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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맘속에 그린 나라.
작성자정은정 쪽지 캡슐 작성일1998-11-12 조회수5,855 추천수5 반대(0) 신고

                내 맘속에 그린 나라.

 

                요즘 제가 일하는 곳은 예비자 영세식 준비로 분주합니다. 어제

               는 영성체 예행연습이 있었는데요. 그 모습을 지켜 보니 참 새로

               웠습니다. 첫 영성체 할 때 하는  기도는 꼭 들어 준다는 수녀님

               의 말씀에 터져 나오는 작은  탄성들이 참으로 귀엽더군요. 아마

               도 예비 영세자들은 며칠동안 첫 영성체 때 할  기도를 생각하느

               라 잠을 못 이루겠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십

               니다. 보려고 해서 보이는  것도 아니고 저기  있다고 해서 있는

               것도 아니라는 그 말씀....... 생각해  보면 제 신앙의 허점을 뚫어

               버리는 말씀입니다.

 

                 아무런 의심없이(?) 그 조그만 밀떡이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

               을 받아 들이는 것은 오히려  그 친구들이었고, 미사때마다 무의

               미하게 넙쭉넙쭉 성체를 받아 들였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보이고 들을 수 있는 것, 내 앞에 있어서 만져지는 것만 믿으려

               한 저의 모습, 세상안으로 들어가  구체적으로 예수님의 삶을 증

               거하는 것이 '신앙'이고 그래야만 우리가  원하는 '하느님 나라'는

               다가온다고 입버릇 처럼 떠들었었지만 오히려 제  신앙은 추상적

               일 뿐입니다.

 

                많은 고통을 겪고 이 시대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아야만 하느님

               나라를 당당히 맞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전 그럴 자신이 없

               습니다. 늘 주님은  저에게 구체적으로 기회를  주고 계시는데

               그 기회를 자꾸 놓쳐 갑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바쁜 신앙'을 고백하려합니다.  내 안에만

               머무는 늘어지고 게으른 신앙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바쁜 신앙을  살아 가렵니다. 그러다보면

               주님과 저런 대화가 오고 갈 날이 있겠죠.

 

                "너 왜 그리 바쁘니?"

                "예. 하느님 나라를 만드느라고요."

                "*^^* 얘야! 너의 그  움직임 안에 이미  하느님 나라가 다가와    

                 있단다.

                 너의 마음이 하느님 나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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