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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제1독서 (1베드5,1-4)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0-02-22 조회수916 추천수1 반대(0) 신고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제1독서 (1베드5,1-4)

 

"여러분 가운데에 있는 하느님의 양 떼를 치십시오. 그들을 돌보되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해서 지배하려 하지 말고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2-3)

 

베드로 사도는 베드로 전서 5장 2절과 3절에서 원로들을 양 떼를 치는 목자로 비유하면서 그들에게 목자로서 갖추어야 할 필요한 세 가지 자세에 대한 지침을 주고 있다이러한 베드로 사도의 권면은 요한복음 21장 15-17절에 기록된 그와 부활하신 예수님 사이에 있었던 대화를 상기시킨다.

 

즉 부활하시어 베드로 사도에게 나타나셨던 예수님은 그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 (요한21,16)고 당부하시며그 ''이 그리스도에게 속하였지만 그 양을 돌보는 직책은 베드로 사도에게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제 베드로는 그 ''이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 속하였다고(사도20,28) 언급하면서 원로들 역시 베드로 자신처럼 그러한 하느님의 양 떼를 돌보는 직책을 가지고 있음을 주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돌보되'로 번역된 '포이마나테'(poimanate)는 '포이마이노'(poimaino)의 명령형이다. '포이마이노'(poimaino) 동사는 '양치는 목자'를 뜻하는 명사 '포이맨'(poimen)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가축떼를 돌보다'라는 의미를 지니며마태오 복음 2장 6절과 묵시록 7장 17절에서는 '목자가 되다'라는 의미로 번역되었다.

원로들은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맡기신 양 떼곧 성도를 먹이고 돌보아야 하는 목자라는 철저한 자각을 가져야만이 자신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다.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하십시오'

 

원로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하느님의 양 떼를 돌볼 때 첫째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억지로 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자진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억지로 하지 말고'에서 '하지'로 번역된 '에피스코푼테스'(episkopuntes)는 '에피스코페오'(episkopeo)의 명령적 의미를 지닌 분사로서 2절의 중반절과 하반절에 있는 네 개의 분사에 모두 걸린다.

 

'~위에'란 의미의 전치사 '에피'(epi)와 '주시하다', '돌보다'라는 의미의 동사 '스코페오'(skopeo)의 합성어로서문자적으로는 '위에서 돌보다'라는 의미를 지니는 '에피스코페오'(episkopeo)는 신약 성경에서 여기 베드로 전서 5장 2절과 히브리서 12장 15절 두 곳밖에 용례가 없는 동사이다.

이 단어의 명사형은 '감독'이라는 의미의 '에피스코포스'(episkopos; 사도20,28; 1티모3,2; 1베드2,25)인데이것은 이 동사 '에피스코페오'(episkopeo)가 '돌보고 감독하다'라는 의미인 것을 알게 한다.

 

한편 본문에서는 '억지로'라는 말과 '자진해서'라는 단어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먼저 '억지로'라고 번역된 '아낭카스토스'(anangkastos)는 '아낭케'(anangke)의 부사형이다.

'아낭케'는 '꽉 누르다'라는 의미의 동사 '앙코'(angcho)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필연성', 강제', '고통'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이 용어는 어떤 일을 기쁜 마음으로가 아니라 의무감이나 어떤 외적 요인들에 의해 마음이 눌려진 상태에서 하는 것을 뜻한다(1코린7,37; 필레몬1,14). 따라서 '아낭카스토스'를 '하기 싫은 상태에서 억지로', '강제적으로', '강요로'라고 번역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것과 대조를 이루는 '자진해서'라고 번역된 '헤쿠시오스'(hekusios)는 '자유 의지를 사용해서', '자발적으로', '자의로'(필레몬1,14)라는 의미이다이 단어 속에는 인간의 자발적인 열의가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본문에서 이 단어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라고 번역된 '카타 테온'(kata theon)이라는 표현에 한정되고 있다다시 말해서 자발적인 인간의 열심도 중요하지만그 인간의 열심히 오직 하느님의 뜻에 합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하느님의 뜻에 맞지 않고 성령께서 주신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인간의 자발적인 열심은 교만으로 바벨탑을 쌓는 것처럼오히려 하느님의 일에 해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양 떼를 치는 원로들이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결국 양 떼를 치는 자들은 자신의 눈에 보기에 좋을 대로 행할 것이 아니라 그 양들을 맡기신 분의 뜻을 쫓아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

 

