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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날개 없는 천사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28 조회수2,845 추천수34 반대(0) 신고

9월 29일 월요일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축일-요한 1장 47-51절

 

"정말 잘 들어두어라. 너희는 하늘이 열려있는 것과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의 아들 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날개 없는 천사>

 

한 젊은 부부의 애틋한 사연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눈으로 보았을 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숱한 난관이 버티고 있었던 사랑이었지만 사랑의 힘은 더욱 강했습니다.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지요. 너무나 각별한 사랑이었던지 운명의 여신은 그들을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신혼의 달콤함은 너무도 짧았습니다. 끔찍한 교통사고의 와중에 목숨만 겨우 건진 남편은 기약도 없는 투병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고가 워낙 큰 것이어서 남편은 회복의 희망도 거의 없이 침상에 누워 지내게 되었지요.

 

만만치 않은 치료비 마련을 위해 아내는 닥치는 대로 일을 찾아야 했고, 만만치 않은 병수발에 신경을 잔뜩 써야만 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회복되리라는 희망도 없는 상황에서 세월은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청춘의 아내는 점점 시들어갔습니다.

 

보기가 너무 안타까웠던 주변 사람들은 말도 많았습니다. "젊은 사람이 한 평생 병자 뒤치다꺼리하며 보낼거냐? 7년 동안 했으면 충분하다. 이젠 시댁 쪽에 맡기고 새출발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

 

그럴 때 마다 젊은 아내의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어떻게 얻은 사랑인데, 제가 여기서 포기하겠습니까? 만일 제가 침대에 누워있다면 그이도 마찬가지로 절대 저를 포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한번 선택한 이 소중한 사랑을 끝까지 지켜나가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세분의 대천사 축일을 경축하고 있습니다. 천사는 어떤 존재를 지칭합니까?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 하느님의 사자(使者), 즉 심부름꾼입니다. 하느님이 우리 인간의 구원을 위해 세상에 보내시는 도우미, 하느님 나라에서 하느님을 영원히 찬미하는 영적인 존재 등등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천사는 반드시 날개가 달린 천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날개는 없다 하더라도 이 세상에서 소리 없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겸손되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또 다른 의미의 천사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하는 사람, 하느님 대신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사람들 역시 날개 없는 천사들입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 그 한 가운데서도, 꿋꿋이 견뎌내며 희망을 잃지 않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천사들입니다.

 

오늘 하루 서로가 서로를 진정으로 지지해주고 서로를 위해서 진심으로 기도하는 날개 없는 천사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길 빕니다. 이 세상은 아직 희망을 걸고 살아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란 것을 알게 해주는 서로를 위한 천사로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나로 인해 상대방의 인생이 더욱 의미를 지니고, 빛을 발하게 되길 기원합니다. 나로 인해 이웃들이 새로운 힘을 얻고 다시 한번 힘차게 새 출발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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