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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 인쇄

한자 主敎
라틴어 episcopus
영어 bishop

   1. 정의 : 하느님의 제정하심에 따라 성령을 받아 사도들의 지위를 계승하는 주교 즉 감목(監牧)은 교회 안에서 세워진 목자들로서 교리의 스승들이요 거룩한 예배의 사제들이며 통치의 봉사자들이다(교회법 375조 ①).

   2. 명칭 : 신약성서에 주교를 일컫는 대표적인 단어로 그리스어 프레스비테로스(presbuteros)와 에피스코포스(episkopos)이며 공동번역에서는 ‘원로’(장로)와 ‘감독자’로 각각 번역되어 있다(디도 1:5-9 참조) epischopos(라틴어로 episcopus)는 ‘감독하는 자’, ‘관리자’, ‘지도자’ 등을 의미하며 그러한 직책을 가진 세속의 공직자를 지칭하는 용어였는데 초대 교회에서 ‘사도의 후계자’들을 뜻하는 용어로 채용되었다. presbuteros(라틴어 presbyter)는 유태인 공동체의 집단 지도자를 뜻하는 단어였으며, 그리스도교개종한 유태인들이 그들의 새로운 산앙공동체의 집단 지도자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였다. 이는 초대 교회에서 ‘사도의 후계자’를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다가 2세기말부터 ‘사도의 후계자의 보조자’를 뜻하였는데 오늘날에는 사제(司祭)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초대 교회에서는 주교를 파파(papa)라고도 불렀다. 이는 ‘아버지’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며 원래 ‘사도의 후계자’와 자치 수도원원장들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5세기 이래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만을 지칭하는 용어로 한정되었다. 이밖에 주교를 가리키는 용어로는 ‘윗자리에서 지도하는 자’(antistites, praesules, principes, praepositi), ‘사제들 중 최상급자’(sacerdotes primi ordinis, summi sacerdotes, sacerdos Magnus), ‘다리 놓는 자’(pontifices), 목자(pastores), ‘가르치는 자’(doctores) 등이 있다.

   처음에는 집단 지도체제였던 교회가 2세기부터 단일 지도체제로 되었는데 이때부터 사도의 후계자로서 지역단위 교회를 이끌어 나가는 이를 에피스코푸스(eposcopus)라고 부르는 것이 정식 호칭이 되었고, 마침내 교회법전의 공식용어로 쓰이게 되었다. 이를 일본에서는 사교(司敎), 중국과 한국에서는 주교 또는 감목이라 한다. ‘감독하는 목자’ 또는 ‘감목이며 목자’라는 뜻을 지닌 감목은 에피스코푸스를 적절히 번역한 단어이다. 이는 마테오 리치 신부시대(1600년경) 이후 중국과 한국에서 사용되어 왔으나 한국에서는 1960년 이후 사용례가 줄어들고 있다. 한편 ‘주교’라는 용어는 한국에서 약 400년간 사용해 왔으나 에피스코푸스를 나타내기에 부적합한 말이다.

   3. 사도들의 후계자 선정 :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에게 맡기신 사명은 세상 종말까지 지속될 것이다(마태 28:20). 그러기에 사도들은 자기들의 후계자를 선정하고 후계자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제도를 마련해 두었다(교회헌장 20). 사도들의 사명을 계승하여 수행한 여러 직무 가운데 두드러진 것은 집사와 원로와 감독이다. 집사(diaconos)는 ‘부제’(副祭)라고도 불리며 교회의 살림을 맡아보도록 사도들의 안수를 받아 선정된 사람의 직책을 후대에 계승한 것이다(사도 6:1-6). 원로와 감독은 지역교회를 지도하도록 사도들에 의하여 선정된 사람이다(사도 14:22, 15:2, 20:17, 1디모 4:14, 5:17, 디도 1:5, 1베드 5:1, 1요한 1:1). 성서에서 집사는 원로와 감독에 대하여 분명히 구별되나 원로와 감독 상호간의 구별은 뚜렷하지 않다. 즉 바울로는 원로들에게 고별 연설을 하면서 그들을 감독들이라 부르고(사도 20:17- 35), 디도에게 원로를 선정하라고 명하면서 감독의 자격 요건을 말하고 있다(디도 1:5-9). 더욱이 모든 성도감독부제에게 인사하면서 원로에 대한 언급이 없고(필립 1:1), 감독의 자격을 설명하고 나서(1디모 3:1-7) 원로에 대한 언급없이 부제의 자격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1디모 3:18-13).

   4. 원로(장로)와 감독 : 그러나 원로와 감독동의어(同義語)인 것은 아니다. 유태인 출신의 그리스도 교인 공동체에는 유태교 전통에 따라 장로들이 집단적으로 교회를 지도한 반면, 이교도 출신의 그리스도 교인 공동체에는 그리스 · 로마적 제도의 영향으로 감독들이 단일 지도체제로 교회를 이끌어 나갔다. 당시의 관습상 일반적으로 장로는 신분을 가리키고 감독은 직책을 말한다. 그러므로 장로의 신분으로서 감독의 직책을 가질 수 있었다(1디모 1:17). 사도들과 사도의 보조자들은 지역교회에서 신앙 깊고 덕망 있는 신자들을 장로로 뽑았고 장로들 중 학덕이 뛰어난 사람에게 그곳 교회를 다스리는 감독직을 맡겼다. 1세기 후반에 사도들과 그 직제자들이 별세하기 시작하면서 장로단의 단장격인 감독권위가 커지고 마침내 이들이 사도들의 사목직을 계승하게 되었다.

