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감실조배를 하며 받은 은혜(은혜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04-20 조회수1,636 추천수0 반대(0) 신고

 

 

올해도 성목요일 감실조배를 했습니다. 여덟 번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계산은 하지 않았지만 거의 시간으로 계산하면 100시간 정도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번에 조배를 하면서 이것도 은혜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은혜라고 한다면 하나 공유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매년 힘든 건 사실이지만 올해도 사실 열 시간을 연속으로 하는 게 조금은 다른 해보다 힘들었습니다. 어떻게 재작년과 작년에 17시간, 16시간을 했는지 만약 다시 하게 된다면 할 수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그때 어떻게 참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정말 저에게는 그때는 너무나도 절박했기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 하나의 그 이유는 어머니의 영혼을 위해서. 평생을 부처만 바라보고 사신 분이었기에 물론 마지막에는 비록 대세를 받고 정말 기적과도 같은 하느님의 은혜로 장례미사까지 하고 하느님 품으로 보내드렸지만 그래도 평생을 사시면서 선하게 사셨다고는 하지만 나약한 인간이기에 인간으로서 지은 죄도 있을 거라서 자식된 도리로서 하늘이 맺어준 천륜인 엄마와 아들인데 어머니의 영혼이 어찌 될지 모르는데 그냥 그걸 보고만 있을 수가 있겠는지요?

 

제 자신이 영세를 받지 않아 몰랐으면 모르지만 그동안 성당을 다니면서 알게 모르게 배운 지식이 있는데 어머니의 영혼을 위해 그런 수고를 하지 않는다면 제가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어머니를 어떻게 뵐 수가 있고 저를 배어서 열 달이라는 시간을 품어주시고 세상에 저를 낳아주실 때 그때 겪으신 산고도 자식으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태어날 수가 없지만 만약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때도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더 좋은 부모님한테서 태어나고 싶은 게 어쩌면 인간의 기본 심리이지만 한편 생각을 해보면 지금까지 엄마와 아들로 산 세월에 모자간에 든 부모와 자식으로 든 정이 있는데 그 정을 외면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정말 엄마를 너무나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엄마의 아들로 태어난다면 정말 지금까지 엄마를 사랑한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아들이 되고 싶네요. 요즘 같은 시대에 세상적으로 사실 만큼은 사시고 하늘나라 가셨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자식의 마음은 그렇지 않네요. 언젠가는 한 번은 이별을 해야 하는 게 자연의 이치이지만 그래도 자식의 마음은 조금이라도 좀 더 엄마의 얼굴을 보고 싶은 건 인간이라서 어쩔 수 없는 마음인 것 같아요.

 

요즘도 가끔 도로를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앰블란스 차를 보게 되면 예전에 어머니가 위독하실 때마다 병원으로 이송되어 가시는 기억이 떠올라 그 모습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곤 합니다. 다음에 하늘나라 갔을 때 제일 먼저 엄마가 하늘나라에 계시는지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나름 지금껏 살면서 어머니를 많이 사랑했지만 그래도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한 것 같아서 제 마음 한켠에는 회한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무리 효를 다했다고는 하나 그래도 자식이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데 한계를 그을 수가 있겠습니까? 하늘의 아버지를 사랑하게 되면 땅의 아버지, 어머니를 그만큼 사랑해야 하는 게 당연할 겁니다. 하느님께서도 당신을 사랑하는 것만큼 땅의 부모님을 사랑하는 걸 바라실 겁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세월이 지나면 엄마에 대한 정도 차차 잊어지겠지만 혹시라도 그러지는 않겠지만 정말 엄마에 대한 애틋한 정만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는 가지고 있고 싶습니다. 바로 그건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고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인연이라서 그렇습니다.

 

이번에 조배를 하면서 제가 욕심이 좀 많았습니만 지향이 일곱 개였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불의의 사고로 먼저 떠난 형님의 영혼을 위해서, 외국에서 공부하고 계신 형 같은 신부님을 위해, 그리고 지금 미국에 계신 양 아가다 수녀님을 위해, 또 살면서 마음으로 생각으로 죄를 지은 모든 분들을 위해서, 전주에 사시는 어떤 자매님의 영육간 건강을 위해 끝으로 얼마 전에 본당에 계신 작은 수녀님께서 투병하시는 데 빠른 쾌유를 위해서 이렇게 일곱 가지를 가지고 조배를 했습니다.

 

조배가 끝나고 금요일 오후에 카톡이 꾸리아 부단장을 맡고 계신 자매님께서 저에게 수고했다는 내용과 함께 예수님께서 참 흐뭇해하셨을 거라는 덕담 인사를 해 주셨습니다. 제가 그 카톡을 받고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할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제가 이렇게 답장을 보내드렸습니다. 저도 부단장님께서도 새벽시간에 오셔서 두 시간 하고 가셨기에 고생하셨다는 말씀과 저는 제 죗값 치른다고 그렇게 감실을 지켰다고 말씀을 드리면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런 인사를 받으려고 한 건 아니지만 그런 걸 떠나서 누군가의 격려는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조배를 하면서 받은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열 시간을 하면서 8년 동안 지켜봤는데 어떨 경우는 조배를 진행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으로 신앙생활을 오랫동안 하셨어도 어떤 건 정말 너무나도 기본적인 걸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어디 가서 가톨릭 신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정도의 그런 일을 보게 되면 마음속으로 좀 안타까웠습니다. 매년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보면 주송을 안 하시려고 하고 꺼려하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제가 지금까지 8년 동안 보면서 묵주기도 할 때가 가장 어이없는 실수를 많이 하십니다. 이번에도 조배를 하면서 그런 걸 좀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런데 놀랍게도 마지막 열 시간 다 조배를 채우고 잠시 묵상을 하며 조배 마치는 시간을 기다리며 묵상을 할 때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마치 주님께서 주신 생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베드로야, 물론 너가 보기에 조금 부족한 부분도 있었을 거야. 물론 좀 더 정확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진행하면 좋은 건 사실일 거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보렴.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너희를 사랑해서 내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수난을 받고 또 너희를 사랑해서 목숨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내어준 내 사랑을 생각하려고 또 기억하려고 오지 않았겠니?

 

설령 조배중에 약간의 진행상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도 너가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하고 그런 것도 기도로써 그런 부족한 부분도 감싸안고 형제를 사랑으로 품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는 게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거란다. 알겠니? 베드로야.

 

너가 아무리 나의 수난을 묵상한답시고 열 시간을 조배를 해도 그런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 한다면 정말 아쉬움으로 남을 조배가 되지 않겠니? 나와 함께 보낸 너의 그 시간은 고맙지만은 그래도 너가 진정으로 나의 아들이 되려면 좀 더 넓은 가슴으로 묵묵히 형제자매들을 품어주었으면 좋겠구나.

 

너가 그렇게 해서 이 세상에서 어떤 누구에게도 그런 일에 대해 알아주기도 바라지도 말고 알겠니? 베드로야, 그런 건 다 부질없는 일이란다. 나중에 내가 알아주면 되지 않니?

 

마지막 조배 시간에 이런 생각이 마음속으로 마치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여덟 번 감실조배를 했지만 이런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었습니다. 아마 예수님께서 제가 부족하니 그런 부족한 부분을 채우라고 해 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냥 그런 생각이 저도 모르게 났다는 거지 예수님께서 하셨다는 그런 말씀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