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순 제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26 조회수1,953 추천수15 반대(0)

코로나 바이러스는 미국의 한인 공동체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모임과 사순 특강이 취소되었습니다. 사순시기의 미사도 중단 되었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결정입니다.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건강에 분명 영향을 주었습니다. 발열, 기침, 호흡곤란이 수반되기도 하고,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였습니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은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어도 대부분 치유되기도 했습니다. 의료진의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대부분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몸에 영향을 주는 바이러스는 백신이 개발되고, 치료를 받으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마음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걱정, 공포,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함께하는 기쁨은 함께하는 불안이 되기도 했습니다. 마스크를 독점하여 이익을 챙기려 하기도 했습니다. 협조하고 공개하기 보다는 속이고 감추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국가적인 재난을 정쟁의 도구로 삼기도 했습니다. 불신, 이기주의, 단절은 우리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되었습니다. 바이러스는 지역, 이념, 세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찾아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지역, 이념, 세대, 성별을 초월하여 바이러스에 대처해야 합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볼 수 있었던 따뜻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의료진이 있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법회, 예배, 미사를 중단한 종교계의 협조가 있었습니다. 모임은 없었지만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가 있었습니다. 의료진과 질병본부 관계자를 위한 기도가 있었습니다. 자가 격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이러스로 고통 받는 사람을 위해 성금을 보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세상은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기에 그것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는 겁니다.

 

사스, 조류독감, 메르스, 코로나19처럼 바이러스는 이름을 바꾸어서 찾아올지 모릅니다. 예전에는 모르고 지나갔지만 과학과 의학의 발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통수단의 발달과 국제 무역의 발달은 지구촌을 하나의 그물망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런 그물망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의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계절이 바뀌면 찾아오는 감기, 독감을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듯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과도한 조치는 필요하지만 과민한 반응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면 이 또한 모두 지나갈 것입니다.

 

신부님들과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한 신부님께서 신발을 벗었는데 냄새가 심했습니다. 다른 신부님들은 코를 막기도 하고,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고, 이게 무슨 냄새냐고 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 신부님의 말이 분위기를 따뜻하게 바꾸었습니다. ‘오늘 일을 많이 하셨나 봅니다.’ 하루 종일 신자들과 만나면서 열심히 일을 했기에 발에서 냄새가 난다고 이해하시는 신부님이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나 자신은 과연 어떤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을까요?”

 

오늘 성서 말씀은 우리가 우리의 이웃과 하느님께 어떤 다리를 놓아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부정과 비난의 다리는 분노와 미움을 키우게 됩니다. 칭찬과 긍정의 다리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게 만들어 줍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이웃들에게 비난과 부정의 다리가 있다면 그것을 치워버리고 칭찬과 격려, 긍정과 사랑의 다리를 놓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뜻으로 세상을 보셨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도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볼 것을 바라고 계십니다. 신앙의 눈, 희망의 눈, 사랑의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주님은 마음이 부서진 이를 가까이하시고, 영혼이 짓밟힌 이를 구원해 주신다. 의인이 몹시 불행할지라도, 주님은 그 모든 불행에서 구하시리라. 너희는 나를 알고 또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나 스스로 온 것이 아니다. 나를 보내신 분은 참되신데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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