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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사랑- 싹쓸이 쇼핑 아줌마(1탄)
작성자배순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3-11-20 조회수1,216 추천수6 반대(0) 신고

 

 


 



 

 

 

 

 

 

 

 

 

 


천경자, 그라나다 시장(1993)

  
 

   성서 속의 사랑 132-  싹쓸이 쇼핑 아줌마 (제 1탄)

  
     요한복음 John 21,7

    예수의 사랑을 받던 제자가 베드로에게 "저 분은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시몬 베드로는 몸에 겉 옷을 두르고 그냥 물 속에 뛰어 들었다.

    Then the disciple whom Jesus loved said to Peter, "It is the Lord!" When Simon Peter heard that it was the Lord, he put on his tunic (for he had stripped for work), jumped into the water, and swam ashore. (N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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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그림은 천경자 화백의 ’그라나다 시장’입니다.
사람들이 왁자지껄하고,  신바람나는 흥정이 있는 그런 시장이 떠오르시나요?
      예... 사실 언제부턴가 우리들에게는 시장가는 일이 즐겁지 않아졌습니다. 돈이 없어도, 또 돈이 있어도 그렇습니다. 시장이나 백화점에 다녀온 날은, 이상하게 무언가 뺏긴 것만 같고 홀린 것만 같아서(*^^*) 골치가 아프고 정신이 사나와집니다. 명색이 소비자학 전공자인 저부터 이러니(*^^*)... 여러분들이야 오죽하실까요? 충분히 미루어 짐작이 됩니다. 하지만 오늘 저는, 마음을 아주 단단히 먹고, 또 벼르고 별러, 소위 일일 ’싹쓸이 쇼핑 아줌마’로 대변신(!) 해 보았습니다.



      귀국을 코앞에 두다 보니, 그 놈의 선물(! *^^*)에 대해서 참으로 고민이었습니다. 1년 반 만에 돌아가는데, 다른 건 몰라도 부모님 선물이랑 어린 조카들 선물은 최소한 챙겨야겠지요. 이 나이에 이 얼굴을 해가지고(??? *^^*) "내가 돌아와서 얼굴 보여준 것으로 되었지, 무얼 더 바래?" 이렇게 똥배짱을 내밀 용기가, 저는 도저히 없습니다.(*^^*) 그리고 만약, 귀국해서 두고 두고 아쉬워할 물건들이 있다면, 제반 여건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조금은 사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일이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드디어, 그간의 쇼핑계획들을 실행에 옮겼답니다.



      제일 먼저 대형 수퍼스토아에 가서 어린이 종합비타민제 10통을 싹쓸이 했습니다(*^^*). 저는 영양제만큼은 브랜드가 잘 알려지지 않은 노네임 제품을 선호합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의 효과가 100이라면, 노네임 제품은 95 정도는 된다...하지만 약 값은 거의 1/2-1/3이다...그러니 괜히 돈 낭비하지 말고, 그런 제품 사 먹어라..." 관련 일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가 권한 일이기도 하지요. 저야 어른이고 또 건강하니 비타민제 같은 것 절대 안 먹지만, 편식하기 쉬운 아이들에게는 하루에 한 알 정도는 먹이는 것이 좋을 듯 해서요...
  
       저희 아이들과 조카들 것 사는 김에, 양승국신부님네 아이들 것까지 샀습니다. 지난 번 가톨릭 오늘의 묵상 글에서, ’초고속 성장촉진제’라는 글을 읽고 저 역시 마음이 짠-했거든요. 나중에 제 짐이 한국에 도착하면 부쳐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친 김에 어린이 바디 크림과 목욕용품도 싹쓸이 했습니다(*^^*). 이곳 캐나다는 날씨가 하도 건조해서, 메마르고 거칠어지기 쉬운 피부용 핸드크림과 바디크림의 질이 아주 우수하답니다. (그나저나 양승국신부님네 아이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그저 제 정성껏 하지요...)



       그 다음에는 눈 속을 헤치며 도시 서쪽에 있는 아주 큰 대형 쇼핑몰로 갔습니다. 특별히 오늘 수요일은 저녁 5시 이후에 방문하는 쇼핑객들에게 10%의 추가할인을 해준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남들처럼 저녁 5시 이후에 오고 싶다. 그러나 나는 아이들이 있어서 지금 이 시간이 아니면 오기 힘들다...그러니 지금 온 나에게도 10% 추가 할인을 해다오. 그래야 나는 물건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판매원들이 당혹해 하며 매니저랑 전화를 하고 한참 부산을 떨더니, 결국 제가 요구한 바를 들어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주로 한 계절이 지나 60-70% 할인하는 코너로 가서, 가장 기본적이고 성능에 충실한 스포츠 의류며 썬글라스며...등등을 구입했습니다(참고로... 이곳 캐나다는 날씨가 매우 춥고 태양광선이 눈부신 곳이라, 이런 제품들의 종류가 다양하고 성능이 우수하답니다). 특히 여자 어린이용 썬그라스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브랜드의 것이 80%나 쎄일 하길래, 남아있는 것 모두를 싹쓸이 했습니다(*^^*). 그리고 친절한 점원 아가씨에게는 좀 미안했지만, 선물할 것이라고 양해를 구한 다음, 하나하나 예쁘게 포장해 줄 것을 부탁했지요....


      어때요?
      저 오늘 싹쓸이 쇼핑 잘 했나요?
       

      
      사랑이신 주님,

       저희는 더러 시장이나 백화점에 가면, 눈이 뺏기고 귀가 솔깃해져, 그냥 그 쇼핑 물 속으로(*^^*) 뛰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희를 향해 미소짓는 쇼핑센터의 그 직원들’이 절대로 주님이 아님을 (*^^*) 저희가 한시도 잊지 않게 하소서.
       또한 저희들이 쇼핑을 하는 일에서도 더 나은 지식을 배우고 더 좋은 습관을 형성하게 하소서. 특히, 쇼핑 전에는 항상 계획을 세우고, 사고 싶은 것들이 몰려올 때는 항상 한 템포 쉬면서, 그것이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그저 원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결심한 후 실천에 옮기는 그런 저희들이 되도록 이끌어주소서.  아멘.

     (※ 저는 소비자교육 전공자로서,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오늘 이 묵상글을 썼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저의 이 글이 그저 제 자랑이 되었거나, 혹시 저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랬다면 미안합니다. 너그럽게 용서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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