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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이 때로는 무서운 교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17 조회수1,267 추천수1 반대(0) 신고

 

어제 중요한 인생의 교훈을 신앙의 선배님으로부터 하나 배웠습니다. 그분은 저의 생각을 잘 알 정도로 친분이 있는 분이십니다. 인생과 신앙의 선배이십니다. 이 세상은 아무리 선의의 뜻으로 선의의 일을 한다고 해도 상대방은 자기의 생각과 배치되면 다른 생각으로 왜곡할 수 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런 말씀을 이분이 말씀하시지 않아도 이 정도는 누구나 알 수 있는 평범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좀 더 자세하게 세부적으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논리적으로 왜 그런지를 말씀해 주시니 절실히 그분의 말씀을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생각이나 말 이런 주관적인 걸 전달할 때는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왜곡되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세심히 살펴보아야 한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분은 제가 어떤 걸 표현해도 저를 오랜 시간 동안 지켜보고 또 만나서 많은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신앙에 관한 것 등등 다양한 대화를 오랜 시간 나누었기 때문에 제가 어떤 걸 표현해도 그 표현 속에 어떤 생각으로 그런 표현을 했는지 읽어낼 수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제가 말하는 의도를 알 수 있는 분이라 곡해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잘 모르는 사람은 사안에 따라서는 제가 하는 표현을 곡해해서 이해할 수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사실을 말씀해 주셨을 때 순간 뜨끔했습니다.

 

이 말씀을 들었을 때 교만이라는 거에 대해 묵상을 해봤습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교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습니다. 이와 역으로 또한 겸손해야 한다는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겸손이라는 게 무슨 뜻이고 또 교만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누구나 기본적인 뜻은 잘 알고는 있지만 말입니다.

 

인간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여러 신앙 여정 속에서 수많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싸움도 해야 되겠지만 숨을 거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싸워야 되는 게 교만인 것 같습니다. 교만도 자신이 알 수 있는 교만이 있습니다. 이건 신앙의 눈으로 봐서 자신을 되돌아보며 회개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면 될 일입니다.

 

근데 중요한 것은 자신만 모르는 교만이 얼마나 무서운지 말입니다. 저는 오늘 이걸 절실히 실감했습니다. 이건 누군가가 알려 주지 않으면 모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런 사실을 알려주었을 때 그걸 알려주신 분께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때 정말 겸손한 자세로 그분의 말씀을 잘 경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때 정말 겸손한 사람은 그 말씀을 잘 받아들일 수가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적반하장 격으로 상대를 자신에게 그런 걸 가르치려 든다고 하면서 도리어 자신이 교만의 길로 갈 소지가 다분히 있다는 것입니다.

 

교부들의 말씀을 보면 정말 교만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움터 자란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게 교만인 줄 모르고 생활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어떤 신부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피정지도를 하시면서 피정 마지막 날에는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면담성사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합니다. 언제 한번은 어떤 분과 면담을 하는데 아주 놀라운 것을 발견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실제 그분과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분은 자신이 아주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며 표현이나 형식을 보면 외관적으로 아주 겸손한 모습이라고 하셨습니다. 근데 중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서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분의 생각 언저리에는 교만도 그런 교만도 있을까 할 정도로 교만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분 입장에서는 그게 겸손이라고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부님께서 그게 겸손이 아니고 상당한 교만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그 말씀에 그분은 상당히 놀라워하셨다고 합니다. 왜 그게 교만인지 설명을 해 주셨다고 합니다.

 

저도 이런 사실을 예전에 들었지만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는데 오늘 제 신앙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 보니 그때 그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오늘 절실하게 배웠습니다. 자기가 모르는 교만이 얼마나 무서운지 말입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누구나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이건 세상적으로 보면 아주 지극히 정상적인 것인데 신앙적으로 보면 이것도 엄청 무서운 교만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물론 이런 내용이 준주성범에도 나오는 내용입니다만 보편적으로 보면 실제 인간의 근본 속성으로 치부를 하는 경향이 높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마 다수를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사순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순시기에는 교만에 대해 집중적으로 묵상을 하고 교만과 옛날 은수자들은 교만과 싸우기 위해  어떻게 싸웠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하나 배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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