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19 조회수3,479 추천수9 반대(0)

예전에 성당 마당에 식당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가건물이었지만 그래도 식당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먼저 땅을 파고, 바닥을 견고하게 하였습니다. 바닥이 견고하지 않으면 건물이 제대로 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처음 바닥에 시멘트를 부울 때만 보았지 나중에 건물이 세워진 뒤에는 땅에 묻힌 바닥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건물이 튼튼하게 설 수 있는 것은 바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식당에서 많은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주방 설비도 마련하였고, 책상과 의자도 준비했습니다. 선풍기도 달았고, 창문도 예쁘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들은 눈으로 볼 수 있었지만 바닥은 여전히 볼 수 없었습니다.

 

우리의 몸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바로 볼 수 있는 얼굴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바쁘게 움직이는 손과 발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들의 얼굴과 손과 발을 보면서 판단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몸이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하루를 살 수 있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고마운 존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선한 공기와 양분을 전해주는 혈관이 있습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영양분으로 만들어 주는 소화기관이 있습니다. 언제나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골격이 있습니다. 관찰하고 판단하여 행동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뇌가 있습니다. 어쩌면 중요한 것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운전 중에 타이어가 파손된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일찍 발견하였고, 주변에 차량이 없었기 때문에 타이어를 교체하였습니다. 차에는 스페어타이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제가 2007년에 차를 구입했습니다. 다른 타이어들은 모두 2017년의 타이어였습니다. 작년에 새롭게 교체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스페어타이어는 여전히 2007년도 타이어였습니다. 차의 트렁크 밑에서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바깥을 보지 못했습니다. 스페어타이어는 단 한번 사용되기 위해서 10년 동안 어두운 트렁크에 있었던 것입니다. 파손된 타이어는 새것으로 교체하였고, 스페어타이어는 다시금 트렁크 아래에 두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았지만 스페어타이어는 깊은 영성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만 알아주신다면, 한 번도 세상에 나오지 못해도 만족해하는 신앙, 단 한번 세상을 구경하고 다시금 어두운 곳으로 가게 된다 할지라도 만족해하는 신앙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요셉 성인의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요셉 성인은 건물의 바닥과 같은 분이 아닐까! 요셉 성인은 드러나지 않지만 우리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혈관과 같은 분이 아닐까! 요셉 성인은 단 한번 세상에 드러나지만 위기의 순간에 꼭 필요했던 스페어타이어와 같은 분이 아닐까? 요셉 성인은 오늘도 말없이 우리들에게 깊은 영성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요셉 성인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사는 사람에게 시련은 있어도 절망은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아브라함은 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라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구약의 요셉은 형들이 자신을 팔아 이집트로 보낸 것도 하느님의 뜻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욥은 재물, 건강, 자녀들을 잃어버린 것도 하느님의 뜻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하느님은 우리가 어떤 신분으로 살았는지, 어떤 피부색으로 살았는지, 어떤 성별로 살았는지, 얼마나 큰 업적을 쌓았는지를 가지고 판단하지는 않으실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판단하신다면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충실하게 살았는지 일 것입니다. 그런 기준이라면 요셉 성인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 요셉 성인의 축일을 지내면서 모든 것을 마음에 품고, 하느님의 뜻대로 살았던 요셉성인을 생각합니다. 요셉 성인이 가졌던 영성을 배운다면 우리들은 다가오는 도전을 이겨내고, 참된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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