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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새벽에 성모님을 묵상하며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25 조회수1,427 추천수0 반대(0) 신고

 

하느님께서는 이미 창세 전에 한 여인을 점 찍어놓았다. 그 여인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왜 하느님은 수많은 여인들을 놔두고 이 여인을 선택하셔서 이 여인의 몸을 빌려 세상에 오시려고 하였을까?

 

하느님께서 여인을 향한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이 여인만은 어떤 시련과 난관이 오더라도 나를 지켜줄 거란 확고한 믿음,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 말이다. 하느님께서도 두려웠을 것이다. 한 여인의 몸 안에서 아홉 달을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왜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 만물을 말씀으로도 다 창조하신 분이신데 그 정도의 능력이시면 굳이 힘들게 아홉 달이라는 시간을 여인의 몸을 빌리시고자 하였을까? 그냥 어느 시간에 아무도 모르게 인간의 몸으로 화하셔서 감쪽같이 내려오실 수도 있으실 텐데도 말일까?

 

하느님 당신께서도 고민을 하셨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이 세상에 내려오시게 된다면 죄 많은 인간을 구원하려고 오셨는데 그 인간 군상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가 없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셨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고민 끝에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철저히 인간이 되어 우리와 똑같이 되고자 하셨을 것이다.

 

이 세상에 남남이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는 인간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한 지붕아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려면 철저히 서로를 존중하면서 상대에게 자신의 전 존재를 내어주는 삶을 살 때만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부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히 자신이 상대에 맞추어야만이 가능할 것이다. 바로 하느님께서도 그래서 인간의 몸을 빌려서 오신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인간의 욕망에 이끌려 이 세상에 오실 수는 없는 노릇일 터라 이미 인간들에게 자신이 어떤 길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려 오실지를 미리 예언자들을 통해 예비해두셨을 것이다. 그런 사실도 죄인들을 위한 배려이시다고 생각한다. 이미 하느님께서 이 땅에 어떤 모습으로 오실지를 말이다.

 

한 예언자 이사야를 통해 이 사실을 미리 예고해두셨던 것이다. 이런 원대한 계획을 미리 생각해두셨을 텐데 드디어 그 시간이 오신 것이었다. 하느님께서는 매너가 참 좋으신 분이시고 배려가 있는 분이셨다. 미리 예비한 일이었지만 갑자기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처녀의 몸에 불쑥 들어가게 된다면 그 처녀가 얼마나 당황스러워할지를 아셨던 것이다.

 

그래서 미리 친절하시게도 가브리엘 천사에게 지시를 내리신 모양인 것 같다. 마리아라는 처녀에게 가서 성령의 기운으로 한 생명이 탄생하게 될 터이니 이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너무 놀라지 말라고 전갈을 전해주는 것이었다.

 

천사가 드디어 마리아의 집에 가서 이런 사실을 말하였다. 사실을 말할 때 처음부터 천사는 마리아 처녀에게 복을 빌어주었다. 기뻐하여라고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주님이 함께 하실 거라고 한다.

 

처음에 이 순진한 시골 처녀는 이 말에 몹시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예비하신 여인이니 뭔가 달라도 달랐었다. 그 상황에서도 놀라운 가슴을 진정시키고 곰곰이 천사의 말이 무슨 뜻인지 생각하였으니 말이다.

 

한마디로 경거망동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천사도 참 똑똑하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인사말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는 인사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어쩌면 배려를 한다고 하는 첫 말이 두려워하지 말라는 첫 인사였다면 그게 더 두려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기뻐하여라는 말로 인사를 하였지만 뭔 영문인지 모를 처녀에게 다시 안심시키기 위해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면서 진정을 시키는 것이었다. 마리아의 몸에 아이가 잉태될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바로 그 아이가 하느님이라는 사실인 것이었다.

 

만약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린 그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했을 것 같을까?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 마리아는 남자를 모르는데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던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다시 한 번 더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다. 이런 믿기지 않는 사실을 믿게 하려고 사촌언니 엘리사벳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이미 사촌 언니도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천사가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고 이야기하였다. 이 말에 이젠 시골 처녀였던 마리아는 모든 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바로 그 자리에서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고 고백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오늘 복음은 끝이 나게 됩니다. 여기까지만 놓고 성모님의 믿음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바로 이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가 있을까요? 바로 하느님의 뜻에 순명을 하려면 인간적인 생각을 하게 되면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저 같은 지금의 믿음 상태라면 먼저 두 가지가 고민이 되었을 겁니다. 약혼자 요셉이 생각났을 겁니다. 요셉이 이런 사실을 진짜로 이해를 할 수가 있을까? 또 하나는 요셉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을 때 마리아는 자신이 당시 율법에 따라 죽게 된다는 사실을 분명 생각했을 것입니다.

 

요셉만 무덤까지 비밀을 지켜준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이처럼 저 같았으면 이런 인간적인 생각에 천사의 수태고지를 받아들이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믿음은 남달랐습니다. 왜 그런 상황에서도 그걸 수락했을까요? 무엇을 믿고 말입니다. 바로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었습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다는 믿음 말입니다.

 

그런 믿음이 있었기에 앞으로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두려움도 극복할 수가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2년 전에 읽었던 마리아의 비밀을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기억이 확실하게 나지는 않지만 제가 독후감을 적었을 때 이런 사실을 적은 건 기억이 납니다. 성모님의 이런 믿음의 바탕에는 부모님의 신앙교육이 중요했다는 내용을 적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스페인 신부님의 치밀한 감성이 그 책의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2년 전에 독후감 공모전 때문에 읽기는 읽었지만 책 말미에 나오는 성모님의 유언 같은 내용은 정말 가슴 저미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느님은 마리아의 여인과 이런 운명으로 아들과 어머니로 인연을 맺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제 한 처녀의 몸에 들어가시기 전에는 마리아가 한 시골 마을의 처녀에 불과했지만 이제 당신이 마리아 처녀 몸에 들어가시는 그 순간부터는 더 이상 시골 처녀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이때부터는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신분으로 바뀌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모님의 태중에 계시면서 아마 모르긴 몰라도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어머니, 제가 어머니에게 참으로 못할 짓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죄도 없는 당신을 제가 선택해서 저로 인해 당신이 앞으로 눈물을 흘리시며 가실 단장의 고통을 생각하니 참으로 이 아들의 마음이 너무나도 말로 할 수 없이 고통스럽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제가 어머니의 그 눈물 절대 잊지 않고 분명히 약속드리겠습니다. 기필코 반드시 어머니께서 이 세상을 사시면서 저로 인해 흘리신 눈물이 하늘 나라에서 당신을 어머니로 모시는 그날에는 이 세상의 어머니가 아니라 천상의 모후로 당신을 맞이해드릴 것을 약속하겠습니다. 그 영예는 영원무궁 세세토록 길이길이 빛나게 해 드릴 것입니다.

 

어머니....... 존귀하신 하늘의 모후이시여! 길이길이 영원세세 무궁토록 찬미받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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