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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식 걱정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11-19 조회수2,649 추천수29 반대(0) 신고

11월 19일 연중 제33주간 수요일-마카베오 하권 7장 1절, 20-31절

 

"아들아, 너희에게 목숨을 주어 살게 한 것은 내가 아니며, 또 너희들의 신체의 각 부분을 제 자리에 붙여준 것도 내가 아니다."

 

 

<자나깨나 자식 걱정>

 

주변을 가만히 둘러보면 많은 사람들이 "걱정", "근심", "조바심"같은 심리상태의 지속으로 삶의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또 자신을 스스로 괴롭힌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어떤 할머니는 하루 거의 모든 시간을, 아마 결혼 후 삶의 절반 이상을 영감님에 대한 원망과 걱정으로 보내지 않았을까 추측될 정도로 자신의 삶은 뒷전이고 오로지 영감님의 일거수일투족에만 관심이 집중됩니다.

 

"할머니! 영감님이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는데, 걱정하신다고 영감님 습관이 고쳐지나요? 그러든지 말든지 이제 그만 포기하시고, 할머니 여행도 좀 다니시고 계모임도 가입하시면서 재미있게 지내세요. 세상 뜨실 날도 그리 멀지 않았는데, 이제 그분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세요" 라고 말씀드리면 "생각해보니 정말 그러네" 하면서도 그 다음에 또 영감님 때문에 잔뜩 속상해 계십니다.

 

지내고 나서 돌아보면 우리네 삶이란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요. 속절없이 빠르기만 합니다. 서로 위로하고 서로 사랑하며 지내기에도 빠듯한 인생입니다. 기뻐하며 행복해하며 보내야할 소중한 시간들이 걱정과 근심으로 퇴색되고 있음을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부모님들이 갖는 걱정, 특히 어머님들이 갖는 걱정 중에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무래도 자식걱정이겠지요. 유난히 자식걱정이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입니다. 자나깨나 자식걱정에 하루해가 짧습니다. 하루 단 한순간도 자식걱정이란 끈을 놓지 못하십니다.

 

이런 지나친 자식걱정, 참으로 인간적이고 부모다운 걱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여야지 지나치게 되면 꼴불견이 되고 맙니다. 자식을 향한 사랑이나 관심, 잘되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을 넘어 거의 병적인 집착증세를 보이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몇 가지 걱정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것이지만 자제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갓난아기의 혀를 수술합니다. 영어발음이 좋아지게 하려고 말입니다. 남편의 봉급으로는 부족해서 어머니들까지 아르바이트를 나갑니다. 오로지 자식들 고액 과외시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자녀들 이류대학 들어간 것 때문에, 자녀들 떨어지는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셔서 신경정신과에 다니시는 어머니들도 계십니다.

 

물론 부모로써 자식들을 위한 어떠한 희생도 감수한다는 마음, 어떻게든 우리 자식 남보다 잘 되야 한다는 마음, 참으로 소박하고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여야지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합니다. 자식의 인생은 자식의 인생이고 내 인생은 내 인생입니다. 자식 때문에 내 인생이 채 꽃피기도 전에 시들해질 이유가 없습니다.

 

자녀들에 대한 지나친 극성 그 이면에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이 자리잡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자식에 대한 지나친 집착 그 이면에는 자식을 내 소유물로 여기는 그릇된 마음이 자리잡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들! 자식들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기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들 낳아서 기르고, 고등학교까지 졸업시킨 것 만해도 최선을 다한 것입니다.

 

자식들에게 있어 가장 좋은 교육이자 투자는 뭐니뭐니 해도 신앙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 두려워할 줄 알게 하는 교육, 지독하게도 자기 자신만을 챙기는 이기적인 인간이 되지 않게 하는 자녀교육이 필요합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소개하고 있는 일곱 형제의 어머니처럼 고통이 다가오더라고 낙담하지 않고 더욱 꿋꿋이 직면케 하는 자식 교육이 필요합니다.

 

단 하루에 일곱 아들이 이교인들의 손에 죽어나가는 상황 앞에서도 어머니는 주님께 희망을 걸고 있었기에 모든 고통을 용감하게 견뎌나갔습니다.

 

그리고 죽음을 앞둔 막내아들에게 들려준 어머니의 당부는 참된 어머니가 어떤 어머니여야 하는가를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들아, 너희에게 목숨을 주어 살게 한 것은 내가 아니며, 또 너희들의 신체의 각 부분을 제 자리에 붙여준 것도 내가 아니다. 이 도살자들을 무서워하지 말고 네 형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태도로 죽음을 달게 받아라. 그러면 하느님의 자리로 내가 너를 너의 형들과 함께 다시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십자가가 다가올 때 쫀쫀하게 피하지 않고 기쁘게 지고 가게 하는 자녀 교육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사악한 세상에서 하늘의 별들처럼 빛나는 자녀로 성장시키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어떠한 처지에서도 하느님을 공경하고 하느님을 찬미하는 참된 신앙인을 형성시키는 자녀 교육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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