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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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인쇄

한자 敎區
라틴어 dioecesis
영어 diocese

   가톨릭 교회를 지역적으로 구분하는 하나의 기본단위(單位). 즉 교회의 행정상의 한 구역을 말한다. 이 말은 외국어의 대교구(大敎區, Archdiocese), 교구(敎區, Diocese), 대목구(代牧區, Vicariate Apostolic), 지목구(知牧區, Prefecture Apostolic) 등을 통칭하는 경우와, 또는 그 중의 어느 하나를 말할 때 사용한다. 예를 들면 '서울대교구' 대신에 그냥 '서울교구'로 부르는 경우이다. 예수의 제자들, 즉 12사도의 후계자인 주교들에 의해, 일정한 지역에 가톨릭 신자들의 공동체가 형성되고 이 공동체가 형성되고 이 공동체는 그 지방을 관할하는 행정구역을 이루게 된다. 이 기본 단위인 교구는 다시 좀더 작은 신자 공동체본당(本堂)으로 나뉘어, 주교들의 대리자인 사제(司祭)들이 직접 신자들을 보살피게 된다. 가톨릭 교회는 전체교회와 지역교회로 구분되며, 세계 각처에 산재하는 지역교회는 주교들에 의해 일정한 지역을 관할하게 되는 신자공동체인 교구로서 존재하게된다. 이러한 몇 교구가 모여 관구(管區)를 이루어, 지역교회의 완전한 교계제도(敎階制度)를 설정하게 된다.

   1. 교구의 성격 : 교구는 교회의 일정한 지역에, 교회의 수위권자인 교황에 의해 임명된 주교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하느님 백성의 교회를 말한다(교회법 제369조).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구가 주교를 중심으로 한 교회의 일정한 지역을 말할 뿐만 아니라, 좀더 생명력을 지닌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임을 강조한다. 즉 보다 적절한 사목(司牧)을 위해, 조직이나 기능을 위한 교회전체를 나누는 행정구분에 머무르지 않고, 그리스도 교회로서 신자들의 합법적인 지역공동체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교회 자체임을 강조한다. 교구가 교회이며 교회는 교구로서 실제로 존재하게 된다(교회헌장 26항). 교구는 교회의 한 구성원이며, 구체적으로 교회 전체를 실현하고 현실화하는 것이다.

   2. 교구의 구분 : 교구는 흔히 대교구와 단순한 교구로 구분된다. 한개 이상의 교구를 갖는 교구를 대교구라 부르며, 그 외의 교구를 단순히 교구라고 부른다. 관구 관하 교구는 교계제도를 이루고 있는 관구대교구에 소속된 교구[屬敎區]를 말하며, 교황청 직할교구[免屬區]와 구분된다. 명의교구(名義敎區, titularis)는 사도들의 후계자인 정식 주교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명의주교에 의해 다스려지는 교구로서 그들에게는 마호메트에 의한 이슬람 세계의 확대로, 정치적이고 역사적으로 이미 소멸한 소(小)아시아와 북아프리카의 교구들의 칭호가 주어진다. 로마 교외교구(Suburbicaria)는 로마 근교의 오스티아, 알바노, 프라스카티, 시바나, 벨레트리의 교구들을 말하며, 교황을 보필하는 중요직의 주교 추기경들의 교구를 말한다. 면속구(免屬區) 또는 고위 성직자구는 어느 교구에도 예속되지 않고, 수도원장이나 또는 고위 성직자가 교구 주교에 속하는 관할권을 행사하는 자치구역을 말한다. 그 밖에 전교지방에서 아직 정식 교계제도가 설정되기에 미흡한 지역은 비록 정식 교구는 아닐지라도 교구와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 준교구의 체계를 갖추게 되는데, 한국 교회의 모든 교구는 1962년 3월 10일 전에는 모두 이 제도에 속했었다. 대목구는 아직 정식 교계제도가 설정되지 아니한 전교지방에서 명의주교가 교황을 대리하여 관할하는 교구를 말한다. 지목구는 주교가 아닌 성직자가 관할하는 교구를 말하며, 어느 단계까지 터전을 잡으면 대목구로 승격한다.