   5. 성령안수 : 감독장로부제는 민중에 의하여 선출되기도 하고(사도 6:3) 사도들이나 그 후계자들이 임명하기도 하였지만(디도 1:15), 언제나 성령은총을 주는 안수로써 그 직무를 수여받았고(1디모 1:18, 4:14, 5:22, 2디모 1:6, 디도 1:5), 성령께서 그들을 감독으로 세우셔서 당신 교회를 보살피게 하셨다(사도 20:28, 1베드 5:2). 이 안수의 예식은 단순한 축복의 뜻만 가진 것이 아니고 실제로 성령은총을 주는 것으로 초대 교회에서부터 인정해 오고 있다. 트리엔트 공의회디모테오 후서 1장 6-7절을 신품성사의 근거로 명시하고 있다(Denz. 1766). 여기서 가톨릭 교회교계제도그리스도교 발전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고 예수님과 사도들에게서 유래하는 신품권(神品權)을 가진 제도임을 알 수 있다.

   6. 사도들과 주교들 : 사도의 후계자인 주교들은 사도들의 모든 직능을 계승하지는 않는다. 사도의 직능 중에는 복음을 선포하여 교회의 토대를 구축하는 직능과 이 토대 위에서 교회를 사목하는 직무이다. 전자는 사도들 자신의 생애에 한정된 것이나 후자는 세상 종말까지 계승된다. 후자는 즉 사목직은 신앙교리를 권위 있게 가르치고(1고린 5:15-17, 1디모 3:2, 디도 1:9) 성사집전하며(1고린 11:33-34, 1디모 2:1-15) 신자공동체를 다스리는 일이다(1디모 3:5, 2디모 2:14, 4:1-5, 1베드 5:1-14, 교회헌장 20). 한편 주교는 개인적으로 어는 특정 사도의 후계자인 것이 아니다. 주교는 단체로서의 사도단을 계승하는 주교단에 속하여 있는 까닭에서만 사도의 계통을 잇는 것이다.

   7. 교황과 주교 : 주교직 자체가 하나이요 갈림이 없는 것이 되도록 그리스도께서는 베드로를 다른 사도들 위에 두시고 그 안에 신앙의 일치와 상호 교류의 볼 수 있는 원리와 기초를 마련하셨다(교회헌장 18, 19, 마태 16:18, 에페 2:20 참조). 주께서는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을 하나의 사도단으로 조직하셨다. 이와 같이 베드로의 계승자인 교황과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도 서로 결합되어 주교단을 이룬다(교회법 330조). 주교단 안에 사도단이 영구히 존속하므로 주교단은 단장과 더불어 세계 교회에 대한 최고전권의 주체이다. 그러나 단장 없이는 권한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단장의 동의 없이는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교회헌장 22, 교회법 336조).

   8. 주교단 : 주교단은 신품권과 교도권과 협의의 사목권에 있어서 사도단을 계승한 단체이며 그 안에 사도단이 존속하므로 전체 교회에 대하여 권한을 가지고 의무를 진다(교회헌장 22, 주교교령 4, 교회법 336조). 주교는 성사서품을 받고 주교단의 단장 및 그 단원들과의 교계적 친교로써 주교단의 단원이 된다(교회헌장 22, 주교교령 4). 주교는 안수성성(成聖)의 예절로써 성령은총을 받고 거룩한 인호가 박히며 성화하고 가르치고 다스리는 임무를 받는다(교회헌장 21). 다만 이 임무는 본질적으로 주교단의 단장 및 단원들과의 교계적 친교안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교회법 375조 ②).

   9. 주교의 권리와 의무 : 지역교회의 사목 책임을 맡은 주교는 교황의 권위 밑에서 정상적으로 직접 교회를 돌보는 목자로서 교도직(敎導職)과 사제직(司祭職)과 사목직(司牧職)을 수행함으로써 주의 이름으로 자기 양들을 양육한다(주교교령 11). 교도직을 통해서 주교는 만민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며 성령의 힘으로 그들을 신앙에로 불러들이거나 그들의 신앙을 더욱 굳게 한다. 또 그리스도를 알기에 필요한 모든 진리를 가르친다. 그리고 하느님을 현양하고 그로써 영원행복을 얻도록 하느님께서 제시하신 길도 가르친다(주교교령 12). 사제직을 통하여 주교는 담당 지역교회를 상화시켜 그 안에서 그리스도의 교회 전체의 의의가 빛나게 한다. 신품성사의 충만을 지니며 하느님 신비의 으뜸 관리자이자 전례생활의 감독자요 수호자이다(주교교령 15). 사목직을 통하여 주교는 자기 양들을 알고 양들도 목자를 알도록 하고 참 아버지로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양떼를 보살핀다. 이러한 사목적 노력에 있어서 신자들도 적절히 교회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 신비체 건설에 능동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평신도들의 의무와 권리를 인정한다(주교교령 16).

