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오늘의 묵상- 이대로는 안된다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12-08 조회수2,459 추천수32 반대(0) 신고

성모님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대축일에

오늘의 묵상방을 들여다보니

가슴이 아프다.

 

성모님은 티없이 맑고 깨끗하셨는데

우리의 한계는 묵상을 나누는데서부터

맑고 깨끗하지 못하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우선 이렇게 정리해보자.

 

여기서 묵상글을 올려주는 신부님, 수사님, 여러 형제 자매들이

잘나서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어줍잖지만 자신이 말씀에 충실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코너에서

말씀으로 위로받고 깨달음을 얻은 형제자매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 글이 정말로 훌륭한 묵상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나와 비슷한 생각에,

때론 내가 생각지도 못한 그런 생각을,

때론 감동적인 일화를 소개해 주어서...

이런 저런 이유 때문이리라.

 

그런데

독자이면서 동시에 2년에 걸쳐 묵상글을 나누었던 한 사람으로서

많은 필자들,

특히 신부님들이 중도에 글을 그만 두고 독자로서만 지내는 이유가

무엇이까 한번 쯤 생각해야 한다.

 

나도

이 대림시기를 시작하면서

양 신부님 못지 않게 번민하다가

독자로서 당분간 머물기로 정리하였다.

 

많은 독자들이

어줍잖은 묵상글에 과분한 칭송(?)으로 추천하는 것도 때론 부담스럽고

때론 이 말씀에 대한 묵상이

너무 쉽게, 그리고 인기(?)를 위한 묵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 때문이다.

그래서 대림시기 동안 진지하게

주님을 기다리면서, 더 맑고 순수하게 되어서

필자로 다시 돌아가자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신부님들이

한 동안 열정적으로 글을 올리시다가

그만 두고 쉬게 되었습니다.

 

하루 하루

묵상한 것을 글로 나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 없이는

쉽지 않다는 것을 글을 올려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압니다.

또 이 묵상이

알게 모르게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은 가중됩니다.

 

이 묵상방은 묵상에 대해 평가하는 방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방에서 <추천>을 폐지하든가,

아니면 모든 사람에게 추천을 하든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에 대한 묵상이 평가받는다는 것은

말씀 자체이신 분이 평가받는 것이나 다름 없지 않을까요?

 

감사해서 추천을 하든

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추천을 하지 않든

우리는 정말로 순수하고 맑고 깨끗하게

말씀으로 다가오시는 그분을 찬미해야 합니다.

말씀을 전달하는 도구에게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저도

이 글을 통해서

그동안 저의 어줍잖은 묵상에 동참과 감사를 보내주신

형제자매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한동안 글을 올리지 않음에 걱정해 주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형제 자매들이여!

진정 칭송과 찬양을 받으실 분은

주님이십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해 주심에

때론 따뜻한 말로 위로해 주시고

때론 감동적인 말로 감싸 주시고

때론 질책하는 말로 우리를 깨우쳐주시기도 합니다.

다양하게 그날 그날에 따라 말씀하시는

그 주님을 만나뵙는 일로

함께 기뻐하고

함께 반성하고

함께 즐거워합시다.

 

비판하시는 형제, 자매는

자신 스스로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그 내용을 한번 글로써 올려보시라고 촉구하고 싶습니다.

이곳이 자유게시판,

문학비평의 장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 기회에

떠나가신 신부님들을 다시 기억해 봅니다.

언젠가는 또 한번씩 들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디서든 이 방을 지켜보고

말씀을 훔쳐보고 <내가 없어도

또 다른 분이 채워주시는 구나> 하는 생각에

하느님 기묘하심을 느끼시리라 믿습니다.

 

대화 성당의 부쉬맨 신부님,

이제 유학길에 오르시는 상지종 신부님,

살레시오회의 노우진 신부님, 김건중 신부님,

박후임 여목사님,

또 양승국 신부님까지...

 

성모님의 원죄없이 잉태되신 대축일에

다시한번 맑고 순수하게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나누는 우리가 되자고 말씀드리면서

말씀으로 다시 오시는 주님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맞이하시기를 진심으로 축원하옵니다.

 

저 또한

사심없이 더 맑고 깨끗한 영혼으로

글을 올리게 될 날을 기다립니다.

 

대축일 축하드리고

대림시기 영혼의 정화시기가 되시길 빌고 또 비옵니다.

 

* 오늘 수도서약으로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한 동정녀들의 순수함을

  떠올려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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