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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4주간 토요일 제1독서(예레11,18~20)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27 조회수1,156 추천수0 반대(0) 신고

 

 

사순 제4주간 토요일 제1독서(예레11,18~20) 

그런데도 저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양 같았습니다저는 그들이 저를 없애려고 음모를 꾸미는 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저 나무를 열매째 베어 버리자그를 산 이들의 땅에서 없애 버려 아무도 그의 이름을 다시는 기억하지 못하게 하자." (19)

 

예레미야서 11장 19절에서 예레메야는 자신을 '순한 어린양'으로 비유한다.

11장 19절의 '저는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에 해당하는 '로 야다으티'(lo yadahthi)를 통해 '순한 어린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해 준다.

 

예레미야서 11장 18절에서 밝힌 것처럼 주님의 계시가 아니고서는 예레미야가 자신에 대한 살해 음모를 알 수 없었다는 사실을 '순한 어린양'의 비유와 '저는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라는 직접적인 고백을 통해 밝히고 있는 것이다.

 

'순한 어린양'에 해당하는 '케베스 알루프'(kebes alluph)는 '길들여짐', '고분고분함이라는 의미의 명사 '알루프'(alluph)와 '어린양'(레위14,5; '어린 숫양')이라는 의미의 명사 '케베스'(kebes)로 이루어졌다.

 

아마 사무엘 하권 12장 3절의 나탄의 비유에서 나오는 것처럼 '케베스 알루프'는 집안에서 키우는 길들여진 어린양 (작은 암양)을 가리킬 수도 있다.

또한 본절에서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양이라는 표현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자신이 도살당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채 순순히 도살장으로 끌려갈 만큼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존재이다.

 

한편 이처럼 예레미야는 현실에 어두운 반면에 예레미야를 죽이려는 자들은 아주 용이주도 하였다.

이것은 '없애려고'와 '음모를 꾸미는 줄'이란 표현에서 잘 드러난다.

먼저 '없애려고'에 해당하는 '하셰부'(hashebu)는 '계산하다', '세어보다'(창세15,5), '짜다', '꼬다'(탈출28,15), '궁리하다', '고안하다' (탈출35,32)라는 의미의 동사 '하샤브'(hashab)의 완료형이다.

 

이 동사는 바로 이 '하샤브'(hashab)동사에서 유래한 '마하샤보트'(mahashaboth)를 목적어로 취하고 있다.

즉 '음모를 꾸미는 줄'에 해당하는 '마하샤보트'(mahashaboth)는 '', '계획'(잠언15,16), '모략', '계략'(다니엘11,25), 모해', '흉계' (애가3,61), '계획'(잠언19,21), '생각'(이사55,7)이라는 명사 '마하샤바'(mahashaba)의 복수형이다.

 

즉 본문에서는 실을 가지고 천을 짜듯이 매우 정교하고 철저하게 궁리하는 것을 나타내는 동사와 이 동사의 명사형이 북수형을 목적으로 취하여 아나톳 사람들이 일시와 장소 그리고 전개 과정 등에서 철두철미한 살해 계획을 모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님의 말씀 선포라는 예언직을 수행한 것에 대한 백성들의 응답이 이처럼 그 예언자를 죽이겠다는 치밀하고도 의도적인 살해 계획이라는 사실을 주님의 계시를 통해 알게 되었을 때예레미야는 너무나 큰 절망과 낙심에 빠졌을 것이다.

한편 예레미야서 11장 19절 후반부의 아나톳 사람들이 멸망시켜 버리겠다고 하는 열매와 나무는 무엇인가?

 

겉으로 보면, '나무'는 분명 '예레미야'를 가리키기에 그의 '열매'는 예레미야의 자녀가 된다그러나 예레미야서 17장 1절과 2절에 의하면예레미야는 독신 생활을 명받았고 그로 인해 자녀를 둘 수 없는 처지에 있었다.

그후의 기록을 보아도 예레미야의 결혼나 자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므로 본문의 '열매'라는 표현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본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것을 예레미야의 입에서 증거되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본다.

즉 당시 아나톳 사람들은 예레미야를 거부하고 박해할 때 다른 이유 때문에서가 아니라 그가 전하는 하느님 말씀 때문에 그를 거부하고 그 모든 것을 없애 버리려 했던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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