체가 모두 같은 기능을 하고 있지 않다”(로마 12,4). 어떤 지체는 교회 안에서, 교회를 통하여, 공동체를 위하여 특별히 봉사하도록 하느님께 부름을 받는다. 이러한 봉사자들은 선택되고 성품성사축성된다. 이 성사를 통하여 성령께서는 그들이 교회의 모든 지체들에게 봉사하도록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행동하기에 적합한 사람들이 되게 하신다.(17) 성품을 받은 봉사자는 말하자면 사제이신 그리스도의 표상(icon)이다. 성사인 교회는 성찬례에서 충만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성찬례를 주례할 때에 주교의 직무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고 또 주교와 일치한 사제들과 부제들의 직무가 잘 드러난다.
1143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을 수행하는 다른 특별한 직무들이 있는데, 성품성사축성되지 않는 이 직무들은 전례 전통과 사목적 필요에 따라 주교가 정한다. “복사, 독서자, 해설자와 성가대원 들은 진정한 전례 봉사 직무를 수행한다.”(18)
1144 그러므로 성사를 거행할 때 온 회중은 모든 사람 안에서 일하시는 “성령으로 하나 되어” 각자의 임무에 따라 ‘전례 거행자’(liturgus)가 된다. “전례 거행에서는 누구나 교역자든 신자든 각자 자기 임무를 수행하며 예식의 성격과 전례 규범에 따라 자기에게 딸린 모든 부분을 또 그것만을 하여야 한다.”(19)

II. 어떻게 거행하는가-

표징과 상징들

1145 성사의 거행은 표징과 상징으로 짜여 있다.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교육 방법에 따라 창조 사업과 인류 문화에 근거를 두고 있는 표징과 상징의 의미는 구약의 사건들 안에서 점차적으로 드러나며, 그리스도의 인격과 업적에서 충만하게 계시된다.
1146 인간 세상의 표징. 인간의 삶에서 표징과 상징은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육체적이며 동시에 영적인 존재인간은 물질적인 표징과 상징을 통해서 영적인 실재를 표현하고 인식한다. 사회존재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언어나 몸짓, 동작을 통한 표징과 상징이 필요하다. 하느님과 이루는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1147 하느님께서는 가시적 피조물을 통해서 인간에게 말씀하신다. 지성을 갖추고 있는 인간은 자신에게 나타나는 물질적인 우주에서 창조주의 흔적을 읽어 낸다.(20) 빛과 어둠, 바람과 불, 물과 대지, 나무와 열매들은 하느님에 대하여 말해 주며, 그분의 위대하심과 가까이 계심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1148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이러한 피조물들은 인간을 거룩하게 하시는 하느님의 활동이 표현되는 수단이며, 동시에 하느님경배드리는 인간의 행위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인간사회생활을 위한 표징과 상징도 마찬가지이다. 씻고, 기름 바르고, 빵을 떼고, 잔을 나누는 행위들은 거룩하게 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며 창조주에 대한 인간의 감사를 표현할 수 있다.
1149 인류의 주요 종교들은 때때로 종교 의식의 이러한 우주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를 인상적으로 보여 준다. 교회 전례는 피조물과 인간 문화의 여러 요소들을 전제로 하며, 그것들을 통합하고 성화시킨다. 이때 교회전례는 그 요소들을 은총의 표징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창조의 표징으로 승화시킨다.
1150 계약의 표징. 선택된 백성은 그들의 전례 생활을 특징짓는 특수한 표징과 상징들을 하느님께 받았다. 이것들은 이제 우주 운행의 주기나 사회 활동에 대한 단순한 기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약의 표징이며, 당신 백성을 위해 행하신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의 상징이다. 구약의 이 전례적 표징들을 들어 보면, 할례, 왕과 사제에 대한 도유축성, 안수, 희생 제사, 그리고 특히 파스카 등이 있다. 교회는 이러한 표징들 안에서 신약의 성사들의 예표를 본다.
1151 그리스도께서 취하신 표징. 주 예수님께서는 가르치시는 중에 종종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깨닫게 하시고자 피조물을 표징으로 이용하신다.(21) 예수님께서는 물질적인 표징이나 상징적 행위로 병을 고쳐 주시거나 당신의 설교를 부각시키신다.(22)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사건과 표징들, 특히 이집트 탈출과 파스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신다.(23) 그분 자신이 바로 이 모든 표징들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1152 성사의 표징. 성령 강림 날부터 성령께서는 교회성사적 표징을 통하여 성화 활동을 하신다. 교회성사들은 물질세계와 사회생활의 풍부한 모든 표징과 상징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정화하고 수용한다. 그뿐 아니라, 구약의 예표와 형상들을 완성하고,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구원상징하고 실제로 현존하게 하며, 하늘의 영광을 예시하고 미리 누리게 한다.

언어와 행위

1153 성사 거행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그리스도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만나는 것이며, 이 만남은 행위와 언어를 통하여 대화로 표현된다. 상징적인 행위 자체가 이미 언어인 것은 분명하지만, 하느님 나라의 씨앗이 좋은 땅에서 열매 맺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말씀과 이에 대한 신앙의 응답이 이 행위들에 따라 나와야 하고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한다. 전례 행위는 하느님의 말씀이 표현하는 것을 드러낸다. 곧 무상으로 먼저 베푸시는 하느님의 주도와 하느님 백성의 신앙의 응답을 동시에 의미한다.
1154 말씀 전례성사 거행의 필수 부분이다. 신자들의 신앙을 키우기 위해서는, 말씀의 책(전례 성경), 말씀에 대한 존경(행렬, 향, 촛불), 말씀을 선포하는 장소(독서대),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성경 봉독, 말씀 선포의 연장인 사제강론, 회중의 응답(환호송, 화답송, 연도[連禱], 신앙 고백) 등 하느님 말씀의 표징들이 부각되어야 한다.
1155 표징과 가르침이라는 점에서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전례적인 말씀과 행위는 그것들이 가리키는 바를 실현한다는 면에서도 분리될 수 없다. 성령께서는 신앙을 불러일으킴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이해하게 하실 뿐 아니라, 성사를 통해서 말씀으로 예고된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을 실현하신다. 성령께서는 사랑하시는 성자께서 성취하신 성부의 업적을 현존하게 하고 나누어 주신다.

노래와 음악

1156 “온 교회의 음악 전통은, 다른 예술 표현들 가운데에서 매우 뛰어난, 그 가치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보고이다. 그것은 특히 말씀이 결부된 거룩한 노래로서 성대한 전례의 필수 불가결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24) 흔히 악기로 반주되는 영감을 받은 시편의 가사와 노래는 구약의 전례 거행과 이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교회는 이러한 전통을 지속 발전시켜 왔다.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로 서로 화답하고, 마음으로 주님께 노래하며 그분을 찬양하십시오”(에페 5,19).(25) “성가는 두 배의 기도입니다.”(26)
1157 노래와 음악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주요 기준에 따라 “전례 행위와 더욱 밀접히 결합되면 될수록 더더욱”(27) 깊은 의미를 지닌 표징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 기준들은 기도의 아름다운 표현, 예정된 시간에 이루어지는 회중 전원의 일치된 참여, 전례 거행의 장엄함 등이다. 이처럼 노래와 음악은 하느님의 영광과 신자들의 성화라고 하는 전례적 언어와 행위의 궁극 목적에 이바지한다.(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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