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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의 기로 앞에서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2-09-07 조회수1,668 추천수19 반대(0) 신고

9월 7일 연중 제22주간 토요일-루가 6장 1-5절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삶의 기로 앞에서>

 

가끔씩 가족공동체 안에서 또는 수도공동체 안에서 구성원들끼리 의견이 대립될 때면 어떻게 풀어 가십니까? 때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인간관계 구조 안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정말 힘들기도 하지요.

 

너무나 복잡한 문제 앞에서 "이럴 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고민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단 한 문장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를 제공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다."

 

그렇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선택의 기준은 오직 예수님이십니다. 그분께서 짧은 지상생활 동안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삶의 모습들, 사상, 가치관들, 삶의 양식들, 다시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 그분 자체, 복음 자체가 그리스도인들의 판단 기준입니다.

 

애매하고 난처한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복음서를 펼쳐드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이셨다면 어떻게 행동하셨을까? 만일 지금 이 자리에 예수님이 계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실까?" 한번 먼저 생각해보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에게 있어서 예수님은 이제 세상만사의 원리이자 기준이십니다.

 

유다교 회당으로 기도하러 가실 때마다 예수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한가지 광경이 있었습니다. 성전을 더럽히는 상인들과 유다 관료사회의 철저한 부패를 보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집안에서조차 너무도 자연스럽게 상거래를 일삼는 그들을 보시고 예수님은 이런 판단을 하셨습니다. "저 사람들,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는구나.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는 판단과 함께 유다 교계제도에 정면으로 대항하십니다. 참으로 위험하고도 무모한 결정을 내리십니다. 그리고 생각이 굳어지자 즉시 실천에 옮기십니다. 낄낄대며 성전 마당에서 돈을 세고 있는 상인들을 사정없이 몰아내시고, 좌판을 둘러엎습니다.

 

그런가 하면 간음하다 현장에서 들켜 잡혀온 한 여인, 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던 한 여인 앞에서 예수님은 군중들과는 또 다른 판단을 하십니다. 먼저 예수님은 하느님 아버지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하셨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아버지 편에서 보면 다 거기서 거긴데, 한번 실수한 걸로 쳐죽여야 한다고 돌을 들고선 저 사람들, 참으로 불쌍하구나. 저 여인, 지금은 비록 갈 때까지 간 여인이지만 분명히 기회만 주어지면 다시 설 수 있을거야"하는 생각과 함께 여인을 살리자는 판단을 내리십니다.

 

예수님은 문제 앞에 섰을 때, 판단의 기로에 섰을 때, 언제나 적절하고 소신에 찬 대응을 하셨는데, 그 대응은 무엇보다도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따른 대응이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예수님의 결정은 자주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리의 결정이 보다 복음적인 것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보다 자주 복음서를 펼칠 필요가 있습니다. 끊임없이 예수님의 복음을 우리 삶 가운데로 끌어와야 합니다. 복음의 생활화, 그것이야말로 하느님의 뜻을 구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수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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