하느님의 양 떼를 치는 목자가 기억해야 할 두번째 자세는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 말고 열성으로 하십시오이다여기에서는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와 '열성으로 하는 것'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먼저 '부정한 이익을 탐내서 하지'로 번역된 '아이스코로케르도스'(aischrokerdos)는 '부끄러운', '추한', '상스러운등의 뜻을 갖는 '아이스크로스'(aischros)와 '얻다'라는 뜻이 있는 '케르도스'(kerdos)의 합성어에서 유래하며 '혐오스러운 욕심을 가지고','부끄러운 이득을 취하려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열성으로 하십시오'로 번역된 '프로튀모스'(prothymos)는 '~앞에라는 뜻의 전치사 '프로'(pro)와 '열망', '욕정', '열성등의 뜻이 있는 명사 '튀모스'(thymos)의 합성어에서 유래하여 '기꺼이 ~하는', '간절히 바라고 열망하여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이 '기꺼이 ~하다'라는 행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마르코 복음 14장 38절과 마태오 복음 26장 41절에서 드러나는 것처럼인간 자신의 의지뿐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지지가 앞서야 한다.

결국 이 두번째 지침도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양 떼를 자신의 욕심이 아닌 하느님의 뜻대로 돌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양 떼를 치는 자들은 삯꾼 목자와 같다(요한10,12.13). 이들은 하느님 대전에 부정한 욕심을 가지고 부끄러운 이득을 취하기 위해 양들을 돌보는 까닭에 위험이 오면 양을 버리고 도망쳐 버린다하지만 참된 목자는 오직 양 떼를 맡기신 하느님께서 힘을 주시는 대로 그분의 뜻에 순종하여 기쁨으로 양 떼를 돌본다.

 

결론적으로 베드로 전서 5장 2절을 통해서 강조하는 것은 양 떼를 돌보는 교회의 지도자들은 그 양이 비록 자신에게 맡겨진 양일지라도 자신의 임의대로 혹은 자신의 힘을 사용해서 돌보는 것이 아니라 그 양이 누구에게 속해 있는가를 분명히 깨닫고 오로지 맡기신 분의 뜻을 따라서 그분이 공급해 주시는 힘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분에게 맡겨진 이들을 위에서 지배하려 하지 말고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 (3)

 

하느님의 양 떼를 치는 목자에게 요구되는 세번째 자세는 '위에서 지배하려 하지 말고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이다여기서 '맡겨진 이들을'로 번역된 '톤 클레론'(ton klleron)에서 '클레론'(klleron)의 원형 '클레로스'(klleros)는 '제비', '', '분깃', '유산', '기업'등의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마태오 복음 27장 35요한 복음 19장 24절에서는 '제비'사도행전 26장 18절과 콜로새서 1장 12절에서는 '상속 재산'(상속의 몫)으로 각각 번역했다.

 

이것은 원로들에게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양 떼를 의미한다여기서 베드로 사도가 '클레로스'(klleros)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드러내기를 원했던 것은 하느님께서 원로들에게 양 떼를 돌보는 임무를 맡기셨지만그들에게 그 양에 대한 소유권까지 이전해 주신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이 분배받은 몫의 주인은 여전히 하느님이시기에 원로들은 하느님의 소유인 양 떼들을 청지기(관리인)적 자세로 잘 보호하고 양육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렇게 때문에 양 떼를 맡은 원로들은 양 떼를 위에서 지배하려는 자세를 가져서는 안된다.

 

여기서 '위에서 지배하려 하지'와 '양 떼의 모범이 되십시오'가 대조되고 있다.

'위에서 지배하려 하지'로 번역된 '카타퀴리유온테스'(katakyrieuontes)는 '복종시키다','()가 되다'(마르10,42; 마태20,25)라는 의미를 가진 동사 '카타퀴리유오'(katakyrieuo)의 명령적 의미를 지닌 현재분사이다.

이 단어는 원로들이 그들에게 맡겨진 교회안의 사람들에게 주인 행세를 하려는 행동을 묘사한다.

 

이러한 행동이 금지 부정어 '메드'(med; '말고')와 함께 쓰여 양 떼를 자기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것은 베드로 전서 5장 2절의 연장선상에서 금지되고 있는 행동임을 알게 해준다.  또한 여기서 '모범'에 해당하는 '튀포이'(typoi)의 원형 '튀포스'(typos)는 '모방해야 할 표본'이라는 의미이다즉 원로들 모두가 양떼들에게 신앙의 모범이 되어야 함을 나타낸다.

이런 것들을 통해 베드로 사도는 교회의 주권이 철저히 하느님께 있음을 밝히면서 교회의 지도자들이 할 일은 겸손과 신실한 마음으로 모범을 보이며 하느님의 뜻대로 맡은 양떼들을 잘 돌보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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