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혹시 제가 아흔아홉마리 양은 아닌지?
작성자기영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1-12-11 조회수1,638 추천수15 반대(0) 신고

경기가 어려워져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일반적입니다. 그런데도 시내나 백화점에 가보면 먹고 살기 힘들다는 기색보다는 사람들 때문에 발 디딜 틈이 없이 호황을 맞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누군가 지적했지만 우리가 지금 경기가 않좋아졌다는 사실은 진짜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보다 쓸 돈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가 실감나는 연말 분위기입니다. 얼마전 뉴스를 보니 실업가들이 체감하는 경제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마 내년 중반기부터는 경제 성장률이 지금보다 좋아질 거라는 예측도 나왔습니다. 이 뉴스 보도가 얼마나 객관적인지 잘 모르겠고, 실제로 현장에 계시는 분들은 다른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내년에 지금보다 살기가 좋아진다면 그만큼의 돈을 가지고 어디에다 쓸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우리 사는 모습으로 봤을 때 돈이 많아진다고 해서 그만큼 행복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서로간의 마음이 경쟁으로 덮혀 있고, 희생하고 봉사하면 손해본다는 생각을 일상에서 너무 자주 접합니다.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이다는 생각이 상식으로 되어가는 우리 모습은 무서운 일입니다. 이 상태에서 돈이 많아진들 무엇이 될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복음은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나서는 하느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잃은 양이란 우리 식으로 보면 다름 아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어두운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 이야기나 다름 없습니다. 아흔 아홉 마리 양들은 자기들끼리 있으면 배부르지는 않더라도 배고프지 않고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는 우리 사회 많은 수의 사람들 같습니다. 한 마리 양은 길을 잃고 싶어서 잃은 것이 아니라 아흔 아홉 마리 양이 도무지 무리에 끼워주지 않기 때문으루 생각해 봅니다. 우리도 의식중에 무의식중에 누군가를 길 잃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행하는 용인된 폭력을 침묵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는 복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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