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속사랑(84)- 준비된 인연
작성자배순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29 조회수1,384 추천수7 반대(0) 신고

 

 


 



Love in Bible

 

 
 

 신약의 사랑 42- 준비된 인연


     요한복음 John 12:43

 

     그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광보다도 인간이 주는 영광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For they loved human praise more than the praise of God.
  ****************************************************************************

 
     다음은 월간지 ’야곱의 우물’ 10월호에 실린 한상봉 시인의 ’준비된 인연’입니다.

     하늘이 점지해 준 인연을
     피해 갈 방도가 없는 것이
     은총인지 저주인지?
     그 인연 따라 살아온 나날
     내가 맺은 열매가 빛나는 별이 되든
     눅 눅한 곰팡내가 피어오르든
     인연은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
     은총인지 저주인지?
     내가 태어나던 날
     나를 위해
     손꼽아 두었던 인연들을
     찾아서 걷는 인생길.
     그 길이 아프면 아픈 대로
     그 길이 기쁘면 기쁜 대로
     그 길은 나의 길.
     하늘이 마련하신 길.
     그리고 사람들.


      
전생에 원수처럼 지냈던 사람들은 이승에서 부모와 자식으로 태어난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갚음없는 사랑을 주고 받으며 한을 풀어야 하는게 인생이란다. 생애의 마디마디에서 우리에게 전생이란 ’태어나기 전’이라기 보다 ’그를 알기 전까지의 모든 날들’이다. 우리는 우리가 그를 알기 시작하면서, 그와 관계에서는 전생에서 이승으로 넘어오는 시기를 경험한다. 내가 그를 ’만나는’순간에 우리는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을 함께 호흡하는 동시대인이 된다.


     
길을 가다가도 우리는 숱하게 많은 인연들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러나 그저 스치고 지나갈 뿐 인연을 만들지 않는다. 이웃들처럼 붙박여 있는 인연도 있지만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처럼 움직이는 인연도 있다. 우연히 만났지만 우리의 예민한 감수성 때문에 평생을 더불어 늙어가는 인연도 있다. 내 곁에 붙어 살거나 동떨어진 타향에 살거나, 여자거나, 남자거나, 늙거나 어리거나, 만나는 사람 족족을 ’하늘의 사자’라고 여기면 어떨가?


    
 그는 내 삶에 경종을 울리러 온 예언자이거나, 상처받은 심혼을 위로하러 온 치유자이거나, 나의 악행을 먼저 드러내는 타산지석일 수도 있겠다. 동정없는 세상을 탄핵하러 온 사자이거나, 아직도 남아 있는 희망을 전해주러 온 천사일 수도 있겠다. 결국 우리가 수행한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마주하면 만사가 득이 되고 만인이 은인이 된다. 그러므로 인연을 만나면 있을 때 잘하고, 그 인연의 거리를 늘 가깝게 둠으로써 ’그 사랑으로 생애를 생생하게 누리도록’ 할 일이다.



    
 사랑이신 주님,
     오늘 저희는 저희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시와 글을 주신 한상봉 시인에게 감사드립니다. 어쩌면 그 분은 늘 그리 변함없이, 우리 생활속의 작은 평화와 기쁨을 찾아내는 그런 맑은 글을 쓰실 수 있는지요! 아마도 그 분께서 늘 당신과 더불어 살고, 늘 당신이 만드신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고, 또 당신께서 주신 소중한 인연들을 정성 정성으로 보듬고 살아가셔서 그럴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 분에게 당신의 평화와 축복을 더욱 더 내려주소서.
     
   
  또한 주님,
     오늘 저희에게, 과연 저희가 주어진 ’준비된 인연’들에 대해, ’만사가 득이 되고 만인이 은인이 된다’는 마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는지 반성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십시오. 저희가 하느님 당신이 주신 영광이나 사랑보다 사람들이 주는 영광이나 사랑에 더 연연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인연들을 그저 아무렇게나 내팽겨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도록 해 주십시오. 그래서 새삼 그들에 감사하며, 우리의 이 짧은 한 생애를 그들과 함께 생생하게 누릴 것을 다시금 결심하게 이끌어주십시오.
     
우리의 사랑이시자, 평화의 근원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배순영 모니카 요하네스 홈페이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