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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편 그리스도 신비의 기념

교회 교리서
제 2 부 교회의 일곱 성사 제 1 장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 제3절 성체성사(聖體聖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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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절 성체성사(聖體聖事)

1322 성체성사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를 완결 짓는다. 세례성사로 왕다운 사제 품위에 올려지고, 견진성사로 그리스도를 더욱더 닮게 된 사람들은 성찬례를 통하여 온 공동체와 함께 주님희생 제사에 참여한다.
1323 “우리 구세주께서는 팔리시던 그 밤에 최후 만찬에서 당신 몸과 피의 성찬의 희생 제사를 제정하셨다. 이는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희생 제사를 세세에 영속화하고, 또한 그때까지 사랑하는 신부교회에 당신 죽음부활기념제를 맡기시려는 것이었다. 이 제사자비성사이고 일치의 표징이고 사랑의 끈이며,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어, 마음을 은총으로 가득 채우고 우리가 미래 영광의 보증을 받는 파스카 잔치이다.”(145)

I. 교회 생활의 원천이며 정점인 성찬례

1324 성찬례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이다.”(146) “교회의 모든 직무나 사도직 활동과 마찬가지로 다른 여러 성사들은 성찬례와 연결되어 있고 성찬례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 안에 교회의 모든 영적 선이 내포되어 있다. 곧 우리의 파스카이신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 계신다.”(147)
1325 “교회의 존재 자체를 이루고 있는 하느님 생명친교하느님 백성의 일치는 성찬례로 적절히 상징되고 놀랍게 실현된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성화하시는 하느님의 활동과, 인간성령 안에서 그리스도께 드리는 예배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께 드리는 예배는 성찬례에서 그 정점에 이른다.”(148)
1326 끝으로, 우리는 성찬례를 거행함으로써 이미 천상 전례와 결합되며,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1코린 15,28)이 되실 그때의 영원생명을 미리 맛본다.
1327 한마디로, 성체성사는 우리 신앙의 요약이고 집약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은 성체성사와 일치하며, 성체성사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확인해 준다.”(149)

II. 이 성사는 어떻게 불리는가-

1328 성체성사의 무한한 풍요로움은 이 성사를 부르는 여러 가지의 이름들에서 나타난다. 이 이름들은 각기 성체성사의 어떤 측면들을 환기시킨다.
성찬례(Eucharistia: 감사제).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 행위이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감사한다”(eucharistein, 루카 22,19; 1코린 11,24)와 “찬미한다”(eulogein, 마태 26,26; 마르 14,22)는 말은 창조와 속량성화하느님 업적을 선포하는 유다인들의 감사 기도를 상기시킨다. 이 기도는 특히 식사 중에 바치는 것이었다.
1329 주님의 만찬.(150)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수난 전날 밤에 드신 최후의 만찬과 관계되며, 천상 예루살렘에서 벌어지게 될 어린양의 혼인 잔치를(151) 미리 맛보는 것과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빵 나눔. 예수님께서 특히 최후의 만찬(152) 유다인 고유의 이 예식을 행하시면서, 만찬의 주재자로서 빵을 축복하여 나누어 주셨기 때문이다.(153) 예수님의 부활 후, 제자들은 이 행위 때문에 그분을 알아보게 되었고,(154)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성찬 모임을 이 명칭으로 불렀다.(155) 이렇게 부름으로써, 이 나누어진 유일한 빵 곧 그리스도를 받아 먹는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친교를 이루며 그리스도 안에서 오직 한 몸을 이룬다는 것을(156) 나타낸다.
성찬 모임(synaxis). 교회의 가시적인 표현인 신자들의 모임에서 성찬례가 거행되기 때문이다.(157)
1330 주님의 수난부활기념
거룩한 희생 제사. 성체성사구세주 그리스도의 유일한 제사를 재현하고 교회봉헌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사성제(聖祭), “찬양 제물”(히브 13,15),(158) 영적 제물,(159) 깨끗하고(160) 거룩한 제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제사가 구약의 모든 제사를 완성하고 이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거룩한 전례. 모든 교회의 모든 전례가 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가장 집약적인 표현이 이 성사 거행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에서 거룩한 신비들의 거행이라고도 한다. 지극히 거룩한 성사라고 부르는 것은 이 성사성사들 중의 성사이기 때문이다. 이 이름은 특히 감실 안에 모셔 둔 성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1331 친교(영성체). 우리는 이 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일치하며, 그분은 우리를 당신의 몸과 피에 참여하게 하여 한 몸을 이루게 하시기 때문이다.(161) 그리고 거룩한 것(ta hagia),(162) 사도신경에서 말하는 ‘성인의 통공’이 지닌 첫 번째 뜻은 이 거룩한 것의 공유(共有)이다. ─ 천사들의 양식, 하늘의 양식, 불사 약,(163) 노자(路資) 성사……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1332 거룩한 미사(Missa). 구원신비를 이루는 이 전례는 일상생활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수행하도록 신자들을 파견(missio)함으로써 끝나기 때문이다.

