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음산책 (연중22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01 조회수1,266 추천수9 반대(0) 신고

◎ 2003년 9월 1일 (월) -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오늘의 복음]  루가 4,16-30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사실 어떤 예언자도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16) 예수께서 자기가 자라난 나자렛에 가셔서 안식일이 되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서를 읽으시려고 일어서서 17) 이사야 예언서의 두루마리를 받아 들고 이러한 말씀이 적혀 있는 대목을 펴서 읽으셨다.

18)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19)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서 시중들던 사람에게 되돌려 주고 자리에 앉으시자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의 눈이 모두 예수에게 쏠렸다.

21) 예수께서는 "이 성서의 말씀이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하고 말씀하셨다. 22) 사람들은 모두 예수를 칭찬하였고 그가 하시는 은총의 말씀에 탄복하며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수군거렸다. 23) 예수께서는 "너희는 필경 ’의사여, 네 병이나 고쳐라’는 속담을 들어 나더러 가파르나움에서 했다는 일을 네 고장인 여기에서도 해 보라고 하고 싶을 것이다" 하시고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실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25) 잘 들어라. 엘리야 시대에 삼 년 반 동안이나 하늘이 닫혀 비가 내리지 않고 온 나라에 심한 기근이 들었을 때 이스라엘에는 과부가 많았지만 26) 하느님께서는 엘리야를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보내시지 않고 다만 시돈 지방 사렙다 마을에 사는 어떤 과부에게만 보내 주셨다. 27) 또 예언자 엘리사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많은 나병 환자가 살고 있었지만 그들은 한 사람도 고쳐 주시지 않고 시리아 사람인 나아만만을 깨끗하게 고쳐 주셨다."

28)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는 모두 화가 나서 29) 들고일어나 예수를 동네 밖으로 끌어냈다. 그 동네는 산 위에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를 산 벼랑까지 끌고 가서 밀어 떨어뜨리려 하였다. 30)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한가운데를 지나서 자기의 갈 길을 가셨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공생활의 목적과 방향

 

  우리는 지난 연중 제10주간 월요일부터 제21주간 토요일까지 마태오복음(5,1-25,30)을 평일미사의 복음으로 묵상하였다. 오늘 연중 제22주간 월요일부터 연중 마지막 주간인 34주간 토요일까지는 루가복음(4,16-21,36)을 평일미사 복음으로 듣게 된다. 내용상 많은 부분은 마태오복음과 같지만 루가만의 특수사료도 적지 않다.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 직후, 예수 사건(이야기)은 예수의 직접 목격자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구전(口傳)된다. 구전된 자료를 모아 대략 50-60년경 처음으로 기록된 것을 "예수어록"(Q자료)이라 한다. 시기적으로 가장 먼저 집필된 마르코복음은 60-70년경 구전과 예수어록을 토대로 기록되었다. 마태오복음과 루가복음은 대략 같은 시기인 80-90년경에 집필된 복음으로서 구전과 예수어록과 마르코복음을 참고하여 가감수정 하였고, 상당부분 각기 수집한 특수사료를 첨가하였다. 그래서 이 세 복음서를 공관복음서라고 한다.

 

  루가복음은 같은 저자가 집필한 사도행전과 연결시켜 봉독할 필요가 있다. 루가복음의 편집구조는 6부분으로 대별하여 관찰할 수 있다. 그것은 ① 머리말(1,1-4): 편집동기, ② 전(前)역사(1,5-2,52): 세례자 요한과 예수의 수태, 탄생, 성장과정, ③ 활동준비(3,1-4,13): 세례자 요한의 활약상, 예수의 세례, 족보, 유혹사화, ④ 갈릴래아 활동기(4,14-9,50): 가르침, 소명, 치유사화, 수난예고, ⑤ 예루살렘 상경기(9,51-19,28): 예루살렘에 이르기까지의 활약상, ⑥ 예루살렘 활동기(19,29-24,53끝): 예루살렘입성, 논쟁, 최후만찬, 수난, 죽음, 부활, 승천까지의 내용이다.

 

  루가복음사가는 인류구원의 역사를 분명히 구분한 사람으로서 우선 "구원예고 시대"와 "구원성취 시대"로 양분하였다. 구원예고 시대는 이스라엘의 시대를 말하는 것으로 천지창조부터 성조(聖祖)들과 율법과 예언자 시대를 거쳐 세례자 요한으로 끝난다. 구원성취의 시대는 다시 "예수시대"와 "교회시대"와 "종말시대"로 구분된다. 예수시대는 오늘 복음(4,16-30: 예수님의 나자렛 설교)을 시작으로 승천까지를 말하며, 교회시대는 소위 "성령의 시대"로서 성령강림으로부터 세상종말과 인자의 재림까지를, 종말시대는 인자의 재림으로 말미암아 구원의 결정적인 성취 순간을 의미한다. 이 점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루가복음과 사도행전을 연결시켜 묵상해야 하는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을 알리는 서문(序文)이다. 이 서문에 예수님 공생활의 목적과 방향이 담겨있다. 공생활의 목적은 인류구원으로서 이미 하느님께서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예고하신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이사 61,1; 58,6-7; 61,2 참조)는 말씀이다. 예수님 공생활의 방향은 목적이 지향하는 대상에 대한 우선적인 관심이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복음이 사회의 지극히 소외된 자(가난한 자, 묶인 자, 눈먼 자, 억눌린 자)를 우선적으로 향하고 있다는 말이다. 예수님의 도래(到來)로 말미암아 이 땅에는 새로운 "은총의 해"(희년: 레위 25,8-13)가 선포되었다. 따라서 예언서에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은 예수님을 통하여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21절) 바로 이루어지게 된다. 누구든지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사람은 "지금"(nun), 그리고 "여기서"(hic) 구원의 성취를 보며, 또한 구원을 선취(先取)하게 되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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