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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길이보다 깊이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9-09 조회수2,039 추천수23 반대(0) 신고

9월 10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루가 6장 12-19절

 

"그 무렵 예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들어가 밤을 새우시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날이 밝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그 중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길이보다 깊이>

 

오늘 복음은 내각을 구성하기에 앞서 심사숙고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눈여겨볼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각료를 임명하기 전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동작동 국립묘지를 방문한다든지, 이 사람 저 사람을 동원해서 뽑을 인물들에 대한 뒷조사를 하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임명 예정자들에 대한 병역이나 재산과 관련한 검증작업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른 그 무엇에 앞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는 우리가 보통 하는 식의 적당히 하고 마는 기도가 아니라 아주 강렬한 기도였습니다. 진정한 하느님의 뜻을 찾기 위한 목숨을 건 기도, 새벽 2시까지도 아닌 완전 밤샘기도를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공생활 기간동안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삶은 언제나 기도를 바탕으로 한 기도 중심의 삶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일생은 항상 기도로 일관된 생애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요르단강에서 열렬히 기도하시던 중에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서 계속 기도하시자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그분 위에 내려오셨습니다.

 

영광스런 변모 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타볼산에 오르신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동안 얼굴이 달라지고 옷이 새하얗게 변했습니다.

 

공생활 기간 중에도 기도는 예수님 능력의 원천이었습니다. 나병환자를 치유하셨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자 예수님께서는 즉시 외딴 곳으로 물러나셔서 기도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선택하기에 앞서 밤샘기도를 바치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임종의 순간에도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기나이다" 라는 당신 생애의 마지막 저녁기도를 바치십니다.

 

제자(弟子)란 누구입니까? 제자란 말마디 그대로 스승을 따르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스승 예수님을 따라 제자인 우리는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나, 강렬한 기도를 바칠 의무가 있습니다.

 

유다 교회 사제들이나 지도자들은 기도의 전문가들이었습니다. 그들의 기도는 장황했습니다. 오늘날도 유다인들의 안식일 예배는 천주교의 주일미사보다 훨씬 깁니다.

 

예수님께서는 길게 바치는 기도 자체를 비난하시지는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지 기도할 때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줄 아는 사고방식을 질타하십니다. 장광설을 늘어놓는 것은 이교도적인 습관임을 경고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의 "길이"보다는 "깊이"에 더 큰 의미를 두시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무엇보다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소박한 기도, 겸손하고도 공손한 기도, 그러나 강렬한 기도를 선호하시리라 확신합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는 어떠합니까? 그저 이것도 저것도 미지근한 기도는 아닙니까? 이 생각 저 생각 온갖 잡념으로 머리가 혼란스런 상태에서 대충 해치우고 마는 의무성 기도는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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