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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출생[15] / 야곱[3] / 창세기 성조사[6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27 조회수1,404 추천수4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5. 요셉 출생

 

이렇게 두 여자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여러 책략을 꾸몄다. 야곱을 협박하기도 하고 데리고 있는 몸종을 바치기도 했다. 그리고 자식이 구해온 이상한 약초를 두고 실랑이마저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들의 이런 욕망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들이 바라는 출산은 어쩌면 그들의 몫이 아니었다. 이것은 야곱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듯이(30,2), 오직 하느님의 자비의 산물일 것이기에.

 

사실 야곱의 자녀 출산에 네 여인이 관여했지만, 남편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라헬은 여전히 무소식이었다. 야곱 사랑을 거의 독차지한 그녀만이 유독 무자식이니, 참으로 하느님의 계획은 신비 그 자체라 할까? 이에 대한 하느님의 배려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대단히 궁금하다. 아무튼 르우벤이 가져온 합환채를 먹고 얼마 기간이 흘렀는지는 모른다. 그리고 그 풀을 야곱 혼자만 먹었는지, 라헬만 먹었는지, 같이 기분 좋게 먹었는지는 모른다. 그 뒤에 하느님께서 라헬을 기억하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마냥 지켜만 보시던 하느님께서는 그녀의 청을 들어주셔서 그 태를 열어 주셨다. 그리하여 라헬은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하느님께서 나의 수치를 없애 주셨구나.” 하고 말하였다. ‘없애 주셨다라는 동사는 히브리어로 아사프이다. 그러고는 그녀는 주님께서 나에게 아들 하나를 더 보태 주셨으면!” 하고 말하였다. ‘보태 주셨다라는 동사는 히브리어로 요세프이다. 그리하여 그 귀한 아들 이름을 요셉이라 하였다. 아무래도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니 더 보태 달라는 쪽의 발음인 요세프에 거의 근접하는 작명을 하였나 싶다.

 

이제 야곱의 아들들 이야기는 일단락 지으려 한다. 여기에 소개된 열한 명의 아들은 훗날 라헬에게서 태어날 벤야민이 빠진 인원이다. 그의 출생에 대해서는 다음 라헬의 죽음 이야기에서 더 소상히 다루기로 한다. 이렇게 보면 야곱의 아들은 총 열두 명이다. 네 명의 여자에게서 얻은 아들들이다. 이 열둘이 이스라엘의 12지파, 다시 말해 열두지파의 근간이 된다. 그렇다고 이 열둘이 그대로 열두지파의 조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레위와 요셉은 빠졌다. 대신 요셉의 두 아들이 야곱의 아들로 둔갑이 되어 이 지파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서 열두지파의 설정 배경에 대해서는 야곱의 축복에서 더 묵상할 예정이다.

 

이처럼 야곱은 열두 아들을 두었다. 사실 성경에 소개된 것만 열둘이지, 실제는 더 많이 있었을 수도. 사실 남자들은 다른 부족의 유목민들과 격렬한 싸움을 치르면서 생존경쟁을 해야만 했던 당시의 유목민 사회에서는 그래도 일부다처제가 유지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여자들은 저마다 남편에게 최대한 많은 아들을 낳아주어야만 했다. 그래야 가정에 힘이 생기고 부족이 강하게 되어 생존할 수 있었기에.

 

그렇지만 일부다처제에 대한 폐단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여자들은 가정 안에서 남편의 사랑을 더 많이 차지하려고 온갖 지혜를 동원해가며 투쟁하다시피 했다. 심지어는 모함과 살인까지 저질러 가정파탄이 일기도 했다. 야곱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정 파탄까지야 아니지만, 레아와 라헬 사이의 분열과 질투, 그리고 투쟁 속에서 열둘의 아들이 태어났다. 다 하나같이 출산의 배경에 따라 그들 이름이 지어졌다.

 

물론 아버지 야곱은 부모를 떠나 외삼촌 댁에서 나그네살이 하는 처지였다. 어쩌면 야곱은 형과 아버지 이사악에 대한 죄책감으로 도피 중인 삶을 살았다. 더구나 그 많은 아들의 눈에는 어머니가 넷이나 있었다. 그러니 이런 분위기에서 자식들이 온전한 성품으로 자라기가 어려웠을 수도.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 와중에도 그들을 통해서 아브라함에게 해주신 약속을 조금씩 이루어 나가신다.

 

사실 인류에게 구원의 희망을 주는 것은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가 담긴 사랑이었다. 그 사랑이 라헬이 낳은 요셉을 통하여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제 이야기의 주제는 야곱의 가정사에서 부부간의 문제를 끝내고 외부 요인으로 넘어간다. 레아와 라헬의 갈등에서 야곱과 라반의 갈등으로 국면 전환이 이루어진다. 소극적인 야곱에서 주도적인 야곱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계속]

 

[참조] : 이어서 '16. 야곱과 라반의 협상‘ / 야곱[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요셉,몸종,열두 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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