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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가족의 파라오 알현[42] / 요셉[4] / 창세기 성조사[127]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0-06-02 조회수1,846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2. 요셉 가족의 파라오 알현

 

요셉은 파라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아버지 야곱이 양과 소 떼 등 모든 재산을 가지고 왔음을 상기시킴은 물론, 최소한의 목초지만 있다면 별도로 가축을 치면서도 충분히 살 수 있으리라는 것을 이야기하겠단다. 사실 목축업에 대해서는 이집트인들이 어떤 면에서는 혐오감을 주기에, 그들만의 별도 장소를 쉽게 허락받을 수 있으리라고 사전에 충분히 집안 식구들에게 주지시킨다. 이리하여 그들은 파라오의 승낙을 받아 별도의 장소에서 요셉의 기대에 부응해 새 삶을 살아갈 것이다.

 

요셉이 올라가서 파라오에게 아뢰었다. “제 아버지와 형제들이 양 떼와 소 떼, 그리고 자기들의 전 재산을 모두 가지고 가나안 땅을 떠나와, 지금 고센 지방에 있습니다.” 그런 다음 요셉은 자기 형제들 가운데에서 다섯 사람을 가려 파라오에게 정식으로 인사시키고자 소개하였다. 파라오가 그의 형제들에게 요셉이 예견한 대로 너희의 생업이 무엇이냐?” 하고 묻자, 그들이 지체 없이 이미 요셉과 정해 놓은 그대로 파라오에게 대답하였다.

 

이 종들은 목자들입니다. 저희도 그러하고 저희 조상들도 하나같이 그러하였습니다.” 그들은 계속 파라오에게 말하였다. “저희는 이 땅에서 나그네살이를 할까 해서 왔습니다. 가나안 땅에 기근이 하도 심하여 이 종들의 양 떼를 먹일 풀밭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 이 종들이 고센 지방에 좀 머무를 수 있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이렇게 파라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자기들은 단지 기근이 심해서 나그네로 이곳에 왔음을 내비치면서 고센에 머무를 수 있게 되기를 청한다.

 

그러자 파라오가 요셉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아버지와 형제들이 그대에게 왔소. 이집트 땅이 그대 앞에 넓게 펼쳐져 있으니, 그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땅에 그대의 아버지와 형제들을 머무르게 하시오. 물론 그들이 원하는 고센 지방에 머물러도 좋소. 그리고 그대가 알기에 그들 가운데 유능한 사람들이 있거든, 내 가축을 돌보는 책임자로도 세우도록 하시오.” 파라오와의 알현은 순탄하게 나아간다. 파라오는 그들의 요청을 다 수락하고, 게다가 자신의 가축까지도 돌봐달라고 별도의 일자리까지 제공한다.

 

이윽고 요셉이 아버지 야곱을 모셔다 파라오 앞에 세우자, 그가 파라오에게 엄숙히 축복하였다. 파라오가 야곱에게 연세가 얼마나 되시오?” 하고 묻자, 야곱이 파라오에게 대답하였다. “제가 나그네살이한 햇수는 이제 백삼십 년입니다. 제가 산 햇수는 짧고 불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제 조상들이 나그네살이한 그 어떤 햇수에도 감히 미치지를 못합니다.” 성경 저자는 야곱에게 이집트 현인들의 일반적 수명보다 더 긴 수명을 부여하며(50,22 참조), 그래서 파라오한테 야곱이 축복하도록 한다. 당시의 이집트의 지혜 문학에 따르면, 백십 년은 인간의 이상적인 수명이다.

 

야곱은 다시 파라오에게 축복하고 그 앞에서 물러 나왔다. 요셉은 파라오가 분부한 대로 자기 아버지와 형제들을 이집트 땅에, 곧 그 땅에서 가장 좋은 곳인 라메세스 지방에 머무르게 하고, 그들에게 소유지도 떼어 주었다. 이곳은 기원전 13세기에 람세스 2세의 궁궐이 세워지는 곳이다. 그러므로 라메세스 지방이라는 이름은 요셉 시대가 아니라, 후대에 와서야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 앞으로 이스라엘인들이 압박을 받게 되며, 동시에 여기가 이집트 탈출의 기점이 되기도 한다(탈출 1,11; 민수 33,3.5).

 

사실 우리는 여기에서 야곱이 파라오에게 자신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불행한 나그네살이로 소개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봐야 할 게다. 어쩌면 그의 생애는 불행하기 그지없다. 파탄 아람으로 도망을 가서 장장 이십 년의 세월을 외숙 라반에 의지해야 했고, 딸 디나가 스캠에서 겁탈당하고, 사랑하는 아내가 귀향길에 죽고, 또 애지중지하던 요셉을 잃고는 그 오랜 기간 수심에 잠긴 삶을 산 생애였다.

 

그러니 궂은 일만 가득했다고 여긴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이 모든 슬픈 삶을 생각한다면, 자신의 삶이 불행했다 여겨도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닐 수도. 그러나 남들 보기에 떠돌이 신세에 궂은일만 있었을 뿐이지, 그의 생애는 하느님과 함께 약속과 축복의 미래를 향해 걷는 순례의 여정이었다. 이는 야곱과 그의 후손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약속들이 성취되고 있기 때문에, 그 오랜 기근에도 그는 다시금 파라오를 축복 속에 만날 수 있었다. 그리하여 파라오는 요셉의 아버지와 형제들과 야곱의 온 집안에, 그 식솔 수대로 양식을 충분히 대 주었다.

 

기근이 매우 심하여 온 땅에 양식이 떨어졌다. 이집트 땅과 가나안 땅이 이 기근으로 피폐해져 갔다. 요셉은 사람들이 사 가는 곡식 값으로 이집트 땅과 가나안 땅에 있는 돈을 모조리 거두어들였다. 그는 그 돈을 파라오의 궁궐로 넘겼다. 이렇게 하여 이집트 땅과 가나안 땅에서 돈이 떨어지게 되자, 이집트인들이 모두 요셉에게 몰려와 말하였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십시오. 돈이 떨어졌다고 해서 우리가 나리 앞에서 죽을 수야 없지 않습니까?” [계속]

 

[참조] : 이어서 '요셉의 양곡 관리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알현,라메세스,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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