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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환한 얼굴로 고백소를 나오지만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5-05-18 조회수1,216 추천수14 반대(0) 신고
5월 19일 연중 제7주간 목요일-마르코 복음 9장 41-50절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찍어버려라.”



<환한 얼굴로 고백소를 나오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듣기에 끔찍하다 못해 민망하기까지 할 정도로 강경한 표현을 쓰시면서 죄를 피할 것을 요청하십니다.


“다른 사람을 죄짓게 하고 사느니 차라리 목에 연자 맷돌을 달고 바다에 뛰어드는 편이 더 낫다”고 하시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죄짓지 말게 할 것을 강조하십니다.


예수님의 강경한 표현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손이 죄를 짓게 되거든 그 손을 찍어버려라.”

“발이 죄를 짓게 되거든 그 발을 찍어버려라.”

“눈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눈을 빼어버려라.”


위와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문자 그대로 실천하자면 저 같은 사람은 지금쯤 남아있는 사지(四肢)가 하나도 없겠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중복장애자가 되어도 몇 번은 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강경한 표현, 그 이면에는 죄를 피하기가 진정 어렵기에 늘 죄짓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라는 의미, 죄를 피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노력하라는 격려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나약한 본성상 수시로 죄에 떨어지는 존재이기에 언제나 겸손하게 주님의 자비와 도움을 청하면서 항상 조심하면서 살아갈 것을 요청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바처럼 우리를 유혹하는 죄악의 뿌리는 얼마나 끈질긴지 모릅니다. 진정 지긋지긋합니다. 한번 악습을 고쳐보겠노라고 수천 번도 더 다짐하지만 어느새 우리의 몸은 자동으로 과거의 악습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죄로 물든 부끄러운 과거를 진심으로 반성하며 다시 한 번 새 삶을 살아보겠노라고 그렇게 눈물을 흘리지만 그 때뿐입니다.


환한 얼굴로 고백소를 나오지만, 사흘이 지나지 않아 우리는 또 다시 똑같은 잘못으로 가슴을 칩니다. 철저한 비참함에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나약한 인간의 실체,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기를 머뭇거리는 우리, 우유부단함으로 인해 죄의 사슬을 완전히 끊어버리지 못하는 우리 인간 조건을 잘 파악하고 계셨던 예수님이셨기에 그토록 강경한 어조로 죄를 끊어버릴 것을 요청하십니다.


낙태수술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공개적으로 선언한 의사 선생님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촌지를 절대로 받지 않겠노라고 학생들과 학부형 앞에서 명백히 밝힌 선생님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40년간의 공직 생활 동안 단 한 차례도 뒷돈을 주지도 받지도 않았노라고 담담하게 밝히는 한 공무원의 명예로운 뒷모습, 진정 눈물겹습니다.


깨끗한 손을 간직하며 살려다보니 늘 손해보고,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났던 사람들, 지지리도 주변머리 없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서 살아온 분들, 이 세상에서 그분들이 삶이 비록 고달팠겠지만 그분들은 영원한 생명의 나라가 이미 예약되어 있는 분들입니다.


오늘 다시 한 번 죄와 용감히 맞서기를 다짐합시다. 오늘 다시금 오랜 악습과 결별하기 위한 투쟁을 새로이 시작합시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할지라도 매일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여겨지겠지만,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가운데 하느님 자비의 손길이 우리도 모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그분의 도우심으로 우리 내면 안에 우리가 사라지고 성령께서 자리하실 그날, 우리는 보다 죄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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