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만찬 미사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0-04-08 조회수2,074 추천수14 반대(0)

요즘 자동차는 움직이는 컴퓨터와 같습니다. 다양한 기능이 있어서 운전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크루즈 기능(자동 속도 조절장치)’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차량이 많지 않은 곳, 직선거리가 많은 곳에서는 크루즈 기능이 운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운전을 하신 분 중에도 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자동 속도 조절장치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그러나 한번 알려 드리면 장거리 운전의 피로감이 줄어든다고 좋아하였습니다. 제 차에는 없지만 최근에 나온 차에는 앞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속도 조절은 물론 앞차와의 거리까지 일정하게 유지해주기에 좀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오늘부터 파스카 성삼일을 시작합니다. 성삼일은 우리의 삶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신앙의 크루즈입니다. 성삼일은 하느님과 멀어진 우리를 회개의 길로 이끌어주는 신앙의 크루즈입니다. 성삼일은 어둠 속에 방황하는 우리를 진리의 빛으로 안내하는 신앙의 크루즈입니다. 성삼일은 교회 전례의 정점이며, 신앙의 시작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1년 중에 가장 거룩하고 뜻 깊은 성삼일의 첫날을 시작합니다. 전 세계의 가톨릭교회는 오늘 주님의 만찬 미사를 봉헌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난의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제자들과 함께 저녁을 드셨는데, 그것이 바로 최후의 만찬입니다.

 

이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은 빵을 들어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해 내어줄 내 몸이다.” 또한 포도주가 든 잔을 들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신 다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해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바로 이것이 오늘 우리가 봉헌하는 미사의 원형이고 미사의 시작입니다. 초대교회의 제자들은 바로 예수님의 이 말씀을 잊지 않았고, 예수님의 이 말씀을 따라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진정한 이유를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신 뒤,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고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으로 닦아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은 어머니가 가장 사랑하는 아기에게 하는 일이요, 종이 주인에게 하는 일이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희생과 봉사입니다. 이제 우리가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신다는 것은 남을 지배하고 억누르고, 권위를 내세우고 잘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아낌없이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기꺼이 봉사하고 사랑하라는 주님의 뜻을 따른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만찬미사입니다. 모든 이를 품어주셨고,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을 주셨으며, 스스로 수난과 고통을 감수하셨던 예수님이십니다. 끝까지 믿어주며 하느님께 대한 열정과 확신으로 고난의 길을 묵묵히 가셨던 주님이십니다. 그런 주님의 사랑과 주님의 희생을 우리도 배워야 하겠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예수님의 그 사랑을 배우며, 우리들 또한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씻어주는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내어주신 몸과 피를 받아들이듯이, 우리들 또한 우리의 이웃들에게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말씀이 살아 있다면, 우리들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눌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이미 하느님 나라가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성모님께서는 최초의 감실이었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성모님은 성체의 여인이며, 최초의 감실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성체성사 제정 이전에 성체성사의 신앙을 살아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의 몸을 받아 이 세상에 태어나셨습니다. 마리아는 영적인 하느님에게 몸을 내어드렸습니다. 성모님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누구의 손을 통해서 사제의 손을 통해서 그렇습니다. 사제는 마리아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성당에서만 태어나길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통해서 태어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의 수고와 노력으로 가난한 이들의 동반자가 된다면 우리의 몸을 빌려 하느님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자비의 하느님이 우리를 통해 탄생하십니다. 하느님이 이 세상에 태어나도록 협조해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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