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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편 그리스도 신비의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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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부 교회의 일곱 성사 제 2 장 치유의 성사들 제4절 고해성사(告解聖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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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절 고해성사(告解聖事)

1422 “고해성사를 보는 신자들은 하느님께 끼친 모욕에 대하여 그분의 자비로 용서를 받으며, 또한 동시에 범죄로 상처를 입혔던 교회, 사랑과 모범과 기도로써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노력하는 교회화해를 한다.”(3)

I. 이 성사는 어떻게 불리는가-

1423 이 성사회개하라는 예수님의 호소와(4) 죄 때문에 떠나 있던 아버지께 돌아옴을(5) 성사적으로 실현하므로 회개성사라고 불린다.
성사참회성사라고 부르는 까닭은, 죄인그리스도인의 회개참회보속(補贖)이라는 개인적이며 교회적인 과정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1424 이 성사고백 성사라고 부르는 것은, 사제 앞에서 죄를 자인하고 고백하는 것이 이 성사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더 깊은 의미로는 이 성사가, 하느님의 거룩하심과 죄인에 대한 자비를 알아 뵙고 찬미하는 하나의 ‘고백’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사를 용서의 성사라고 부르는 것은, 사제성사적 사죄(赦罪)를 통하여, 참회하는 사람에게 하느님께서 “용서와 평화”(6) 를 주시기 때문이다.
성사화해시키시는 하느님사랑죄인에게 베풀어 주기 때문에 화해 성사라고 부른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2코린 5,20). 하느님자비로운 사랑으로 사는 사람은 “물러가 먼저 그 형제화해하여라.”(마태 5,24) 하신 예수님의 요구에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II. 세례를 받은 뒤에 고해성사가 왜 필요한가-

1425 “여러분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하느님의 영으로 깨끗이 씻겨졌습니다. 그리고 거룩하게 되었고 또 의롭게 되었습니다”(1코린 6,11). 그리스도를 새 옷으로 입은(7) 사람들이 죄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하느님 선물의 위대함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성 요한 사도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죄 없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우리 안에 진리가 없는 것입니다”(1요한 1,8). 그리고 주님께서는 “저희의 죄를 용서하소서.”(루카 11,4) 하고 기도하라고 친히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며,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는 것과 우리의 죄에 대한 하느님의 용서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밝히셨다.
1426 그리스도의 신부교회 자신이 그리스도 앞에 “거룩하고 흠 없는”(에페 5,27) 모습으로 서 있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께 돌아서는 회개, 세례를 통한 새로운 탄생, 성령을 받음, 양식으로 받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는 우리를 그리스도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하여 당신 앞에 설 수 있게”(에페 1,4) 하였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에 입문하여 받은 새 생명인간 본성의 불안정함과 나약함을 없앤 것은 아니며, 전통적으로 사욕이라고 부르는 죄로 기우는 경향을 없앤 것도 아니다. 세례 받은 사람에게 사욕이 남아 있는 것은, 그리스도인답게 살기 위한 싸움에서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도움을 받아 승리를 얻게 하기 위한 것이다.(8) 이 싸움은 주님께서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시는 거룩함영원생명으로 돌아가는 회개를 위한 싸움이다.(9)

III. 세례 받은 이들의 회개

1427 예수님께서는 회개하라고 호소하신다. 이 호소는 하느님 나라 선포의 핵심 요소이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는 우선적으로 아직 그리스도와 그분의 복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호소한다. 그러므로 세례는 처음으로 근본적 회개가 이루어지는 으뜸 자리다. 사람들은 복음을 믿고 세례를 받음으로써(10) 악을 버리고 구원을 얻게 된다. 곧 모든 죄를 용서받고 새 생명의 선물을 받게 되는 것이다.
1428 회개하라는 그리스도의 호소는 그리스도인들의 생활 안에서도 계속 들려온다. 이 제2의 회개는 “자기 품에 죄인들을 안고 있어 거룩하면서도 언제나 정화되어야 하므로 끊임없이 참회쇄신을 추구하는”(11) 교회의 부단한 임무다. 이 회개의 노력은 단순히 인간의 일만은 아니다. 이는 우리를 먼저 사랑하신(12) 하느님자비로운 사랑에 응답하도록 은총으로 이끌려 고무된(13) “뉘우치는 마음”의(14) 움직임이다.
1429 베드로 사도가 자기 스승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한 다음 회개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예수님의 한없이 자비로운 눈길은 회개의 눈물을 흘리게 했으며,(15) 주님께서 부활하신 뒤에는 당신에 대한 그의 사랑을 세 번 확언하게 하신다.(16) 제2의 회개에는 공동체적 차원도 있다. 이는 어떤 교회 전체에 대해 “회개하여라!”(묵시 2,5.(16) 하시는 주님의 호소에서 드러난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두 가지 회개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교회 안에는 “물과 눈물이 있으니 세례의 물과 참회의 눈물이다.”(17)

