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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잘 나가던 시절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13 조회수2,431 추천수35 반대(0) 신고

12월 14일 대림 제3주일-루가 3장 10-18절

 

"그분은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어서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잘 나가던 시절>

 

축구시합 때 나름대로 열심히 뛰는 선수, 그라운드에 적응도 되어 시원한 골도 넣고 기가 살아 펄펄 나는 선수를 감독이 교체하겠다면 참으로 억울할 것입니다.

 

벤치로 돌아오는 선수는 속이 상할 대로 상해 아이들 표현대로 꼭지가 돌아버릴 것이며, 괜히 애꿎은 쓰레기통이나 물통만 발길질 당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실 무렵, 세례자 요한의 인생은 그야말로 황금기였습니다. 인생의 절정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세례자 요한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흠모를 한 몸에 받고 있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을 적극 추종하는 유능한 제자 그룹이 형성되어 있었고, 수많은 추종자들의 수효는 언제라도 정치 세력화할 수 있을 정도였기에 영주 헤로데 마저 두려움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장 잘 나가던 시절, 끗발 좋던 시절, 메시아께서 도래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물러 나야할 때가 왔음을 직감합니다.

 

즉시 오랜 기간 공들여 갈고 닦은 자신의 지역구를 한치의 미련도 없이 예수님께 인도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 자기 뒤에 오시는 그분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세례자 요한의 겸손이 참으로 돋보입니다.

 

"그분은 나보다 더 훌륭한 분이어서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다."

 

가장 에너지가 넘치던 시절, 소나기 골을 마구 터트릴 수 있는 절정기의 순간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과 멤버체인지가 됩니다. 일말의 아쉬움이나 아무런 미련도 없이 말입니다.

 

때가 왔음을 알게된 세례자 요한은 망설이는 법이 없습니다. 확실하게도 뒤로 물러섭니다. 완전히 자신의 모습을 감춥니다. 주님께서 확실하게 뜨도록, 주님께서 활짝 꽃피어나도록 철저하게도 자신을 낮춥니다.

 

세례자 요한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이런 그의 겸손 때문입니다.

 

내 안에서 매일 나 자신이 조금씩 사라지길 바랍니다. 내 안에서 매일 나 자신이 죽길 바랍니다. 나 자신이 사라지고 죽은 그 자리에 주님께서 현존하시길 소망합니다. 주님께서 내 안에서 점점 성장해나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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