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의 자랑(9/7)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2-09-07 조회수1,463 추천수17 반대(0) 신고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것이 아닙니까?

이렇게 다 받은 것인데 왜 받은 것이 아니고 자기의 것인양 자랑합니까?(1고린 4,7)

 

 

<나의 자랑>

 

그저껜가 손님이 와서 바깥에 머물고 있었을 때였다.

모 형제가 전화를 했다.

대뜸 한다는 소리가

<바오로 형제, 지금 어디서 TV 봐요?>

<예???>

<지금 연속극을 봐야 하는데 외국 손님들이 TV를 다 차지하고 있어서

볼 수가 없네요. 형제는 어디서 보고 있는지 함께 봤으면 해서...>

<하하, 전 지금 밖에 있어요? 어쩌죠...?>

 

처음엔 무슨 소리인지 잘 몰랐는데

생각할 수록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내용인 즉 이렇다.

어느날 뉴스를 보러 내려갔다가

<당신 옆이 좋아>라는 연속극을 보게 되었는데

예의 그 형제가 <당신 곁이 좋아>라고 우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기를 하였다.

2만원 내기...

함께 있던 다른 한 형제도 그 형제를 편들어 같이 내기를 하였다.

그런데 결국 내가 이겨서 4만원(?)을 벌고

다시 용돈으로 하사(?)한 일이 있었다.

그 일로 가끔 그 형제와 이 드라마를 즐겨 보기도 하였던 것이다.

 

오늘 사도 바오로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가 자랑할 게 뭐가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이 생각이 떠올라

다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된다.

 

나는 그렇게 내놓고 자랑할 게 없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부끄러워할 정도도 없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내가 자랑하고 싶은 것은 오히려 이런 것이다.

나는 이렇게 소박하고 단순한 이들을 나의 형제로 가지고 있음을 자랑하고 싶다.

쓸데없는 잔대가리(?)를 굴리며

세속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온갖 기만섞인 자랑 가운데 살아가는 형제들이 아니라

소박하게 형제와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주는 그런 형제들이 정말로 자랑스럽다.

 

혹자는 수도자의 모습을

거룩하게 기도하고 도닦는(?) 사람들로 여길지 몰라도

세상 한 가운데 살아가면서도

마치 연꽃처럼 소박한 아름다움을 꽃피우는 이런 단순하고 티없는 모습이

수도자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무엇을 자랑할 것인가?

내 안에 있는 것을 가지고는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왜냐하면 모두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재산이 많다 해도 나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있기에 진정한 자랑거리가 될 수 없고

내가 인물이 잘 났다해도 나보다 더 잘 생긴 사람이 있기에 그렇고

내가 가문이 좋다한들 나보다 더 귀족같은 가문 출신들이 있기에 그렇고

내가 공부를 많이 했다 해도 나보다 더 많이 공부한 사람이 있기에 그렇고...

또 설혹 그러한 것이 내 안에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가 <받은 것>, 원래가 내것이 아닌지라 남의 것을 내것인 양 자랑하는 것은

속임수에 불과한 것이기에 도무지 자랑할 것이 없다.

 

그러나 내 밖에서 나는 자랑할 것이 있어야 한다.

나는 나에게 이 모든 것을 주신 분, 즉 하느님이 있음을 자랑해야 하고,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을 자랑해야 하고,

주님이 나에게 선물로 주신 이런 단순하고 소박한 형제들이 있음을 자랑해야  한다.

 

오늘 하루 나의 자랑거리를 한번 생각해 보자.

나는 무엇을 자랑할 것인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