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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의 겉과 속(연중 제22주일)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9-03 조회수2,521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00, 9, 3  연중 제22주일

 

 

마르코 7,1-8.14-15.21-23 (유다인들의 전통)

 

그 때에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께 모여 왔다가 제자 몇 사람이 손을 씻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원래 바리사이파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유다인들은 조상의 전통에 따라 음식을 먹기 전에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었고 또 시장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반드시 몸을 씻고 나서야 음식을 먹는 관습이 있었다. 그 밖에도 지켜야 할 관습이 많았는데 가령 잔이나 단지나 놋그릇 같은 것을 씻는 일들이 그것이었다.

 

그래서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 학자들은 예수께 "왜 당신의 제자들은 조상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부정한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 하고 따졌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사야가 무어라고 예언했느냐?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 그들은 나를 헛되이 예배하며,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것인 양 가르친다.' 했는데 이것은 바로 너희와 같은 위선자를 두고 한 말이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고집하고 있다."

 

예수께서 다시 사람들을 불러모으시고 이렇게 가르치셨다. "너희는 내 말을 새겨들어라. 무엇이든지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도리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안에서 나오는 것은 곧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은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 이런 악한 것들은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묵상>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라는 것이 있습니다. 해괴망측한 짓거리가 한 판 흐드러지게 벌어지는 대회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고 벌이는 대회인지 나이가 먹을수록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대회에서 미스 진(眞: 참되다), 선(善: 착하다, 어지다), 미(美: 아름답다)를 뽑습니다. 이외에도 후원사들의 이름이 들어간 미스 OO, 미스 OO 하는 식으로 몇몇을 더 뽑습니다. 상의 이름은 달라도 똑같은 것이 있습니다. 훤칠한 키, 늘씬한 몸매, 깍아낸듯한 얼굴...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인형같은 외모가 그것입니다. 무엇이 진(眞: 참되다)이고, 선(善: 착하다, 어지다)이며, 미(美: 아름답다)인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진, 선, 미를 뽑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기사 기준이 있기는 합니다. 겉보기에 예쁜 모습이 그것이지요. 사람의 속은 보지 않고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하는 세태를 가장 적나라하게 반영하는 대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오히려 사람에게는 '사기치는 놈치고 겉모습이 번지르르하지 않는 놈이 없다.'라는 말이 제격일 것입니다. 겉모습은 번지르르하지만, 속은 썩을 대로 썩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말끔한 외모와 화려한 언변으로 무장한 사람을 만나면 괜히 '저 사람 속은 어떨까?' 라는 물음을 가지곤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예리한 쌍날칼이 되어 날아옵니다.

 

"너희는 내 말을 새겨들어라. 무엇이든지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 더럽히는 것은 도리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안에서 나오는 것은 곧 마음에서 나오는 것인데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은 같은 여러 가지 악한 생각들이다. 이런 악한 것들은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사람의 속을 먼저 들여다보는 마음의 눈을 가지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 바로 제 자신의 속부터 제대로 살피는 지혜를 가지고 싶습니다. 화려한 치장에 익숙해져버린 눈을 새롭게 떠서 보이는 것 안에 담긴 보이지 않는 것의 참됨과  선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보고 싶습니다. 외모 가꾸기에 정신이 나가 썩어가는 속을 방치했던 어리석음에서 깨어나 지혜롭게 제 자신을 가꾸어 나가고 싶습니다. 바로 이것이 주님의 따르는 삶의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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