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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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끄러운 고백(9/9)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09-09 조회수1,791 추천수25 반대(0) 신고

<한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기만 하면

그를 고발하려고 지켜보고 있었다>(루가 6,7).

 

 

<부끄러운 고백>

 

7-8월달의 수도원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휴가다 피정이다, 체험이다 국제모임이다 해서

형제들이 거의 집에 붙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곳이 수도원인가 할 정도로 어설프기 짝이 없다.

이제 9월이 되어서야 형제들이 거의 모이니 수도원 같이 보인다.

나 또한 7-8월은 거의 수도원에 있지 않고

8월 하순부터 제 자리를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화장실, 샤워실이 몹시도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들 집에 있는 날이 별로 없기 때문에

청소상태가 좋을 리가 있겠는가?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면

내가 청소를 시작하면 될 텐데

내 마음 속에 이상한 심보가 발동하는 것이었다.

<아니, 도대체 청소담당 형제가 누구지?

청소는 하는거야, 안 하는 거야.

두고보자. 언제나 하는가...>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그랬던 나를 생각하니 부끄럽기 짝이없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바로 그렇지 않았던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불쌍하게도 옆에 있는데

그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그를 고쳐주고자 하는 예수를

고발하려고 뒷짐지고 지켜보고만 있었지 않은가?

영락없이 나의 모습이었다.

 

예수님은 그렇지 않으셨다.

불쌍한 현실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으셨다.

몸으로 행동하셨다.

그날이 쉬는 날이고 아니고가 문제가 아니었다.

그 측은지심의 마음은 이게 옳으니 그르니를 따질 게재가 아니었다.

그냥 선을 행하는 것, 그것 밖에 없었다.

 

오늘은 월요일,

나에게는 오늘이 안식일(휴일)이다.

안식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예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악한 일을 하라고 하였느냐?

사람을 살리라고 하였느냐? 죽이라고 하였느냐?>고 다그치신다.

바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인 것같다.

 

오늘은

착한 일을 하자.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자.

주님께서 오늘 나에게 보게 하시는 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안식일이기에 나는 쉬어야 된다는 논리가 아니라

안식일이기에 나는 선한 일을 해야하고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자.

그것이 나의 부끄러운 생각을 기워갚는 길이 아니겠는가?

그래

이제 화장실 청소부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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