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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15.성모 승천 대축일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20-08-15 조회수1,730 추천수3 반대(0) 신고

 

루카 1, 39-58(성모 승천 대축일)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임과 동시에 우리 민족의 기쁨인 광복절이기도 합니다.

1950111, 한국에서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고 있을 때, 교회는 성모님의 승천 교리를 선포함으로써, 인간의 미래가 하느님 안에 있음을 천명하였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성모송>에 언급되고 있듯이, “은총이 가득 하신 분”, 곧 참으로 복되신 분이셨습니다. ‘은총이 가득하다는 것’은 축복의 풍요로움과 구원의 완성을 말해줍니다. 사실, 마리아는 구세주를 낳아 인류를 구원하는 계기를 마련하셨으며, 그러기에 하느님의 가장 완전한 구원의 도구가 되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단순히 예수님을 낳으신 어머니라는 혈연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이 칭송하고 있듯이, “하느님의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던” 신앙의 여인이었기에 행복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성모님은 우리에게 신앙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성모님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자신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자비와 이스라엘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구원을 노래합니다. 이는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 안에 살아 있다는 노래요, 동시에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의 삶을 바꾼다는 혁명의 노래입니다. 곧 성모님 승천은 보잘 것 없는 한 여인이 인류 최고의 영예를 얻을 수 있다는 혁명적인 가르침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모님의 승천과 함께 우리 민족에게 베풀어진 기쁨인 광복을 기념합니다. 이 광복이 바로 우리에게 베풀어진 성모님을 통한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마치 제1차 세계대전이 파티마 성모님의 전구로 종결되었듯이, 2차 세계대전과 한국동란 역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승천대축일에 종결되었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우리 안에 베풀어진 하느님의 자비와 축복을 찬미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날은 해방의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남북이 분단된 불행한 날이기도 합니다.

사실, 올해(2020)는 해방 76주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분단 76주년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여전히 편협하고 경직된 사고로, 아직도 형제적 화해와 평화를 이루지 못한 채, 많은 이들이 동포요 형제를 적으로 여기고 대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교회는 광복 50주년인 1995년 성림강림대축일에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를 통해, 북한선교의 진정한 뜻이 “분단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형제적 나눔을 실현하면서 민족의 평화통일을 대비”(제 200조)하는데 있음을 밝히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4,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한국을 방문하여 첫 날 청와대에서 공직자들에게 지난 70년이란 세월을 두고 높이 쌓아온 대결의 장벽을 허무는 작업부터 시작하자고 하셨고, 마지막 날 명동성당 미사에서 “남북으로 대결하고 있는 한민족의 화해를 위하여”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평화를 원하고, 연대와 협력과 대화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입니다. 상대방을 굴복시키려 하거나 내 편으로 변화시키려하기 보다, 상대방의 고통과 어려움에 공감하고 연민으로 다가가야 할 때입니다. 대화에는 상대방의 처지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그동안의 유리한 위치 점령을 위한 기 싸움힘겨루기를 내려놓아야 하고, 서로의 대립과 긴장의 이기적인 줄다리기를 멈추어야 할 일입니다. 오늘, 성모승천 대축일에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특별히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루카 1,54)

주님!

제 안에서 활동하시는 당신을 찬미합니다.

제 안에 베푸신 측량할 수 없이 큰, 헤아릴 수 없이 놀라운 당신의 자비를 찬미합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여 찬미하는 일이 제 삶의 전부가 되게 하소서.

제 삶이 당신 자비의 노래 외엔 아무 것도 아니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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