IV. 내적 참회

1430 이미 예언자들이 그랬듯이, 회개하고 참회하라는 예수님의 호소는 외적 행위, 곧 “자루 옷과 재”, 단식과 고행이 아니라, 마음의 회개, 내적 참회가 그 우선 목표이다. 마음의 회개 없는 참회 행위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거짓된 행위에 불과하다. 반대로 내적 회개는 이러한 태도를 가시적 표지와 속죄의 행위로 표현하게 한다.(18)
1431 내적 참회는 삶 전체의 근본적 방향 전환이며, 온 마음으로 하느님께 돌아오고, 회개하는 것이며, 우리가 지은 악행을 혐오하고 악에서 돌아서서 죄를 짓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 내적 회개하느님 자비에 대한 희망하느님 은총의 도움을 믿고 생활을 바꾸겠다는 의향과 결심을 포함한다. 이러한 마음의 회개에는 교부들이 “영혼의 고뇌”, “마음의 회한”이라고 했던 구원에 유익한 고통과 슬픔이 따른다.(19)
1432 인간의 마음은 무디고 완고하다. 하느님께서 새 마음을 주셔야 한다.(20) 회개는 무엇보다도 우리 마음을 하느님께 돌아서게 하는 하느님은총으로 이루어진다. “주님, 저희를 당신께 되돌리소서, 저희가 돌아가오리다”(애가 5,(21) .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롭게 시작할 힘을 주신다. 우리 마음은 하느님 사랑의 위대하심을 알게 됨으로써 죄의 두려움과 무게 때문에 떨게 되고, 죄를 지어 하느님을 모욕하고 그분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인간의 마음은 우리의 죄로 찔리신 그분을 바라봄으로써 회개하게 된다.(21)
그리스도의 피를 바라보고, 그 피가 성부께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깨달읍시다.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흘리신 그 피는 온 세상회개은총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입니다.(22)
1433 주님의 부활 후부터 성령께서는 죄에 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신다. 죄는 세상이 아버지께서 보내신 분을 믿지 않는 것이다.(23) 그런데 죄를 밝혀 주시는 성령께서는 인간의 마음에 참회회개은총을 주시는 ‘변호자’(24) 이시기도 하다.(25)

V. 그리스도인 생활의 다양한 참회 형태

1434 그리스도인의 내적 참회는 매우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다. 성경교부들은 그중에서 특히 단식, 기도, 자선의 세 가지 형태를 강조한다.(26) 이 셋은 각각 자신에 대한 회개, 하느님에 대한 회개, 다른 사람들에 대한 회개를 나타낸다. 성경교부들은 죄의 용서를 얻는 방법으로, 세례와 순교를 통한 근본적인 정화 외에, 이웃과 화해하려는 노력, 참회의 눈물, 이웃의 구원에 대한 관심,(27) 성인들의 전구, 그리고 “많은 죄를 덮어 주는”(1베드 4,8) 사랑의 실천 등을 들고 있다.
1435 일상생활에서 회개화해의 행위,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 정의의 실천과 타인의 권리 옹호,(28) 형제들에게 잘못을 고백함, 형제적인 충고, 생활에 대한 반성, 양심 성찰, 영적 지도, 고통을 받아들임, 정의를 위해 박해를 견딤 등으로 실현된다.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가장 확실한 회개의 길이다.(29)
1436 성체성사와 고해성사. 일상적인 회개참회성체성사가 그 원천이며 양식이다. 우리를 하느님화해시키신 그리스도희생 제사성체성사 안에 현존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생명으로 사는 사람들은 성체로 양육되고 굳세어진다. 성체는 “날마다 짓는 죄로부터 우리를 구해 주고 죽을죄에서 보호해 주는 해독제이다.”(30)
1437 성경 읽기, 시간 전례주님의 기도, 모든 참된 예배신심 행위는 우리 마음에 회개참회의 정신을 되살려 주고, 죄의 용서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
1438 전례력에서 참회의 날과 시기(사순 시기와 주님죽음을 기억하는 매주 금요일)는 교회가 참회를 특별히 실행하는 때이다.(31) 이 시기는 영성 수련, 참회 예절, 참회의 표시인 순례, 단식과 자선 같은 자발적인 절제, 형제적 나눔(자선 활동과 선교 활동) 등을 위하여 특히 적절한 때이다.
1439 예수님께서는 ‘잃었던 아들’의 비유에서 회개참회의 과정을 잘 묘사하시는데, 이 비유의 중심인물은 ‘자비로운 아버지’이다.(32) 거짓 자유의 미혹, 아버지의 집을 떠남, 아들이 재산을 탕진한 다음에 빠진 극도의 비참, 돼지를 칠 수밖에 없게 된 수치, 더 나아가 돼지가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려고 했던 주림, 재산을 탕진해 버린 데 대한 반성, 뉘우침과 아버지 앞에 가서 잘못을 고백하겠다는 결심, 집으로 돌아옴, 아버지의 너그러운 환영, 아버지의 기쁨 등, 이러한 것들이 회개하는 과정의 특징적인 모습들이다. 아름다운 옷과 가락지와 즐거운 잔치는 하느님교회라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사람의 생명인 깨끗하고 품위 있고 기쁨 가득한 새 생활의 상징들이다. 당신 아버지의 사랑의 깊이를 아시는 그리스도의 마음만이 아버지의 끝없는 자비를 이렇게 소박하고도 아름답게 우리에게 알려 주실 수 있었다.

VI. 참회와 화해의 성사

1440 죄는 무엇보다도 하느님에 대한 모욕이고, 하느님과 이루는 친교의 단절이며 동시에 교회와 이루는 친교에도 해를 끼친다. 그러므로 회개하느님의 용서를 가져다주고 교회화해를 이루게 하며, 고해성사는 이를 전례적으로 표현하고 실현한다.(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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