   3. 교구의 설립 : 교구가 설립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거처하는 적정수의 신자성직자 및 재정적인 기반이 있어야 한다. 또한 적정수의 교회가 있어야 하며, 주교좌(主敎座)를 이룰 대성당(大聖堂)을 갖추어, 사도직을 이행할 방법과 재원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교구를 설립하게 된다. 또한 이미 설립된 교구가 너무 지역이 넓거나 신자수가 과다하면 신자들을 좀더 잘 보살필 수 있도록 교구를 나눌 수 있다. 반대로 같은 원리에 따라 다른 교구가 서로 합쳐질 수도 있으며, 폐기된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교구의 설립, 통합, 폐기는 전세계 교회의 최상권을 가진 교황만이 이를 행사할 수 있다(교회법 제373조 1항).

   4. 조선교구의 설립 : 조선왕조(朝鮮王朝) 정조(正祖) 때에 남인(南人) 학자들에 의해 싹트기 시작한 서학(西學) 연구는, 그들 중의 한 사람인 이승훈(李承薰)이 1783년 북경(北京)으로 가서 세례를 받고 돌아온 후 신앙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1784년 교회 창설의 열매를 맺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자생(自生)한 조선 가톨릭 교회가성직제도(假聖職制度)를 조직하여 자율적인 성무집행을 계속해 왔는데, 그것을 중단하고 1789년 이의 잘못을 깨닫고 성직자 파견북경교구로마교황청에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1795년 중국인 주문모(周文謨) 신부가 입국하여 비로소 교회조직을 갖추기 시작, 교세는 날로 번창해 갔으나, 곧 다시 박해를 받아 주신부와 많은 신자들이 순교하게 되었다. 1811년 조선 교회의 신자들은 다시 북경주교와 로마 교황청에 서신을 보내어 조선 교회의 사정을 알림과 동시에, 선교사파견을 요청하였던 바, 1831년 9월 9일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는 북경교구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조선교구(대목구)를 설정하는 한편 파리외방전교회로 하여금 조선 교회를 돌보게 하였다.

   5. 조선교구의 발전 : 조선왕조의 거듭된 박해 속에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하면서도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온 조선교구는, 1880년대에 점차 종교자유가 주어지면서 급속도로 발전되어, 1911년 교황 성 비오 10세에 의해 둘로 나뉘게 되었다. 조선교구는 서울교구(대목교)로 명칭을 바꾸어 북부지방을 맡고, 남부지방인 경상도 · 전라도는 대구교구(대목구)에서 관할하게 되었다. 1909년 한국에 진출한 독일의 상트 오틸리엔 베네딕토회는 1920년에 원산(元山)교구(대목교)를 설립하여 함경도를 전담케 되었으며, 1928년에는 북간도(北間島)에 연길(涓吉)교구(지목구)를 설립하여 만주의 한국인을 돌보게 하였다. 미국의 메리놀 외방선교회는 1923년에 한국에 진출하여 1927년에 평양교구(지목구)를 설립, 평안도 지방을 맡았다. 아일랜드골룸바노회는 1937년에 광주교구(지목구)를 설립, 전라남도 지방을 맏았고 1939년에는 춘천(春川)교구(지목구)를 설립하여 강원도 지방도 맡게 되었다. 그런데 그 동안 꾸준히 성장한 방인사제들도 1937년 전주교구(지목구) 설정과 함께 전라북도를 맡음으로써 첫 방인교구의 탄생을 보게 되었다.

   6. 한국의 교구현황 : 1945년 당시 한국 교회는 9개 교구에 18만명의 신도, 한국인 주교 2명, 외국인 주교 5명, 한국인 신부 132명, 외국인 신부 102명의 교세를 갖고 있었으나, 남북한으로 분단됨으로써 북한은 공산정권에 의해 교회가 몰수되어 북한교구는 지하교회로 남게 되었다. 따라서 평양교구, 함흥교구, 그리고 덕원면속구연길교구는 월남한 성직자들에 의해 명맥만을 유지할 뿐이었다. 반면 남한은 1957년에 부산교구, 1958년에 대전교구청주교구, 1962년 인천교구,1963년에 수원교구, 1965년에 원주교구, 1966년에 마산교구, 1969년에는 안동교구, 1971년에 제주교구가 연차적으로 설립되었는데, 그 동안 교황 요한 23세는 이와 같은 한국 교회의 발전과 자립을 인정하여, 1962년 3월 10일에 정식으로 한국에 교계제도를 설립하여 3개 관구를 두어 이들 교구를 관할케 하였다. 이리하여 지하교회로 남아 있는 북한 교회를 제외한 한국 교회는 1984년 현재 14개 교구에 640여 본당, 1,000여명의 한국인 신부, 4,000여명의 남녀 수도자를 포함한 170여만명의 하느님 백성 공동체를 이루면서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의 영광을 갖게 되었다.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