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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18♣,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태도, 그리고 교황께서 보여주신 태도..(김대열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신부)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8-18 조회수1,647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8년8월18일 토요일 복음 묵상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마태오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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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십년 간 주임신부로 지내던 전 본당처럼, 지금의 본당도 다국적 국제 성당입니다.

부임한 지 1년 4개월이 지나는 시점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이 볼 수 없는 풍경이 전개되는 성당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다국적 성당이라 하면 역시 사목자의 입장에서는 일장일단을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요.
좋은 점들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한다면, 서로 다른 것이 많기에 다양하고 풍요롭다는 것이 그 하나일 것이고,

다름을 넘어 조화를 이루며 형제적 일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공동체이자 가족이라는 것이 또 하나의 좋은 점일 것입니다.

어쩌면 저희는 미래 교회를 미리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힘든 점들에 대해 말하면 역시 다른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지요.

언어, 문화, 취향, 심지어는 신앙생활의 습관에서조차 드러나는 차이 때문에 모든 것에 시간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주보를 만들어도 주요 언어권만 선정해서 6개국어로 매주 만들어냅니다.

십년 간의 노하우가 있어도 늘 새로운 어려움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축복을 청하고자 합니다.

그러자 제자들이 이를 막으려다 예수님께 꾸지람을 듣습니다.

분명 시끄럽고 산만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이 제자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희 본당도 아이들을 키우는 모습이 나라마다 달라 보입니다.

성당 예절을 엄격하게 가르치는 문화가 있고,

얘들이 뛰어다니던 큰 소리로 울어 대던 상관없이 앉아 있는 엄마들이 자연스러운 문화도 있습니다.

저 역시 미사 중에 아이들이 떠들고 뛰어다니면 집중력이 떨어져버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것이 옳을 지 적지 않게 생각해보았고,

주보를 통해서나, 아니면 각 언어권 미사 중 부드럽고 점잖게 타이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효과는 있었고, 적어도 강론을 할 때 울어 대는 아기가 있으면 엄마들은 조용히 아이를 안고 나가서 달랜 후 들어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인터넷으로 교황께서 집전하는 미사를 보게 됩니다.

교황께서 설교를 하시는 도중에, 철부지 어린아이 하나가 제대로 뛰어올라 교황님의 제의를 잡고 늘어집니다.

주변 사람들과 아이의 부모는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라 합니다.

그 때, 교황께서는 아이를 그대로 놓아두라고 아이를 말리려는 사람들을 제지하십니다.

그리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설교를 계속하십니다.
한마디로 아름다웠습니다. 그 어떤 설교보다도 강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저 역시 미사 중 아이가 큰 소리로 울어 대더라도 불편한 마음이 생기지를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잠시 기다려줍니다. 엄마가 무안해 하지 않게 말입니다. 다른 신자들도 여유로워진 표정을 짓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태도, 그리고 교황께서 보여주신 태도에는 공통적인 메시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 어떤 좋은 일을 하고자 할 때조차,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평상시 행동이나 태도로 드러나는 모범이 그 어떤 말보다 사람들에게 크고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행동은 평상시의 삶을 반영합니다. 억지로 해서 만들어지는 행동은 자연스러울 수가 없겠지요.
환경이나 상황을 탓하기보다 그 안에 있는 우리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가를 늘 살펴보아야 할 듯합니다.

그 마음의 상태는 반드시 태도나 행동으로 드러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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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자매들과 수단을 입은 저의 모습입니다. 아오자이와 수단이 제법 잘 어울리지요?)

이세사키 가톨릭 천주교회 (김 대열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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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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