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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아이를 통해 하느님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체험을 했습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5-19 조회수1,638 추천수1 반대(0) 신고

 

하느님께서는 저희의 구원을 위해 인내를 하신다고 하시잖습니까? 저는 그걸 머리로만 이해를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다고 가슴으로 이해를 한다고는 말하기는 좀 어렵지만 어렴풋이 이해를 할 것 같습니다. 두 달 전부터 그걸 체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신앙 안에서 체험한 게 아니고 삶 속에서 느끼는 체험 가운데 하느님의 마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한 아이를 지도하면서 느낀 체험입니다. 지금 현재 올해 고3입니다. 2때 이 아이를 지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햇수로 5년을 지도한 것이 됩니다. 제가 20년 넘게 지도를 하면서 정말 왠만하면 저는 아이에게 아이의 머리를 비하하는 말뿐만 아니라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이를 지도하는 세월에서 딱 두 명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 아이가 있습니다. 여학생 한 명과 남학생 한 명입니다. 하느님을 믿지만 정말 머리가 돌아버릴 정도의 아이가 있습니다.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 적은 있습니다. 저게 사람 머리냐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돌도 저런 돌 처음 봤다고 이런 생각을 할 정도입니다. 저는 성격상 지도를 해도 어느 정도는 인내를 가지고 지도를 합니다. 또 모르는 것 자체를 꾸중하지 않습니다. 모르니까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작년 가을부터 솔직히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3 때 이 아이를 지도하려면 정말 스트레스를 받아 죽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 형도 지도를 했습니다. 2년 정도 지도를 하고 대학 들어가서 2학년 1학기에 휴학을 하고 어제 군에 입대를 했습니다. 형도 그렇고 솔직히 이 아이 둘은 머리가 좀 아니였습니다.

 

둘 다 애들이 울기도 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 엄마 아빠를 원망하는 것입니다. 자기들도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머리가 안 따라 주지 답답해서 한두 번도 아니고 울 땐 참 저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 아이는 형보다 더 힘든 아이였습니다.

 

근데 작년 겨울부터 이상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집에서 부모님과 약간 상의를 한 모양입니다. 요즘 국가적으로도 그렇고 취업이 힘든 시기라 만약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면 공무원 방향으로 진로를 정했다고 합니다.

 

공무원이 되려면 영어는 어차피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실제 영어 실력이 뒷받침되면 공무원 합격의 기간을 단축시켜주는 것은 확실한 것이고 해서 영어라도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한마디로 정신을 새롭게 단단히 다진 것 같았습니다.

 

사실 고3 교재는 국가적으로 교육방송 교재로 승부수를 두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수능을 지도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실용적인 영어지식인 현대영어를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영어지식은 기본이거니와 한국어 지식과 독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영어를 설령 해석한다고 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는 그런 문제입니다. 또한 추론 능력도 뛰어나야 합니다.

 

솔직히 제가 고2 겨울방학 때 학부모님과 의논을 하려고 했습니다. 제가 도저히 이 아이는 자신이 없다는 것을 상담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시라고 권유를 하려고 했습니다. 솔직히 학부모는 제가 운영하는 학원이 제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저를 원망하지는 않습니다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수입도 수입이지만 만약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주지 못하면 그 또한 제 양심상 허락하기 힘든 부분이라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겨울방학을 지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자기도 이제 배수진을 친 것이었습니다. 이대로 잘못하다가는 힘든 인생을 살 것 같다고 생각했는지 이전과 달리 공부를 하는 자세에 변화가 왔습니다. 전에는 거의 전달하면 한마디로 그냥 밑빠진 독에 물 붓기였는데 조금씩 하나하나 쌓이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기는 좀 그렇지만 약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월 초반에는 제가 정말 제가 가진 모든 지식을 쏟아 부어서 지도를 했습니다. 2월 말쯤에는 놀라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건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이 아이의 지금까지의 능력으로 봐서는 그렇습니다. 제가 꿈을 꾸는 건 아닌지 착각을 할 정도입니다. 일단 문장 해석 능력이 아주 월등히 향상되었습니다. 문장을 해독하는 능력에 변화가 왔습니다. 제가 이런 변화를 가져온 것에 대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보니 한마디로 정신을 단단히 차린 것입니다. 배수진을 친 것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까지만 온 것도 하나의 기적과 같았습니다. 아쉬운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이런 게 일 년 전에만 이런 변화가 왔다면 얼마나 좋겠니? 그랬다면 수능1등급은 보장해 줄 수 있을 텐데 하고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는 아쉽지만 저는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지금 이런 상태만 해도 정말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3학년 때 수업을 하면 10%라도 알아들을 수 있을지 의문이였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해석하는 힘은 많이 향상되었는데 조금 국어적인 이해력만 뒷받침되어 준다면 어느 정도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이 되겠는데 이건 솔직히 영어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독서력이 좌우하는 거라 사실 이 실력을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의 변화를 봐서는 남은 기간 지금의 상태로만 한다면 아주 우수한 대학은 아니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는 나름 무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작년 후반부에 포기를 하려고 한 적도 있었고 또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있었습니다.

 

만약 작년에 이 아이를 지레 겁을 먹고 포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아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2년 전에도 학부형님한테 넌지시 도저히 저는 지도를 못하겠다고 다른 곳을 알아보시라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절대 성적에 대해 어떤 책임도 묻지 않을 테니 지도만 해달라고 간곡히 사정을 해서 참 그렇게 사정을 하는데 매몰차게 거절을 할 수가 없어서 수락하긴 했지만 저도 노력한 보람이 없을 땐 아무리 수입도 수입이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포기를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을 봤을 때 그때 포기를 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신앙적으로 잠시 결론을 맺겠습니다. 이 아이를 지도하면서 이 아이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을 고쳐먹은 게 저는 신앙에 비유하면 회개라고 보여집니다.

 

자기의 지금 모습에서 절대적인 변화가 되지 않으면 자기의 인생에 먹구름이 밀려 올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을 달리 먹은 것입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입니다. 마음을 달리 먹으니까 조금씩 변화가 오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때 포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지금 이런 변화가 온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니 정말 우리의 신앙 여정에서도 이런 게 적용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래서 한 영혼이라도 끝까지 변화가 올 때까지 기다려주시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하니 참으로 이 아이의 경험에서 하느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아이의 변화된 모습에 하느님을 생각하니 인간인 저도 감동인데 하느님께서 좀 더 인내를 하시고 끝까지 기다려주셔서 한 영혼이라도 살리시려고 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려보니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 같고 가슴 뭉클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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