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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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로 이 남자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9-11 조회수2,544 추천수34 반대(0) 신고

9월 12일 연중 제23주간 목요일-루가 6장 27-38절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해 주어라."

 

 

<바로 이 남자>

 

평소에 늘 마음에 두고 있었던 여자친구 때문에 고민이 많던 젊은이, 그러나 내성적인 성격 탓에 관계에 아무런 진전도 없이 가슴앓이만 되풀이하던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일방통행식 사랑을 쌍방통행으로 전환시켜보려고 아무리 노력했지만 결국 용기 부족으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종강파티가 끝나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흩어져 이차다 뭐다 하며 삼삼오오로 제 갈 길을 가고 우연히 두 사람만이 따로 떨어져 대학 캠퍼스를 걸어나오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어색한 분위기 속에 마냥 걷고 있던 두 사람 앞을 갑자가 가로막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용돈이 궁했던 "조직의 말단"들이었습니다.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넘겨주고 나서 "이제 됐겠지"하고 지나가려는데, 그 불량기가 가득한 친구들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여자 친구도 넘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보호본능으로 사기중천해진 젊은이는 눈에 불꽃이 튀기면서 "그래 한번 붙어보자!"며 선제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전투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군사력에서 완전히 게임이 안됐습니다. 완전히 일방적이었습니다. 묵사발이 될 때까지 죽도록 얻어맞았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여자친구만은 보호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치한들이 여자친구에게 손을 못 대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너무도 완강하고 집요한 친구의 대응에 치한들도 점점 부담스러워졌습니다.

    

사정없이 때려서 "이제 완전히 뻗었겠지?" 하면 또 일어나서 앵겨붙고를 수없이 되풀이했습니다. 마침내 치한들도 "야! 이렇게 지독한 놈은 처음 본다"며 침을 뱉으며 떠나갔습니다.

 

덕분에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은 여자친구는 한 마디로 왕감격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찰거머리처럼 끈질기게 다시 일어나 버티던 남자의 모습에 "바로 이 남자"라는 마음을 굳히게 되었답니다.

    

문제는 그 다음 날 학교 수업시간 때의 일이었습니다. 얼굴에 집중적인 공격을 당했기에 얼굴 전체가 다 시퍼렇게 멍들었고, 입술은 터지고 양쪽 눈은 퉁퉁 부어서 거의 보이지 않는 불쌍한 얼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의 얼굴은 너무도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었답니다. 싱글벙글 좋아죽겠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이 실화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도 그 어떤 고통도 견뎌낼 수 있고 그러한 고통은 고통이 아니라 오히려 기쁨이라는 생각 말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아무리 큰 상처도 견뎌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기꺼이 바칩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우리는 언제 한번이라도 진정한 사랑을 해본 적이 있었습니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일생일대의 과제는 바로 진정한 사랑을 하는 일입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나 복음을 요약하면 결국 사랑이란 한마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권고처럼 결국 사람을 향상시켜 주는 것은 사랑입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바탕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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