   10. 교구장 주교와 명의(名義)주교 : 교구의 사목을 맡고 있는 주교를 교구장주교(episcopus dioecesanus)라고 하고 그 외는 명의주교(episcopus titularis)라고 한다(교회법 376조). 예를 들면 교황대사, 부(副)주교, 보좌(補佐)주교는 모두 명의주교이다. 명의주교가 생기게 된 것은, 7∼8세기 및 13세기에 중동과 소아시아 및 아프리카스페인이슬람교도들의 지배아래 들어가자 그곳 주교들이 서방 교회의 주교들에게 피난가서 보좌주교가 되는 동시에 광복의 그날을 고대하며 과거의 교구 명칭을 고수한데서 비롯한다. 그 명칭은 후임 보좌주교들이 계승하여 왔는데 광복의 꿈은 십자군 원정 때 잠시 이루어졌을 뿐이다. 이러한 보좌주교를 ‘미신자들에 대한 주교’(episcopus in partibus infidelium)라고 불렀으나 교황 레오 13세는 이를 ‘명의주교’로 개칭하였다(1882년). ‘명의’란 지금은 소멸되었으나 과거에 존재했던 교구의 이름이다. 따라서 명의주교는 그 명의로 되어 있는 교구에 대하여 아무런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역대 교황은 명의주교의 제도를 응용하여 전교지방의 대목구장(代牧區長, Vicarius Apostolicus), 관리구장(管理區長, Administrator Apostolicus), 교황청 근무의 고위 성직자, 교황대사 등을 임명하였다.

   11. 교구장 계승권이 있는 보좌주교와 없는 보좌주교 : 계승권이 있는 보좌주교와 계승권이 없는 보좌주교교구장 주교를 보필하는 명의주교란 점에서 같으나 전자는 교구장 계승권을 지니고 후자는 지니지 못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교회법 403조). 계승권이 있는 보좌주교주교좌의 공석이 있을 때 즉시 교구장주교가 되므로(교회법 409조 ①) 박해시대에는 계승권이 있는 보좌주교를 임명해두는 것이 상례였다. 한국 천주교회 초기의 조선대목구(代牧區) 시대에는 모든 교구장이 계승권이 있는 보좌주교를 거닌 분들이다. 이와 달리 계승권이 없는 보좌주교주교좌의 공석이 있어도 관할권자가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새 교구장 주교가 법적 취임을 할 때까지 전임교구장 재임시에 총대리감목대리로서 가지고 있었던 권한만 보존한다. 또 교구장 직무 대행직에 지명되지 않은 계승권이 없는 보좌주교는 법률상 부여된 자기 권리를 교구장 직무 대행의 권위 아래 행사한다(교회법 409조 ③).

   12. 교구과 관구: 유일한 가톨릭 교회는 다양한 지역 단위 교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 교회들은 주로 교구이다(교회법 368조). 교구는 주교가 사제단의 협력을 받아 사목하는 하느님 백성의 일부이다(교회법 369조). 교구장 주교는 교황의 임명이나 인준을 받은 자로서(교회법 377조 ①). 만 75세 된 교구장 주교는 사표를 제출한다(교회법 401조 ①). 인접 교구들의 지역적 사정에 따라 공동사목 활동을 증진시키고 교구장 주교들의 상호결속을 돈독히 하기 위하여 일정 지역을 관구로 통합한다(교회법 481조 ①). 관구의 설정, 폐지, 변경은 교회 최상권자의 권한에 속한다(교회법 481조 ③). 관구장 주교는 담당 관구의 대주교(Archiepiscopus)요 지휘자이다. 관구 산하 교구들에 대하여 신앙과 교회의 규율이 정확히 준수되도록 감독하고 혹시 남용이 있으면 이를 교황에게 보고하는 의무와 관구 관한 주교가 법정 순시를 게을리 하는 경우 이를 대신하는 권한 및 교구장 직무 대행이 법정 기일 안에 선출되지 않을 때 이를 임명하는 권한을 갖는다. 통상적으로 그 밖의 통할권은 가지지 않는다. 다만 관구 내 모든 성당에서 그 성당의 본 교구장처럼 전례집전할 수 있다(교회법 436조 ①, ③). 총대 주교(Patriarcha)난 수석 주교(Primas)의 칭호는 라틴 교회에서는 명예 특권 외에는 아무런 통할권도 수반되지 않는다(교회법 438조). (鄭鎭奭)

   [참고문헌] K. Rahner, Bishops: Their Status and Function, tr. E. Quinn, London 1974 / H.W. Beyer, epischopos, TWNT Ⅱ, 1935 / F.C. Baur, Uber den Ursprung des Episcopats in der chrislichen Kirche, 1838 / H. Kung, Structure of the Church, 1965 / J. Lecuyer, tudes sur la collegialite episcopale, 1964 /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1981 / 鄭鎭奭, 敎階制度史, 1978.
출처 : [가톨릭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