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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가위와 과월절!(23주 월)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0-09-10 조회수1,729 추천수9 반대(0) 신고

9월 11일(월)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한가위와 과월절

 

 

민족의 최대명절인 한가위(추석)가 시작되었다.

금년에는 특히 4일간이나 연휴가 되어서 엄청난 민족의 대이동이 예상된다.

수도자, 성직자들은 명절이면 오히려 조용한 때일지 모른다.

육신의 가족 친지들을 떠나와서 영신의 가족 친지들과 함께 하는 삶을 택한지라 명절 때가 되면 조용히 성당과 수도원을 지킨다.

바깥세상은 온통 명절과 축제의 분위기로 떠들석 하지만

오히려 너무도 조용한 명절임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를 도와 함께 봉사하던 형제자매들도 가족친지들과 함께 하기 위해

휴가를 가니 그야말로 맹숭맹숭한 명절이다.

 

어쨌꺼나 이번 추석에도

많은 가정들이 그동안의 회포를 풀고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며 더 큰 사랑에로 나아가기를 조용히 기도하는 마음이다.

 

우연찮게도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한가위를 어떻게, 어떤 자세로 맞이해야 할 지를 우리에게 일러주는 것 같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우리에게 권고한다:

 

<여러분이 잘난 체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적은 누룩이 온 반죽을 부풀게 한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지 못합니까? 여러분은 낡은 누룩을 깨끗이 없애 버리고 다시 순수한 반죽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과월절 양으로서 희생되셨으므로 이제 여러분은 누룩없는 반죽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악과 음행이라는 묵은 누룩을 가지고 과월절을 지내지 말고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 없는 빵을 가지고 과월절을 지냅시다.>(1고린 5, 6-8)

 

명절이나 다른 축제일에 우연히 오랜 만에 만나게 된 가족 친지 친구들에게서 반가움이 앞서지만 가끔은 식상하게 될 때가 있다. 남에게 자신이 성공(?)했음을 은연중에 가식으로 드러내려는 모습들 때문이다. 자신의 성공을 부풀려서 이야기함으로써 자신에게 진실하지 못하고 이웃에게 진실하지 못하다. 그래서 결국 좋은 오랜만의 만남이 씁쓸함으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다. 자그마한 거짓 부풀림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결국 자신을  속이는 행위가 될 것이고 이웃에게도 상처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이러한 점에서 우리가 한가위에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 없는 빵을 가지고 축제를 지내자고 제의하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도, 이번 추석 명절 동안 <보다 순수하고 진실해지도록 노력해 보자!>

가족들 앞에서도 겸허하고 진실하자.

내 자랑이 아니라, 그 동안 가족애에 충실치 못했음에 대해 서로 진실하게 고백하자.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했음에, 형제들에게 자주 소식전하고 더 사랑하지 못했음에 미안함을 솔직하게 드러내자. 혹 가족들 안에 눈에 보이지 않은 껄끄러움이 있다면 바로 이런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없는 떡을 통해서 화해와 용서를 이루자.

 

두번째로,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시는 주님처럼(루가 6, 6-11)

이 명절 기간 동안 크리스천으로서 착한 일을 하자.

무슨 거창한 일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상태이므로 상대방을 좀더 배려하는 마음으로 이 명절을 지낸다면 서로 기쁜 축제가 되지 않을까?

특히 교통혼잡, 주차 문제 등 서로서로에게 짜증을 부리기가 너무도 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할 것이다. 이때 예수님처럼 그냥 추석을 지냈다가 아니라 명절을 진정한 축제로 지냈다고 자부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에게 선의를 베푸는 명절로 만들자.

 

그 옛날 이스라엘 백성이 과월절 축제를 지낸 것처럼

우리 민족의 최대명절인 한가위도 이렇게 서로 구원받은 이의 사랑을 나누는

멋진 축제로 자리매김할 날이 언제 올 것인가?

우리 크리스천들이 그렇게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크리스천들의 명절과 축제는 바로 이러할 때만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크리스천들이여,

한가위가 새로운 과월절이 되도록

멋진 축제의 시간을 누리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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