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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7주간 목요일 복음묵상(2005-05-19)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19 조회수809 추천수3 반대(0) 신고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찍어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꺼지지 않는 지옥의 불 속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불구의 몸이 되더라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마르 9, 43)
 

오늘 복음은 짧은 단절어(41절)와 죄를 단호하게 물리치라는 상징어, 그리

 

고 소금의 상징어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내용은 죄의 유혹으로 부터 제자들을 보호하시고 그들의 참된 사명

 

을 다시금 일깨우려는 의미로 해석이됩니다. 우리는 어제 복음에서 예수

 

님의 넓은 도량과 개방된 교회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오늘 복음의

 

첫 단절어는 마르코복음보다 마태오복음에 그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는

 

데,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보잘 것 없는 사람 중 하나에게 그가 내 제자

 

라고 하여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사람은 반드시 그 상을 받을 것이

 

다."(마태 10, 42) 이 뜻은 명백합니다. 예수님의 추종자들이 비록 보잘것

 

없는 이들이지만 고귀한 소명을 받은 사람들 이므로 그들에게 조그마한

 

선심을 베풀어도 하느님께서 반드시 보상해 주실 것이라는 말씀으로 제자

 

들을 격려하십니다.  
 

이어서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서로에게 죄를 짓게 만드는 사람과 실제로

 

죄를 짓게 하는 신체의 일부에 대하여 예수님은 단호한 태도를 보이십니

 

다. 그것도 소름끼칠 정도로 단호하고 엄격한 차원입니다. 남을 죄짓게 하

 

는 사람은 차라리 그 목에 연자맷돌을 달고 바다에 빠져죽는 편이 훨씬 낫

 

다니,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말씀입니까? 그 뿐이 아니라 손이 죄를 짓게

 

하면 그 손을 잘라버리고, 발이 죄를 짓게 하면 그 발을 찍어버리며, 눈이

 

죄를 짓게 하면 그 눈을 빼어버리라는 말씀은 실로 엄청난 요구사항이 아

 

닐 수 없습니다. 때로는 듣지 않고 피해버리고 싶은 부분의 말씀이기도합

 

니다. 우리가 결코 지킬 수 없는 과장된 요구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부분입니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의 믿음에

 

책임이 있으며, 신체의 일부라 할지라도 그것이 죄를 유발시킨다면 몸 전

 

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 뿌리부터 잘라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손과 발과 눈은 사람의 행동을 성취하고, 그 행동을 얼마든지 악행으로 이

 

끌어 갈 수 있는 신체의 기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이들 신체의 기관들

 

이 악행의 도구가 될 바엔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그

 

러나 이 말씀을 말 그대로 따라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은 아무도 없을 것입

 

니다. 매일 죄를 지으며 사는 수억 명의 신자들이 사지가 멀쩡한 채 그대

 

로 살고 있지 때문입니다. 사실 손과 발과 눈은 인간의 내적 지향이 결정

 

하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외적 표현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신체의 기관,

 

즉 도구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의 내적 지향

 

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결론으로 오늘 복음의 말씀을 쉽

 

게 넘겨서는 안 되는데, 비록 과장되고 무리한 요구이긴 하지만, 죄의 심

 

각성을 진지하게 깨닫고, 우리 신체의 모든 기관들이 선행의 도구로 사용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은 소금의 상징어로 마무리가 되는데, 잘 살펴보면, 예

 

수께서는 소금의 긍정적 역할보다 부정적 역할을 더 강조하십니다. 소금

 

의 부정적 역할이란 곧 역할상실을 말하는 것인데, 즉, 소금이 짠맛을 잃

 

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금의 의미와 역할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으로부터 제자들의 본질과 사명이 역으로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는 분명 제자들과 교회에 대한 경고입니다. 사람

 

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많은데, 그 많은 것들 중에 성서는 "사람이 사

 

는 데 제일 필요한 것은 물과 불과 쇠와 소금이며, 밀가루와 우유와 꿀, 그

 

리고 포도즙과 기름과 의복이다"(집회 39,26)고 말합니다. 예수께서 이 중

 

에서 유독 소금을 택하여 제자들의 본질에 비유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

 

각하십니까?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또한 제자도 교회도 필요로 하는 것

 

입니다. 교회가 세상을 위하여 꿀이나 기름, 또는 설탕이나 버터가 되어

 

줄 수도 있지만 예수께서는 교회가 세상을 위한 맛과 부패방지의 상징인

 

소금이 되어 살아주길 원하시는 것입니다. 교회가 설탕이나 버터가 된다

 

면 세상의 존경과 사랑을 자기가 받을 것이나, 소금이 된다면 세상의 찬양

 

과 감사는 하느님께서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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