III. 구원 경륜에서 본 성체성사

빵과 포도주의 표징

1333 성찬례 거행의 중심에 놓여 있는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 청원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된다. 주님의 명을 충실히 따르는 교회주님께서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까지 주님기념하면서, 주님께서 수난 전날 밤에 행하신 의식을 계속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빵을 들어……”, “포도주가 담긴 잔을 들어…….” 빵과 포도주의 표징은 신비롭게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면서도 창조계의 좋은 생산물이라는 의미도 잃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봉헌’ 때에 빵과 포도주에 대하여 창조주께 감사드린다.(164) 빵과 포도주는 땅을 가꾼 ‘인간 노동’의 결과일 뿐 아니라 창조주께서 주신 ‘땅’과 ‘포도나무’의 열매이기 때문이다. “빵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온”(창세 14,18) 왕이며 사제인 멜키체덱의 행위를 교회는 자신이 드리는 봉헌의 예표로 본다.(165)
1334 구약 시대에는 창조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서, 땅에서 나는 맏물들 가운데 빵과 포도주제물로 바쳤다. 그런데 이것들이 이집트 탈출 사건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게 되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해마다 파스카 때에 먹는 누룩 없는 빵은 이집트 종살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둘러 떠났음을 기념하는 것이며, 광야에서 먹은 만나에 대한 기억은 이스라엘하느님 말씀의 빵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늘 상기하게 한다.(166) 그들이 날마다 먹는 빵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약속에 충실하시다는 보증으로 주신 약속된 땅의 산물이다. 유다인들이 파스카 식사 끝에 마시는 “축복의 잔”(1코린 10,16)은 포도주가 지닌 축제의 기쁨에 종말론적 차원, 곧 예루살렘을 재건할 메시아에 대한 기다림이라는 소망을 더한다. 예수님께서는 빵과 포도주축복에 새롭고 결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시면서 성체성사를 세우셨다.
1335 주님께서 군중을 먹이시려고 빵을 축복하시고 떼어서 제자들을 시켜 나누어 주신 빵의 기적은, 당신 성찬의 이 유일한 빵이 말할 수 없이 풍요함을 예시한다.(167) 카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한 표징은(168)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때’를 이미 예고하고 있으며,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피로 변한 새로운 포도주를 마시게 될(169) 하느님 나라 혼인 잔치의 실현을 나타낸다.
1336 수난 예고가 제자들을 혼란에 빠지게 하였듯이, 성체성사에 대한 첫 번째 예고도 제자들을 분열시켰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요한 6,60) 성체와 십자가는 걸림돌이다. 그것은 동일한 신비이며 끊임없이 분열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 주님의 이 질문은 오랜 세월을 통해 울려 퍼지고 있다. 이 질문은 또한 당신만이 “영원한 생명의 말씀”(요한 6,68)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고, 그분이 주시는 성찬의 선물을 신앙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곧 그분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깨달으라는 사랑에 찬 권유이다.

성체성사의 제정

1337 제자들을 사랑하신 주님께서는 그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돌아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신 주님께서는 식사를 하시던 중에 그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사랑계명을 주셨다.(170) 이러한 사랑의 보증을 제자들에게 남겨 주시기 위해, 그들을 떠나지 않으시기 위해, 그들이 당신의 파스카에 참여하게 하시고자 당신의 죽음부활기념으로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셨으며, 사도들을 “신약의 사제들로 임명하시어”(171) 당신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이를 거행할 것을 명하셨다.
1338 세 권의 공관 복음서와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성체성사의 제정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요한 사도카파르나움의 회당에서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그 말씀은 성체성사를 제정하기 위한 준비였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셨다.(172)
1339 예수님께서는 카파르나움에서 예고하신 대로, 당신의 몸과 피를 제자들에게 주시기 위해 파스카라는 때를 택하셨다.
파스카 양을 잡아야 하는 무교절 날이 왔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베드로요한을 보내시며 “가서 우리가 먹을 파스카 음식을 차려라.” 하고 이르셨다.……그들은 가서……파스카 음식을 차렸다. 시간이 되자 예수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내가 고난을 겪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파스카 음식을 먹기를 간절히 바랐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파스카 축제가 하느님의 나라에서 다 이루어질 때까지 이 파스카 음식을 다시는 먹지 않겠다.” 하고 그들에게 이르셨다.……예수님께서는 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사도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또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방식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다.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루카 22,7-20).(173)
1340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식사 중에 당신 사도들과 최후의 만찬을 거행하시면서 유다인들의 파스카에 결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셨다. 과연 예수님께서 죽음부활을 통해서 성부께 건너가신 새 파스카최후의 만찬에서 앞당겨 이루어졌고, 성찬례 안에서 거행되었다. 성찬례는 유다인들의 파스카를 완성하고 하느님 나라의 영광 중에 이루어질 교회의 궁극적 파스카를 미리 거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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