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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빳빳한 봉헌금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11-24 조회수2,639 추천수33 반대(0) 신고

11월 24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루가 21장 1-4절

 

"이 가난한 과부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넣었다."

 

 

<빳빳한 봉헌금>

 

가끔씩 미사 중 봉헌행렬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신자분들의 모습이 각양각색입니다.

 

마치 크게 선심 써서 적선이라도 하듯이 봉헌금을 "툭" 던져 넣고 돌아서는 분이 계시는가 하면, 아주 경건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헌금을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어린양께서 배춧잎을 좋아하신다는 것을 어떻게 아셨는지 꼬박꼬박 10,000원짜리 배춧잎을 바치는 분이 계신가하면, 천주교가 1,000주교인줄로만 아시는지 죽어도 1,000원짜리만 봉헌하는 분도 계십니다. 또 어떤 분들은 "떼구르르" 소리가 다 들리게 동전을 봉헌하는 분도 계십니다.

 

봉헌금을 많이 내라는 말이 절대로 아닙니다. 액수는 형편에 따라서, 살림살이 규모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집에 쌀이 다 떨어졌다면 당연히 봉헌금을 못내는 것이지요. 빌려서라도 봉헌금을 내겠다면 너무도 어색한 일이겠습니다.

 

봉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정성입니다. 내가 지닌 가장 소중한 것을,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실 중에 가장 좋은 것을, 내 인생을, 내 젊음을, 내 삶 전체를 하느님께 바친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저 봉헌행렬이 시작되니 의무감에 의해, 습관적으로 행하는 봉헌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속상해하면서, 아까워하면서, 마지못해, 적선하듯이, 무성의한 봉헌이 아니길 바랍니다.

 

생일 선물을 주면서 축하하는 마음으로 활짝 웃는 얼굴로 주어야지, 기분 나쁜 얼굴로 집어던지면서 선물을 주면 선물을 받는 상대방의 마음이 얼마나 언짢겠습니까? 아마도 안 받는 것이 차라리 마음 편할 것입니다.

 

봉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발적인 봉헌, 스스로 우러나와서 하는 봉헌, 잘 준비된 봉헌입니다.

 

미사에 오실 때마다 봉헌을 위해 미리 준비하신 빳빳한 천 원짜리 두 장을 깨끗한 봉투에 넣어서 오시는 할머니들이 계십니다.

 

비록 작은 액수지만 잘 준비된 봉헌, 정성이 담긴 봉헌, 사랑이 담긴 봉헌이기에 하느님 앞에 그 봉헌은 10만원짜리 수표보다 훨씬 가치 있는 봉헌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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