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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대판 착한 사마리아인을 봤습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1-22 조회수1,035 추천수3 반대(0) 신고

 

어제 서울 노숙인과 신사라는 내용의 기사 한토막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가슴 훈훈한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다시 그 사진기자가 그 기사를 내게 된 배경에 대해 어제보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한 기사가 다시 올라왔습니다. 내용은 이러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을 시청하는 서울역 대합실 광경을 포착하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마치고 나온 후 광장은 눈이 내리고 있었고 직업이 사진기자이다보니 직업의 특성상 순간순간 찰나의 장면을 놓치면 카메라 앵글 속에 필요한 사진을 놓치는 일이 다반사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경험을 했기에 반사적으로 눈발이 내리는 광장에 기자의 눈 속에 특이한 장면이 시야에 들어왔던 것입니다.

 

그 모습은 한 노숙자가 지나가는 행인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먹을 수 있게 부탁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신사는 노숙인에게 자기가 입고 있었던 외투를 벗어 노숙인에게 입혀주었고 또 가지고 있었던 현금 5만원을 건네주었던 것입니다. 이 모습이 한 사진기자의 시야에 들어와 그 순간을 포착해서 사연과 함께 인터넷에 올렸던 것입니다.

 

기사를 보고 난 후에 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어제 기사에는 타이틀이 작은 영웅이라는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삭막한 요즘 현실에 작은 작은 감동을 주는 기사라는 것에는 누구나 부인하지 않을 기사였고 좋은 댓글이 당연히 많이 달렸습니다. 오늘 다시 이 기사가 나오니 다시 한 번 더 이 사연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그 생각을 한번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사연에서 나오는 이런 일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가 있습니다. 기사의 제목에도 나왔듯이 작은 영웅인지 큰 영웅인지 말입니다. 저는 영웅이라는 타이틀을 떠나서 우리 신앙인의 관점에서 한번 바라봤습니다.

 

제일 먼저 떠오는 생각이 마태오복음 25장 최후의 심판 복음이 떠올랐습니다. 가장 작은이에게 해 준게 바로 예수님께 해 준 내용이라는 말씀 말입니다. 저는 그 신사의 종교가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또 여기서는 신앙의 유무를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한 인간의 따뜻한 마음만 가지고 조명하고 싶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쉬운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가 있겠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왜 쉬운 일이 아닐까요?

 

지금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외투를 벗어준다면 자기도 추위에 노출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상황이 반전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다른 관점으로 봐야할 겁니다. 상황은 같다고 하지만 만약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그 노숙인에게는 계속 추위에 노출이 될 수가 있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고 자기는 당장은 추위에 노출이 되겠지만 그 추위는 그 신사에게는 자신의 보금자리도 있을 테니 조금만 추위에 견디면 된다는 생각을 하였을 것이고 또 무엇보다도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다고 해도 인간의 마음속에 선천적으로 불쌍한 사람을 봤을 때 측은한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단돈 5만원이 아니라 천원도 선뜻 도와주기 힘들 것입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액수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고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그 신사는 자신이 그런 선행을 하려고 했을 때 자신의 선행이 알려질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그 사진을 보면 전혀 그런 상황이 연출될 거라고는 누가 봐도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신사는 정말 순수하게 인간적인 마음에서 선행을 했던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분이 어떤 종교를 가졌든 신앙의 유무를 떠나서 언젠가 우리 가톨릭 관점에서 본다면 이미 그분의 선행은 하늘나라에 기록이 되어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 마음이 참으로 순수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선행이 더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자문을 한번 해 봅시다. 우리 모두에게 말입니다.

 

만약 자신이 저런 경우에 놓였다면 그 상황에서 커피 한 잔 먹을 수 있는 돈은 줄 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선뜻 5만원을 내줄 수가 있을지와 또 그 상황에서 과연 자기가 입고 있었던 외투를 벗어 줄 수 있었을까를 한번 생각해본다면 어떨까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그 신사의 행동처럼 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큰 선행도 중요하지만 우리 속에 있는 남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기고 자비를 베풀 수 있는 따뜻한 작은 마음의 불씨가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사람이 되기를 진정 원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제 나온 기사의 타이틀에도 나오듯이 영웅을 떠나서 이 지상에서는 그런 선행의 모습이 작은 영웅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하늘나라에서는 아주 큰 영웅이 될 거라고 봅니다. 현대판 착한 사마리아인을 보는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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